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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뉴스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표면 형상 같아”… 김근중展 ‘Nature Being’

화면 위 켜켜이 쌓은 가로줄의 부조적 겹침
31일까지 아트비트갤러리



“세상에 선악이란 없다. 다만 선악(善惡)이라는 생각만이 있을 뿐이다.” 존재를 탐구하는 작가 김근중(65)은 선악이 적절하게 조응하는 우리네의 삶을 화면에 구현한다. 그는 존재 자체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을 작품에 담아내왔다. 선악 중 선만을 고집하는 분열된 주체가 아니라, 스스로 악이라 부정하며 억압해왔던 자신 안의 타자, 미지의 세계를 이끌어내어 선악 이전의 온전한 주체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가 말하는 ‘존재’란 마음이나 신체가 한곳에 머물지 않고 경계와 틀이 없는 상태, 선이든 악이든 자연스레 수용하는 존재 자체의 자유로운 모습을 뜻한다. 

김근중이 ‘Natural Being(존재)’이란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었다. 가천대 회조과 교수직 퇴임 후 가지는 첫 전시로, 캔버스 위에 돌가루를 바른 후 안료와 펄을 소재로 제작한 회화와 캔버스 위에 석고붕대를 붙이고 안료와 펄을 활용한 회화 등 크게 두 가지 스타일로 작업한 근작 30여 점을 내걸었다. 두 작업 모두 착색이 완료된 후 물을 뿌리며 수세미로 문질러 벗겨내어 최종 마감색 밑에 켜켜이 쌓여 있는 색들이 얼핏 얼핏 보이게 만든 점이 특징이다. 그의 화면은 많은 덧칠 혹은 겹겹이 부착한 거즈의 응결된 집합체로서 이뤄지는데, 이 질료들의 가시성은 직관적으로는 색채의 향연으로 읽히지만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은 수많은 덧칠된 색면의 레이어가 은닉돼 있다.



출품작 중 하나인 <20-2>에서는 꽃에 대한 내면의식을 추상적으로 표현했던 연장선상에서 꽃이라는 개체를 모든 존재들의 양태로 보고 그것이 갖고 있는 생태적 요소와 움직임과 주변상황 등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다른 작품 <19-2>는 삼라만상의 무한한 갈피와 현실의 수많은 현상을 켜켜이 쌓아낸 것으로, 삶의 순간순간의 각양각색 이야기가 숨어있다. 이에 대해 장동광 미술평론가는 전시 서문을 통해 “이는 축적된 시간의 다층성(多層性) 혹은 이미 지나간 과거의 부재증명이다. 김근중은 우리의 현재는 흘러간 과거의 수많은 사연, 서사, 사유가 표면화되지 못하고 ‘오늘(aujourd'hui)’이란 존재성의 현존(現存) 혹은 표상(表象)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3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화동 아트비트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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