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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 현장] 조희연 교육감이 말한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 그리고 '방학'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교사를 가장 깎아내리는 것 중 하나가 방학 중 월급 지급 이야기다.


보통 방학 중 월급을 디펜스 하는 선생님들의 논리는 ‘연수를 많이 간다’이다. 하지만 연수를 안 가는 교사들도 있다. 해외에 나가는 분들도 있다. 집에 있는 분들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수 논리는 일반인들에게 잘 안 먹힌다.


교사 월급을 분석해보면 연봉을 성과상여금, 명절상여금(설, 추석), 정근수당(1,7월) 약 1000만원을 제외하고 본봉을 12개월에 걸쳐 지급하는 개념이다. 세전 연봉이 4600만원이라면 정근수당 및 상여수당인 1000만원을 빼고 본봉 3600만원을 월 300만원씩 나누어주는 셈이다.


교사들에게 방학 때 월급을 주고 싶지 않으면 본봉 3600만원을 9개월로 나눠서 지급해주면 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방학 때 월급이 단절되기에 정년보장 공무원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진다.


그리고 해외학교 사례에서도 정년보장 교사들은 방학 때 나오지 않아도 월급이 정상적으로 지급된다.


교사는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연가보상비 약 200만원(호봉별로 상이)을 받지 못한다. 연가는 공무원의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학기 중에는 특별한 사유 외에는 수업 때문에 연가를 쓸 수도 없다.


반면 일반 지방직공무원은 연가 외에도 장기 재직휴가가 있어서 길게는 20일까지를 쉴 수 있다. 휴가철에 장기재직휴가를 쓰고, 연가보상비는 나중에 돌려받는다. 게다가 일반직 공무원은 정년퇴직하는 해에 공로휴가로 1년 동안 쉬면서 월급 받는다.


교사들에게는 과거에 3개월의 공로휴가가 있었지만 어느 순간 공로휴가가 사라졌다. 방학이 되면 교사가 공무외국외여행시에 여행 목적이면 연가를 쓰고 연수 목적이면 공무외국외연수로 41조 연수를 쓴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기 중에 싼값으로 해외여행 가시는 분들이 더 부럽다. 방학 중에는 비행기 값과 호텔비를 2배 더 지불해야하기 때문이다.


방학은 교사가 교사를 위해서 만든 제도가 아니다. 학생들의 휴식권을 보장해주기 위한 제도이다.


마치 방학을 교사가 만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당황스럽고 그 논리를 ‘일 안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는 그릇된 신념을 가진 사람이 서울시교육감이라는 사실에 더 놀랍다.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이라고 발언한 조희연 교육감이 근무했던 대학의 교수들은 보통 시험출제를 하고 6월말 방학, 11월말 방학에 들어간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교사들보다 더 방학이 길고 월급을 더 받는 대학교수를 욕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유독 만만한 교사에게만 욕을 하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씁쓸하다.


방학이 있다는 이유로 국민 샌드백이 되어서 틈틈이 욕을 먹으면서도, 교사의 법적 의무가 아닌 ‘긴급돌봄 7시’에 투입되고도 아무 말도 못하는 이 땅의 선생님들을 격려하고 응원한다.


지금은 교사를 ‘일 안 해도 월급 받는 그룹’으로 분류해 기득권으로 몰아가서 교육공무직의 비위를 맞출 때가 아니라 애쓰고 있는 교사들을 격려하는 게 교육감의 품격이라고 생각한다.


정재석 고창초 교사
정재석 고창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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