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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학교] ④일주일의 온라인 수업 "아이들은 더 빨리 적응한다"

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매일 아침 학생들과 만나는 선생님.(사진=김재현 교사)
화상 채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매일 아침 학생들과 만나는 선생님.(사진=김재현 교사)

[에듀인뉴스] 내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지난 3월 9일부터 전면 온라인수업을 진행했다. 화상채팅을 활용한 첫 순서는 아침 조회다. 담임교사와 아이들이 얼굴을 보고 아침 인사를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공지를 계속해서인지 아이들은 정말 학교에 가는 마음으로 아침 9시 정각에 컴퓨터 앞에 앉았다.


부모님들은 이미 출근했을 시간이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늦잠 자던 중학생들에게는 담임선생님이 개별적으로 전화도 걸고, 친구들이 연락하는 등 첫날은 다소 우왕좌왕했다.


개학 첫날, 어리바리한 아이들의 모습으로 서먹서먹하게 자리에 앉아 있을 아이들이 있는 교실과 같이 적막이 흐르는 화상채팅 창을 통해 실제로 교실에서 매일 아이들과 마주하는 학급 조회 모습이 그대로 연상되었다.


첫날이기도 하고 처음 구글클래스룸을 접속해서인지 아이들은 “선생님! 이거 어떻게 해요?”, “선생님! 잘 안나와요”, “제출 버튼이 어디 있죠?”, “저 했는데요? 문서가 사라졌어요!” 등 다양한 문제를 알려왔다.


대부분 기본 설정 문제와 도구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탓이었다. 그러나 아이들은 금세 적응하고 첫날 수업을 잘 마쳤다.


화상 채팅을 통해 아침 조회를 하며 인사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사진=김재현 교사)
화상 채팅을 통해 아침 조회를 하며 인사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사진=김재현 교사)

디지털 네이티브 아이들, 온라인 수업 금세 적응하는 아이들


지금 세대 아이들을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하지 않았던가. 지금의 중학생이 태어난 2007년도는 애플의 아이폰이 이 세상에 처음 나온 해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아이폰은 원래 태어날 때부터 있던 기기이기 때문에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가 낯설지 않다.


사물에 대한 깊은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는 유아 시절부터 엄마, 아빠에게 스마트폰이 있었고 동체 시력이 우수한 어린아이들은 자연스레 이런 스마트폰의 화려함에 익숙해져 있다.


그렇다 보니 최첨단 기술이 낯설어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너무 빨리 이런 방식을 습득한다.


요즘 온라인수업으로 운영되는 학교가 많다. 그런데 그때마다 어려움을 호소하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대부분은 학부모들이 어려워하고 교사가 힘들어한다. 정작 아이들은 이런 환경에 그렇게 힘들어하지 않고 금세 적응하곤 하는데 말이다.


물론 아이들에게도 지금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고 선생님을 직접 대면하고 수업하지 못하는 이 상황이 불편하긴 마찬가지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런 디지털 환경 수업에 대한 이야기다.


이미 디지털 네이티브인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훨씬 신속하고 올바르게 이 시스템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온라인 수업, 오프라인 수업과 다르다?


우리 학교의 구글클래스룸을 이용한 온라인수업은 학교의 상황과 거의 같게 운영하려 한다. 아침 9시 정각에 행아웃미트를 사용하여 아침 조회를 열고 전달사항을 안내하고 출석 체크를 한다.


덥수룩한 머리에 눈 비비고 앉는 아이도 있는 반면, 꽃단장(?)하고 화면에 얼굴을 들이대는 아이도 있다. 짧지만 의미 있는 질문으로 한마디씩 말도 하게 하고 현 상황이 심각한 사태인 만큼 발열 체크 및 건강 상태도 점검한다.


아침 9시30분이 되면 이미 사전 예약된 1교시 수업이 오픈되고 이 수업은 11시에 마감한다. 선생님이 올려둔 동영상을 시청하고 문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마감 시간에 맞춰 수업을 종료한다.


미리 마친 아이들은 좀 쉬는 시간을 갖고 아침 식사도 할 수 있고, 시간이 촉박한 아이들은 바로 2교시 수업을 시작하기도 한다.


모든 선생님이 동영상만 제공하지 않는다. 이미 수년 전부터 동영상 제작을 해왔기 때문에 얼마나 큰 수고가 드는 지 선생님들이 잘 알고 있다.


꼭 수고스러워서라기보다는 오히려 실시간 화상채팅으로 수업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더욱 전달력이 좋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하고 질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현장감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


또 모든 실시간 수업 영상은 그대로 저장되기 때문에 수업을 마친 후 다시 보기를 통해 들어 볼 수 있는 장점도 덤으로 있다.


통조림으로 생산해 제공하는 방식의 수업 운영이 아닌 우리 선생님이 직접 해주는 강의를 아이들도 더욱 그리워할 것이다. 이것이 더욱 직관적이고 효율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ZOOM 홈페이지 일부 캡처.
ZOOM 홈페이지 일부 캡처.

요즘 정말 핫한 화상회의용 도구인 zoom.us를 이용한 실시간 수업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행아웃미트에 비해 모든 학생의 얼굴을 직접 보면서 수업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 안정적인 환경이 장점인 듯하다.


"왜, 안 된다고만 하나"


실제로 수업 시간에 맞춰 아이들과 온라인상에서 만나고 아무래도 초반에 약간의 기술적 문제들만 익숙해지면 수업은 늘 학교에서 이뤄진 것처럼 진행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분들은 이런 이야기를 한다.


“가정에 무선인터넷이 없는 곳도 있어요”, “컴퓨터가 없으면 못 하는 수업이잖아요.”


맞다. 당연하다. 당연히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을 위해 교육 당국에서 많은 예산을 투자해 무선 인프라를 구축하고 교사 연수를 하면서 운영해왔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몇 년째 똑같은 소리만 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안돼, 컴퓨터 활용 수업은 안돼.”


그러면서 4차 산업 혁명 인재를 기른다고 하고,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한다고 한다.


인터넷 활용, 온라인 학습, 클라우드 활용 수업은 입시와 관계없다. 검색하고 분석하고 정보를 재가공하고 발표하는 수업보다 문제를 많이 풀어 시험문제를 잘 푸는 학습만을 강조하다 보니 클라우드, 온라인, 인터넷, 유튜브는 PC방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과 동급으로 취급한다.


그런 것들이 우리 교실에 들어와 점령하는 것을 보기 싫은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기반 학습환경이 필수요소가 되었다. 그간 준비하지 않던 학교나 교육기관은 환경이 안 되서 할 수 없다는 핑계만 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미리 준비하고 대처한 학교를 비아냥거리기보다는 지금이라도 어떻게든 상호작용이 가능한 L.M.S를 구축해 더 장기화할 개학 유보 사태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학교는 지난 일주일간 치열하게 아이들과 함께 온라인 학습을 진행했다. 이미 언급한 대로 처음에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기술적 장애, 각 가정에서의 인터넷 상황, 디바이스 부재 등이 문제 되었지만, 이 위기 속에서 다들 어떻게든 상황을 만들어 왔다. 그래서인지 이 재난에 알아서 잘 적응해가고 있다.


리더십의 용단에 의해 이미 5년 전부터 준비해 온 거꾸로 수업 환경과 구글 기반 학습 환경을 적극 활용해 이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화상 채팅을 통해 수학 수업을 진행하는 이일균 선생님.(사진=김재현 교사)
온라인 화상 채팅을 통해 수학 수업을 진행하는 이일균 선생님.(사진=김재현 교사)

중학교 1학년 신입생들과 수학 수업을 진행한 이일균 교사는 지난 주 온라인수업을 마치고 이와 같은 소감을 전했다.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첫 만남을 동영상만 제공하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실시간 화상채팅으로 만나야 하는 건지. 실시간 수업을 하기로 한 가장 결정적인 점은 아이들과 관계성 때문입니다. 학생은 교사와 상호작용을 통해 배움이 일어난다는 생각이 제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채팅도구를 적용해 실시했습니다. 그렇게 했더니 아이들의 반응은 올 한해가 기대가 되고 온라인 수업이 정말 재미있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특히 실시간 댓글로 올라온 질문에 즉각적으로 응답한 것이 아이들에겐 진짜 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낀 지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재현 경기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기술교사. 국내 최초 공교육에 크롬북을 도입하여 수업의 혁신을 이끌었고 전국의 초중고대학에 구글기반의 수업모델을 제시하며 학습자중심 수업을 디자인하는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건설환경공학을 전공하였으며 한양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저서(공저)로 '교실의 미래 구글클래스룸'이 있다.(사진=김재현 교사)
김재현 경기 수원 중앙기독중학교 기술교사. 국내 최초 공교육에 크롬북을 도입하여 수업의 혁신을 이끌었고 전국의 초중고대학에 구글기반의 수업모델을 제시하며 학습자중심 수업을 디자인하는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건국대학교 건설환경공학을 전공하였으며 한양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였다. 저서(공저)로 '교실의 미래 구글클래스룸'이 있다.(사진=김재현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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