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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창의 따로, 인성 따로, 공부 따로 배우는 시대는 지났다. 나만의 스토리텔링 함께 만들어 가야”

정답 찾는 What에서 How 시대로 
지식 갖춘 인성이 중요 
자신만의 창의적 스토리텔링 필요

학교에서는 선생님들이 “인(In) 서울에 있는 대학이라도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하고, 가정에서 는 부모들이 “아빠, 엄마는 돈 벌 테니, 다른 거 신경 쓰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해라!”라고 가르친다.

흔히 한국인은 주어진 설계도를 해석 하고 자원을 동원해 물리적으로 구현하 는 ‘실행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개념을 최초로 정의하 는 역량, 혹은 백지에서 그림을 그리는 힘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설계역량’은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이것 또 한 ‘창의인성교육’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서울대 의대를 비롯하여 각 시· 도교육청에서 인성교육 강화 방침을 발 표하면서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은 날 로 커지고 있다. 실제 직장에서도 가장 주목 받는 인재는 자기 자신만을 아는 ‘ 이기적인 인재’가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이타적인 인재’이다. 지식에 인성을 갖 춘 ‘인성엘리트’를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 이다. 

앞으로의 미래사회는 ‘정답이 무엇 (WHAT)인지’ 가르치는 시대가 아니라, ‘어떻게(HOW)’를 구하는지를 가르치는 시대로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창 의와 인성 교육이 시간이 날 때 추가로 하거나, 정책에 의해서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교육,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는 의미로 풀이된다. 모든 인간은 각자 창의성과 인성을 가 지고 태어나지만, 이를 계발하는 것은 교 육 등 후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 취미를 통해 얻은 능력, 사 회적 경험, 가정에서의 역할 등이 조합되 고 극대화 돼서 세상을 바꾸는 창의적 인성을 품은 인재가 나오는 것이다. 

개방적이고 현세적인 인간탐구를 주창 했던 르네상스 시대를 거쳐 기술의 발전 속도와는 달리 인간은 소외되고 인간성 은 상실하고 문화는 타락하고 있는 ‘상 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기술은 사람의 꿈과 희망을 0과 1의 데이터로 변환해서 흉내 내는 도구일 뿐 이다.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세계, 사람들에 대한 희망은 기술을 넘나든다.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인간 과 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희망’이라 고 했다. 희망이란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 았지만 이루어지게 하려는 의지이다. 이 의지는 ‘아무 것도 없음’에서 ‘모든 것이 있음’을 만들어 낸다. 이것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강점이다. 

하버드대가 선정한 세계 최고 명문고 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는 ‘지식보다 경쟁력 있는 것이 바로 인성’임을 강조 한다.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함 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서 고귀한 인품을 이룰 때 인류에 도움이 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1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질문은 있지 만 정답은 없는 ‘하크네스 테이블’이라고 불리는 토론 수업’을 통해 결과보다 과 정이 중요한 혁신적인 공부를 경험하게 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세계적 베 스트셀러 ‘다빈치코드’의 댄 브라운, 미 국 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영미권 에서 노벨문학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 는 프린스턴대 이창래 교수 등이 모두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를 졸업한 학생 들이다. 

필립스 엑시터에서 마크 주커버그를 가르친 교사는 그가 어릴 때부터 키워 온 프로그래머로서의 자질을 알고 적극 적으로 지지해주었다고 한다. 당시 모든 학생, 교사, 교직원 사진과 연락처가 수 록된 노트형태의 주소록인 ‘포토 어드레 스 북’이 있었는데, 이것이 ‘페이스북’이 라는 애칭으로 불리었고, 그 교사와 함께 만든 스토리 덕분에 현재의 페이스북이 생긴 것이다. 


한영희(나래콘텐츠연구소 소장, (주)아이워너비 대표) www.아이워너비.com
▲ 한영희(나래콘텐츠연구소 소장, (주)아이워너비 대표) www.아이워너비.com
인성교육이 키워드 중심의 덕목으로만 이해가 되면 그 또한 지식으로 그치고 만다. 이제 창의 따로, 인성 따로, 공부 따로 배우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어떻게 공부에 창의와 인성을 녹여낼지, 인성교 육에 창의와 교육을 무칠지에 대한 다양 한 고민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이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 는 가장 좋은 방법이 ‘나만의 스토리텔 링’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키워드를 넘나드는 희망의 이야기 속 에는 누구나 찾아 가질 수 있는 자신의 총체적인 발전의 가능성과 길이 열려있 다. 하나의 길을 선택한다는 것이 다른 길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스토리텔링 이다. 미래 자신의 이상적인 모습은 어느 순간 갑자기,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원 하는가와 어떤 사람이 되어서 미래사회 를 함께 만들어 갈지를 생각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창의인성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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