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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도박에 빠진 청소년들, “예방 교육=노는 시간”

-‘청소년 사이버도박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결과
-사이버도박 이용 청소년 심층 면접한 첫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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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도박에 중독되는 청소년이 늘면서 각급 학교에서 학생 대상 예방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사이버도박에 빠진 청소년들은 이러한 교육의 효과가 미비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청소년 사이버도박 실태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국내외 청소년 사이버도박 실태와 대응정책 등이 담겼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지난해 5월 10일부터 9월 25일까지 사이버도박 유경험 청소년 49명의 사례 조사 결과다. 연구에 참여한 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교수는 “이처럼 사이버도박에 빠진 청소년을 심층 면접한 보고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심층 면접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의지를 도박 중단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다. 경기 소재 특성화고에 다니는 19세 남학생은 “돈을 잃고 나서 스스로 그만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이버도박 광고 문자를 받지 않으려 스마트폰 번호도 바꿨다”고 설명했다. 사이버도박과 관련한 사이트 차단도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경기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15세 남학생은 “도박 사이트를 정부에서 다 막아야 한다. 페이스북에서 광고를 보고 사이버도박을 시작하는 학생이 많은만큼 SNS에 도박 광고가 게재되지 않도록 더 엄격하게 규제해야 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면접자의 약 90%는 학교의 도박 예방교육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효과가 낮다고 했다. 수업이 집단으로 이뤄져 집중력도 떨어질 뿐 아니라 사이버도박이 돈을 딸 수 없는 구조로 돼 있고 이로 인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학생들을 강당에 모아두고 바닥에 1~2시간 앉혀 놓는데 허리 아프고 집중도 안 된다”, “도움이 크게 되지 않아 다들 교육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여긴다”, “강사들이 굳이 교육을 안 해도 알고 있는 내용만 이야기한다” 등의 의견을 냈다. 단순히 예방교육 횟수를 늘리기보다는 제대로 된 시설에서 소규모로 교육을 진행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더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도박 금액과 자금 마련 방법도 알아봤다. 그 결과 청소년들은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억5000만원을 잃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고금리 소액 대출도 서슴지 않았다. 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모르는 이에게 30~50%의 높은 이율로 돈을 빌리는 식이었다. 더 나아가 도박판에 회원을 유입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사례금을 받는 청소년들도 있었다.

서 교수는 “사이버도박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가정에서도 자녀의 계좌 입출금 내역을 꼼꼼하게 살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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