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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자사고 희망 10명 중 7명 월 사교육비 100만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 조사
-응답 교사 대다수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찬성


기사 이미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일 오전 11시 희망 고교 유형별 사교육 실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재 기자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10명 중 7명은 월 100만원 이상을, 영재학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4명 중 1명은 월 30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3개 일반중학교 3470명과 151개 일반고·112개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과학고·영재학교 5112명, 교사 14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같이 밝혔다. 학생을 대상으로 희망고교 유형과 재학고교 유형에 따라 사교육비와 사교육 시간, 일요 사교육, 재학고교 만족도 등을 조사했다. 교사에게는 고교서열화 문제와 일반고 전환 정책 찬반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는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지난 1월 17일까지 실시했다. 

조사에 따르면, 월평균 100만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쓰는 중3 학생 가운데 전국단위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가 69%로 가장 많았다. 영재학교 62.5%, 과학고 50%, 광역단위 자사고 37.7%, 외고·국제고 37.7%, 일반고 14.8%로 나타났다. 전국단위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이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의 14.8%로 나타났다. 

사교육에 참여하는 비율도 전국단위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보다 2.3배 높았다. 전국단위 자사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가운데 주당 14시간 이상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응답한 중3 학생 비율은 79.3%에 달했다. 영재학교 62.5%, 광역단위 자사고 60.4%, 과학고 55%, 외고·국제고 54.1% 순이다. 이에 반해 일반고 진학 희망 학생의 비율은 34.6%로 격차를 드러냈다. 

심야 사교육 실태도 격차가 컸다. 밤 10시 이후 사교육을 받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일반고 진학 학생의 심야 사교육 참여 비율은 20.8%인데 반해 영재학교 진학 희망 학생의 심야 사교육 참여 비율은 62.5%로 약 3배 차이를 드러냈다. 과학고 50%, 전국단위 자사고 48.3%, 외고·국제고 36.1%, 광역단위 자사고 24.5% 순이다.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는 인식도 널리 퍼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학습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중3 학생은 모두(100%) 그렇다고 응답했다. 외고·국제고 91.5%, 광역단위 자사고 89.6%, 일반고 89.1%, 전국단위 자사고 81.3%, 영재학고 72.7%로 나타났다. 

실제 고교 진학 뒤 사교육 참여도 일반고에 비해 전국단위 자사고와 영재학교 등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고2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은 영재학교 재학생이 55.8%로 가장 높았다. 광역단위 자사고 43.9%, 과학고 39.3%, 외고·국제고 20.1%, 전국단위 자사고 17.7%, 일반고 13.3%다.

일요일 사교육 참여율은 모든 고교 유형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광역단위 자사고 88.5%, 과학고 86.8%, 외고·국제고 84.3%, 영재학교 83.7%, 전국단위 자사고 82.3%로 나타났다. 일반고는 고교 유형 가운데 유일하게 80%에 미치지 못하는 74.3%로 나타났다. 

학생을 대상으로 재학 중인 고교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우수한 면학 분위기’ ‘대학 진학 유리’ 등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전국단위 자사고 재학생(49%)과 광역단위 자사고 재학생(34.4%), 외고·국제고 재학생(28.7%)은 우수한 면학 분위기를 만족하는 이유로 꼽았다. 과학고 재학생(27.7%)과 영재학교 재학생(26.1%)은 대학 진학 유리를 만족 이유로 꼽았다. 

반면 불만족한 이유로는 모든 고교 유형에서 내신 경쟁 부담을 꼽았다. 특히 우수한 면학 분위기를 만족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전국단위 자사고 재학생 가운데 65.6%가 내신 경쟁 부담을 호소했다. 광역단위 자사고 재학생(55.3%)과 외고·국제고 재학생(62.5%)도 내신 경쟁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우수 학생이 몰려 면학 분위기가 좋다는 만족 사유와 우수 학생이 쏠려 내신 경쟁이 부담스럽다는 불만족 사유는 매우 모순적”이라며 “해당 고교 유형 학생의 고액 사교육을 부추기는 전형적인 고교서열화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교사들은 이 같은 고교서열화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소속 중3·고2 담당 교사 1461명 가운데 75.6%가 ‘서열화된 현 고교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문제가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일반고 교사가 84.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영재학교 교사(75%), 외고·국제고 교사(62.3%), 과학고 교사(62%), 광역단위 자사고 교사(60.3%), 전국단위 자사고 교사(40%) 등 대다수 교사가 고교서열화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학교 교사 75.7%도 이같이 답했다.

고교서열화의 문제점으로 교사들은 사교육비 증가에 따른 가계 경제 부담을 꼽았다. 응답 교사 87.1%가 문제 있다고 답했다.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12.9%로 나타났다. 학교 서열에 따른 대입 결과 격차가 문제라는 응답도 80.9%로 나타났다.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에 대해선 응답 교사 69.5%가 찬성했다. 일반고 교사 78.2%, 중학교 교사 73.5%로 나타났다. 과학고 교사(62%), 영재학교 교사(61.1%), 광역단위 자사고 교사(51.7%)도 찬성 비율이 반대 비율보다 높았다. 그러나 외고·국제고 교사와 전국단위 자사고 교사는 각각 찬성 비율이 41%와 30%로 낮았다. 

사걱세는 이 같은 조사를 토대로 고교서열화 해소와 일반고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구본창 사걱세 정책국장은 “수직적으로 서열화된 고교체제와 고입전형이 고액 사교육을 유발하고 교육 불평등과 양극화를 조장해 일반고 황폐화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며 “교사 대다수가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을 찬성한다는 결과는 현장 교사의 절박한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 보다 책임 있는 정책 시행을 촉구했다. 구 국장은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은 다행스러운 일이나 정부정책이 시행되는 2025년 이후에도 제도가 안착하는지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고교서열화의 정점에 선 영재학교와 과학고로 인한 비교육적 문제를 해결할 대책과 일반고의 교육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가적인 과제를 시급히 발표하고 흔들림 없이 주도면밀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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