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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교 3색 온라인 개학 취재기…고교 유형별 원격 수업, 어떤 차이 있었나?

-빠르게 구축된 온라인 수업, 고군분투 중인 교사들
-일반고·특성화고·특목고 온라인 원격 수업 현장 비교!

*사진 출처=인천광역시교육청

빠르게 구축된 온라인 수업, 고군분투 중인 교사들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 전국 온라인 원격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작 전부터 학교마다 원활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넘쳐났고, 교사들은 주말까지 헌납하며,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온라인 개학 준비에 매진했다. 그 결과 학부모들의 우려와는 달리 성공적인 개학을 했다는 평가다. 

고3 50만 명, 중3 44만 명이 동시에 시작한 온라인 개학에서 각 학교들은 EBS온라인클래스, 줌, 구글 미트, 구글 클래스룸 등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교마다 서버를 증설하기도 하고 교사들은 자신의 노트북을 활용해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 참여 유도를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렇다면 고교 유형별로 온라인 원격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경기고 고양시에 위치한 3개 고교와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 학교현장이 마주한 온라인 개학 첫날의 생생한 현장 모습과 향후 수업 전개방법에 대해 물었다. 


일반고  일산대진고 이성권 교감


우리 학교는 EBS 온라인 클래스와 구글 미트를 활용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도하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학교처럼 EBS 강의를 들으면 되지 왜 사서 고생을 하냐는 말도 있었다. 하지만 평생에 두 번 오지 않을 이 상황을 잘 활용하면 학교를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개학 3주 전부터 엄청난 준비를 했다.

처음에는 낯선 플랫폼을 접하는 것조차 어려워 EBS 온라인 클래스에 강좌를 올릴 때부터 난항을 겪었다. 강좌를 올렸다고 끝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전화나 카톡으로 회원 가입을 시키고, 강좌별로 수강신청을 하는 일들이 너무 힘들었다.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아이들은 연락이 잘 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교사들에겐 고된 하루였다. 

실시간 수업을 통해 출석체크를 하는데, EBS 온라인 클래스, 구글 미트 2개 플랫폼에 모두 출석해야 한다. 교사가 직접 출석을 부르는 방식으로 라인이 과부하가 걸리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출석을 인정해준다. 출석 체크 후에는, PPT를 띄워놓고 실시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방식은 교과별 교사가 알아서 할 몫이다. 

실시간 수업의 장점은 진도를 확인해서 질문을 받거나 학생에게 수업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수업시간표대로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다보니 학생들의 출석체크에 빈틈이 없다. 이에 교사는 출석체크의 이유로 학생들에게 온라인 접속을 유도하기도 했다.

구글 미트에 들어가면 학생들의 수강상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화면상 25명이 들어와 있지만 실제로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해보니 230명이 들어와도 끄떡없었다. 가끔 접속이 끊기는 경우에는 나갔다 다시 들어오면 된다. 

반별 수업을 진행할 때, 교사의 노트북 화면으로 아이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전 제작된 동영상만으로 수업하게 되면 직문직답을 못하니까 라이브 수업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교사들은 자신이 짜놓은 계획대로 수업내용을 칠판에 적을 수도, PPT로 수업할 수도 있다.

그리고 수업내용을 이해한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을 추려서 동시에 다시 설명할 수도 있다. 물론 수업 중 단톡방에서 딴 짓을 하는 아이들을 일일이 확인할 수는 없겠지만, 라이브이기 때문에 잠자는 애들을 확인할 수는 있다. 

이번 온라인 수업이 빠르면 4월에 끝날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1학기 내내 진행될 수도 있고, 2학기로도 넘어갈 수도 있다. 때문에 우리는 현재의 상태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특성화고 신일비즈니스고 김현숙 교장


우리학교의 경우,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감당할 서버나 프로토콜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일단 수업시간에 맞춰 교제를 동영상 형태로 제작! EBS 온라인 클래스에 교과별로 탑재를 했다. 모든 반이 수업시간별로 제작된 동영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두 가지 다 사용할 수 있도록 파일을 PC용과 스마트폰용 두 가지로 올리고 있다. 

우리학교에선 학생들의 수업참여 여부를 실시간으로 체크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그래서 교육부 지침에 따라 1주일 단위로 들어와서 차시 진행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일주일 단위로 참여 현황을 체크하는데 그 중 놓친 시간만큼 결강이 되는 것이다. 

교사들은 아이들이 들어와서 동영상을 봤는지, 과제는 제출했는지 등을 체크하고 출결일지를 만들어 1주일 단위로 정리한다. 로그인해서 들어온 시간과 동영상 강의를 다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몇% 들었는지 일괄 정리돼 나온다. 

많은 학교들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가 아이들이 회원가입을 안 해서 선생님이 일일이 전화나 메시지로 요청을 해도 나 몰라라한다는 점이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 학교는 90% 이상은 회원가입을 했다. 선생님들이 전화로 자는 애를 깨워서라도 일단 회원가입을 시켰다. 오늘 다 안 들어도 되고, 1주일 안에만 들어와서 들으면 된다고 하니까 대부분 설득됐다. 

반별로 클래스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일단 수업을 들으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본인의 교과수업에 들어와야 한다. 다른 반 수업에 들어가면 안 된다. 그래서 담당 선생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어떤 학생이 1학년 1반 국어를 들어야 하는데 1학년 2반 국어 클래스에 가있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동영상은 오프라인 수업처럼 50분까지는 못한다. 보통 15분~20분으로 소주제로 나눠 진행한다. 이렇게 주제단위로 압축해서 운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 수업에 따른 과제를 수행하도록 한다. 

지금 우리 교육계는 언젠가 올지도 모를 ‘원격 수업’을 미리 경험 중이다. 가장 먼저 온라인 개학을 시행한 고3 선생님들이 있으니 고1,2는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생각한다. 그나마 우리 학교는 별도의 TF팀이 꾸려져 있어 이들을 둥심으로 원격수업의 전체적인 틀과 방안을 짜고 이를 다른 교사들에게는 자세히 안내해주며 이끌어주고 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실습교과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이다. 전문교과는 실습을 해야 수업이 인정되기 때문인데, 1학년은 보통교과니까 문제없지만 2~3학년은 전문교과니까 문제가 된다. 지금은 이론수업으로 진행하지만 오프라인 수업이 재개되면 그때 가서 실습을 한꺼번에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게다가 실습장소가 디자인이든 회계든 각각의 프로그램이 깔려있는 곳에서 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비대면 수업이 지속된다면 이는 보통일이 아니다. 실습하는 영역마다 프로그램 환경을 어떻게 구축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학생들을 직접 얼굴을 볼 수가 없으니 애들 관리가 더 어려운 요즘이다. 교육청은 계속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하고, 때문에 행정적인 일은 점점 더 쌓이고 있다. 힘들지만 지금은 비상상황이니 어려움도 다 같이 이겨내야 하지 않겠나. 



특목고 고양국제고 강현주 교감

우리학교의 경우, 3학년은 총 8개 반이 있다. 현재 줌을 통해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쌍방향 수업을 20% 이상은 진행해야 하는데 학생 참석률이 100%였고 온라인수업에도 잘 따라오고 있어 스스로도 역시 특목고니까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개학 첫날, 온라인 수업에 대한 오리엔테이션도 하고 수업방식과 평가 계획 등에 대한 얘기를 하며 좋은 분위기로 시작했다. 수업은 오전 9시부터 6교시 동안 진행되는데 50분 수업 중에 동영상이나 PPT를 활용해서 10~20분 정도 강의한 후 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아랍어의 경우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영어는 줌을 이용했을 때 수강자가 20~30명을 넘어가면 다운될 우려가 있어 서버를 별도로 구매해 대비했다. 예전부터 영어수업을 줌으로 진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사실 우리학교의 경우, 이미 학생 전원이 구글 클래스룸에 가입돼 있어 다른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온라인 수업에 대한 준비가 잘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실시하는 온라인 수업은 이전과는 다른 환경이라 걱정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어서 한시름 놓았다.

화상으로 수업을 하다 보면 웃지 못할 일도 가끔 발생한다. 가끔 엉망인 몰골로 수업에 들어왔다가 화면에 나온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잠시 캠을 끄고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금까지 고교 유형별로 '온라인 원격 수업' 현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기존의 우려와는 달리 교과 특성에 맞게 차분히 운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수업에 비해 수업 시간이나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부족할 수 있는 학습 공백을 채워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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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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