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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아이비리그 출신 김기영 대표의 IT교실] 대안학교는 좋은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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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공교육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통계청과 교육부가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사교육비 총액은 약 19.5조원으로 전년 18.6조원 보다 4.4% 가량 증가했다. 학생 수는 약 2.5%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 지출은 더 커지고 있다. 2019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그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대중에게 사랑받은 작품들은 시대의 트렌드를 잘 보여준다. 스카이캐슬의 흥행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을 방증한다.

공교육에 대한 불만족은 대안학교, 국제학교 등 일반 학교의 틀을 벗어난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중구 한 호텔에서 진행한 P 국제학교 설명회에는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80여명의 학부모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내에서 학력을 인정 받는 인가형 국제학교·외국인학교 재학생수는 지난 4년 사이 1000명 이상 늘었고, 공식 집계가 어려운 미인가 국제학교 재학생을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더 커지게 된다.

합리적인 선택이다. 공교육 시스템은 쉽게 바뀔 수 없다.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확률이 크고 상당한 시간이 소요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우리 아이에게 맞는 학교 교육을 원한다면 대안학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대안교육을 경험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장점은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커리큘럼과 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들은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결정한다. 이는 필자가 여러 번 강조한 디지털 시대의 핵심 역량인 ‘창의성’과 연결된다. 대안학교를 일반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 모이는 교육 기관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부분의 대안학교는 학생들과 교사가 자유로운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충남 서산시에 위치한 샨티학교를 예로 들어보자. 샨티학교는 스스로를 “여행으로 성장하며 대안적 진로를 찾는 인생학교”로 정의한다. 이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사들과 함께 인도, 동남아, 네팔 등으로 약 4-50일간의 장기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에는 한글 교육 봉사, 순례길 탐방과 같은 특별한 활동들을 진행한다. 학기 중에는 일반 학교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수업들이 진행된다. 대표적으로는 ‘농사수업’이라는 과목이 있다. 직접 땅을 갈고 야채를 심어 재배하는 수업이다.

지역 농부가 직접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농사와 관련된 여러가지 기법과 원리를 배운다. 학교 안에 있는 효소공장에는 야생화를 모아 효소를 만들고 모아두는 작업장이 있다. ‘공학기초’라는 과목은 실생활에 사용되는 물품을 분해하며 기술을 배우고, 습득한 기술을 통해 새로운 물건을 직접 만들어본다.

학생들은 학습한 노동 기술을 통해 학교 내 시설들을 직접 수리해보는 실전 과정까지 거친다. 이외에도 미술치료·사회 수업 등이 있는데 대부분의 과정들은 토론식으로 진행된다. 예컨대 미술치료 시간에는 학생들이 서로의 작품에 대해 피드백을 공유하고, 사회 시간에는 시사잡지로 사회문제를 보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게 된다.

국제학교 중 흥미로운 사례로는 2020년 가을에 개교 예정인 프로비던스 코리아(Providence South Korea)가 있다. 해당 학교는 미국 애틀랜타 주에 위치한 명문 사립학교인 프로비던스 크리스찬 아카데미(Providence Christian Academy)의 한국 캠퍼스다. 1세대 유학 컨설턴트로 다수의 아이비리그 학생들을 카운셀링한 유지영 대표가 한국 분교의 교장을 맡는다.

이 국제학교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점은 바로 스템(STEM)교육이다. US뉴스위크(US Newsweek)에서 인증한 미국내 최고 수준의 스템 프로그램을 한국 캠퍼스에도 도입한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로봇공학, 3D프린팅 등 다채로운 기술 수업들을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한다. 해당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로봇을 직접 프로그래밍하고 DNA 샘플 등을 분석한다. 더 나아가서는 습득한 기술을 활용하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실제 문제들을 직접 해결해본다.

한국 캠퍼스 졸업생들은 서울 분교 뿐만 아니라 미국 본교의 졸업장도 받을 수 있다. 국제학교의 경우 해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아이들에게 더 적합하지만, 미국 학교의 졸업장이 있는 학생들의 경우 검정고시 없이 국내 학교 수시 지원도 가능하다. 참고로, 2020년 기준 국내 상위 15개 대학의 수시 전형을 보면 64개 전형 중 46개 전형이 해외고등학교 졸업자의 지원을 허용하고 있다.

이렇듯 이미 한국에는 교육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학교들이 존재한다. 다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대안학교 선택 시 꼭 확인해 봐야하는 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운영하는 기관 및 대표자의 평판을 철저하게 조사해라. 민간에서 운영하는 만큼 리스크가 더 높기 때문이다. 둘째, 적지 않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냉철하게 판단하라.

대안학교는 일반 고교보다 가격이 높은 편이며, 국제학교의 경우 연간 비용이 5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셋째, 대안학교를 보내는 목적이 명확한지 살펴봐라. 부모와 아이가 원하는 5년-10년후 모습을 그려보고, 그 모습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대안학교 교육이 더 실용적인지 판단해라. 명확한 계획과 목적이 없다면 대안학교의 자기 주체적이며 자유로운 교육은 아이에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자유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책임이 따른다.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은 가장 힘이 세거나 영리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다”
세계적인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찰스 다윈의 말이다.

지금은 창의력의 시대이다. 천편일률적인 주입식 공교육 체계는 창의적인 사고를 기름에 있어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창의력은 자기주도적인 사고에서 나오고, 아이들의 사고는 교육의 산물이다.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기를 수 있는 대안학교의 교육방식은 공교육의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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