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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도서] 지금! 그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나우 시간의 물리학'

-물리학에서 '지금'이 없다면 인간에게 '자유의지'도 없다!
-'지금'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은 기발한 과학 이야기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물리학에서 지금이 없다면 인간에게 자유의지도 없다
타키온이란 입자가 있습니다. 빛보다 빨리 움직이는 가상의 입자죠. 저는 상대성 이론을 주장한 아인슈타인이 빛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고 한 줄 알았는데 정확한 내용은 질량을 가진 입자는 광속 이상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게 그거 아닌가 싶지만 물리학 전공자가 아니면 그 차이를 파악하기 어렵죠. 

또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이 있습니다. 상대성 이론에서는 모든 물질은 광속보다 빠를 수 없지만 날 때부터 초광속으로 태어났다면 사정은 다르다고 합니다. 타키온은 후자일 듯싶습니다. 이 타키온의 존재가 밝혀지면 상대성이론이나 양자물리학을 뛰어넘는 엄청난 역사가 될 것은 뻔합니다. 

그런데 2008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로 ‘나우 시간의 물리학’을 쓴 리처드 뮬러 UC 버클리대 교수는 타키온이 증명되는 순간 엄청난 인식의 토대 한 가지가 허물어진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자유의지가 사라진다는 거죠. 

그는 이런 사고실험을 합니다. 타키온 총알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살인자가 타키온 총알로 상대를 쏘면 총을 쏜 순간 즉 발사되기 전에 타키온 총이 먼저 심장을 관통해 희생자를 죽입니다. 죽이기도 전에 이미 죽었다면 살인자는 완벽하게 알리바이가 성립이 되는 거죠. 빛보다 빠른 물질을 상상하는 순간 인간은 자유의지를 부정해야 하는 역설이 재미있습니다. 

'지금'이라는 공통분모로 엮은 기발한 과학 이야기
이 책은 물리학과 수학 그리고 철학을 ‘지금’이라는 화두로 엮은 재미있는 대중 과학서입니다. 물론 부록에는 공식에 대한 유도가 나와 있지만 본문은 수학을 몰라도 페이지를 넘기는 데 별 어려움이 없죠, 워낙 재미있고 기발한 내용들인지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 

자유의지 이야기를 더 해 볼까요. 저자는 실은 자유의지를 믿습니다. 그 이유는 양자물리학 때문인데요, 인간의 모든 행동이 확률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자유의지가 들어설 여지가 없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거죠. 때로는 고양이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양자물리학의 애매성이 자유의지를 증명해주는 결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고 하네요. 

요즘 물리학 책들은 시간이라는 화두를 모두 붙잡고 있는 듯합니다. 양자물리학과 끈이론을 통합하려는 양자중력이론에서는 시간 자체를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죠. 참고로 뮬러 교수는 끈이론에 대해서 대단히 비판적입니다. 끈이론은 새로운 입자의 존재에 대해 많은 예측을 내놓았지만 그 어느 것도 옳다고 확인된 것이 없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끈이론보다는 여전히 아인슈타인을 갖고 물리학자들은 시간을 논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에 따르면 물리학에서 시간에 대해서 본격 관심을 가진 건 아인슈타인이 등장한 지난 100년간이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은 유연하다는 걸 증명한 최초의 과학자였죠. 

뮬러 교수는 시간을 엔트로피의 증가로 본 아서 에딩턴을 지지합니다. 시간에서 순서 선후 개념 적용이 모호해진다면 또 다른 방법은 있습니다. 어떤 순간이 먼저인지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그의 대답은 간단합니다. 두 순간의 엔트로피를 계산하면 되는 거죠. 더 낮은 엔트로피를 가진 순간이 먼저 일어난 순간이라고 합니다.

*출처-=알라딘

시간이 상대적이라고 해서 현재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지금 즉 동시성은 그에 따르면 4차원 우주의 팽창에서 막 생성된 시간 속의 특별한 순간으로 우리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기에 부정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주에서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극히 드문 사례인 생명이 바로 지금이라는 존재 때문에 가능해진 거죠. 

그리고 엔트로피를 국소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 우리는 자유의지를 반드시 가져야 합니다. 이를 부정하는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자가 아닌 물리주의자들이죠. 자유의지는 결정을 내릴 때 비물리적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자유 의지 때문에 인간은 전쟁도 할 수 있는 것이고 평화를 추구할 수도 있는 것으로 물리학이 아무리 잘 났어도 인간의 전쟁과 평화까지 물리학적으로 설명하려는 건 넌센스라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뮬러 교수 책 읽는 시간이 즐거우면서도 부럽습니다. 우리 시대 최고의 실험 물리학자라고 불리는 그가 얼마나 이론에 빠삭한지 알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가 왜 유쾌한 물리학자로 불리며 여러 면에서 리차드 파인만을 떠올리게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준 즐거운 체험이었죠. 

또 하나 부러운 점은 학자로서 학문에 임하는 태도입니다. 그가 책에서 든 유비는 정말 일품이더군요, 물리학자들은 히드라의 머리를 베는 헤라클래스입니다. 머리를 하나 자르면 두 개의 머리가 자라나죠. 물리학자들은 질문에 대답을 찾으면 또 다른 질문 두 개가 제기됩니다. 저자에 따르면 그 사실이 자신 혹은 자신과 같은 물리학자들을 너무나 행복하게 만든다고 하네요. 그 능력과 지식의 경지가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에듀진 기사 링크: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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