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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이성지 대표이사와 이진오 강사의 미래영재 스토리] 새로운 시작 새로운 환경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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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는 새로운 도전이다. 오로지 학부모한테만. 아이들은 전혀 관심 없다. 아이들의 관심은 중학교에 가면 나이 제한이 없어지는 영화를 조금 더 볼 수 있지 않을지에 좀 더 있다. 핸드폰 없던 아이들은 핸드폰을 기대하는 정도? 옛날 생각 하면 안 된다.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교 때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개념도 적다. 언제든 연락할 수 있으니까. 학원 덜 다니는 옆집이 더 부럽고 게임기 사주는 친구 엄마가 왜 내 엄마가 아닌지 고민할 뿐이다.

상황이 이런데 학부모들은 눈치 없이 중학교 입학이 뭔가 대단히 긍정적인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를 한다. 이 역시 학부모만의 소망이다. 일찍 시작한 사춘기가 끝난다거나. 갑자기 철이 든다거나. 교복을 입으면서 어른스러워진다거나. 유치하게 노는 것을 끝낸다거나. 가방도 새로 사주고 어른스러운 필통도 맞춰주면서 예전에 느꼈던 감정의 긍정적인 부분만 끄집어내서 내 아이가 느끼길 원한다.

동시에 학원 스케줄도 다시 짠다. 영재고 입시와 가까워지니 학원은 서서히 아이들을 압박한다. 새로운 계획을 짜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이 새 스케줄과 함께 공부에 눈을 뜨길 바란다. 이제 잔소리 좀 안 해도 공부하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

헛된 기대다. 이미 대부분 학부모의 행동에 모순이 있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스스로 공부하길 바라지만 학원 스케줄은 학부모가 짠다. 많은 경우 학생들은 학부모의 계획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다. 강의실에서 내가 이 공부를 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아이들이 어찌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초등학생 티를 벗길 원하면 중학생처럼 대우해줘야 한다. 대화를 더 해야 한다. 비록 일방적인 잔소리라도 늘 해야 한다. 같은 얘기를 똑같이 반복해서 귀에 못이 박히라는 뜻이 아니라 같은 얘기를 이리저리 다른 방향으로 풀어가며 여러 시도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공부를 잘해야 취직이 쉽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제 중학생이다. 취직이 무엇인지 그러면 얼마 버는지 어느 정도 공부하면 어떤 직업을 갖게 되고 부모님은 어느 정도 공부했는지 따위를 알아가야 할 나이다. 대화가 길어지고 힘들어지고 예민해지는 것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왜냐하면, 반드시 그럴 테니까. 아이들은 이제 철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 줄 안다. 대답을 준비하고 좋은 결론으로 유도하는 것은 온전히 부모의 몫이다.

똑같은 원리로 학원 스케줄을 짤 때 아이들과 더 오랜 시간 지루한 대화를 할 각오도 해야 한다. 단순히 학원에 다녀야 성적이 좋아지기 때문에 다녀야 한다는 초등학생과의 관계에서나 있을 법한 논리에 변화가 필요하다. 아주 유치하게 다른 학원이 아니라 바로 이 학원에 다녀야 하는 이유라도 댈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다각도로 질문에 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노력은 아주 조금이지만 반드시 화답한다. 적어도 같은 수학 학원이라면 아이가 좋아하는 수학 학원에 보내는 작은 변화라도 생긴다. 강의실에서 아이를 직접 마주하는 입장에서 볼 때 이런 작은 부분조차 유효하다.

결국 동기부여에 관한 얘기다. 중학생으로서 지루한 입시 공부를 이겨내려면 이제 초등학생 때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는 명백히 학부모에게 새로운 도전이고 쉽지 않은 얘기다. 학원 열심히 다니면 장난감 사주겠다는 식으로는 어떤 학습도 오래 지속할 수 없다.

이는 영재성 있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주변을 둘러보지 않고 영재고에 합격한 아이들도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즈음해서 자신의 영재성이 어디에 쓰일지 궁금해한다. 물론 이때에는 본게임인 대입을 앞에 두고 있다. 새로운 동기부여가 결국 때가 되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라는 뜻이다.

요컨대 중학교 입학은 청소년에 걸맞은 동기부여를 시도할 좋은 시기다. 때론 아이들이 이 기회를 틈타 학원에 안 나겠다는 생떼를 부릴 수도 있다. 동기부여 자체가 필요 없는 학생일 수도 있고. 영재들 모인 틈바구니에서 성적이 떨어졌을 때에서야 동기부여가 유용한 아이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서든 이제 초등학생 티를 벗을 때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더 큰 한 걸음을 위해 힘들지만 시도하고 멈추지 않아야 한다. 3월, 이제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시기다. 학부모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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