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신문=경기교육신문 ] 올해 첫 수능 모의고사인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3월 학평)가 서울시교육청 주관으로 9일 시행된다. 3월 학평은 객관적인 내 위치와 학업 성취도를 진단해 볼 수 있는 시험이다. 시험결과는 향후 학습방향과 입시전략 설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 10명 중 6명 학평보다 수능 등급 하락

3월 학력평가(이하 학평)를 목전에 둔 고3 교실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수험생'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치르는 첫 시험이기 때문이다. "3월 학평 결과가 곧 네 수능 성적이다"라는 선생님들의 엄포에 마음은 더욱 조급해진다. 3월 학평은 지난 겨울방학 학습의 결과를 시험하는 무대다. 흔히 시험결과가 수능까지 이어질 것이라 여기지만, 실상은 오히려 실 수능에서 3월 학평 결과보다 낮은 성적을 취득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현실이다.(진학사 조사)

원인은 시험범위와 재수생의 참여에 있다. 3월 학평의 시험범위는 고2까지의 전 범위다. 수학에서 어렵게 느끼는 단원은 이후 시험부터 추가되며, 국어, 영어 역시 점차 범위가 확장되고, 과학II 과목도 3월 이후부터 치를 수 있다.

확장되는 시험 범위는 수험생들의 성적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상대적인 석차가 기준인 시험 체제에서 '남들 하는 만큼'의 학업량으로는 성적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6월 시험부터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재수생들은 경험과 실력을 갖춘 두려운 경쟁 상대다. 그렇다면 3월 학평은 수능 결과를 예측하기에 그다지 의미가 없는 시험인 것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 학년별 3월 학력평가의 의미

고3 학생의 경우 시험결과를 토대로 앞으로의 수능학습전략과 입시대비전략을 설정하고 취약점을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시험을 치르고 결과를 꼼꼼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 기존에 학습한 내용이 출제되기 때문에 지난 과정의 성취도를 점검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점은 전 학년에게 공통으로 적용된다.

고2 학생의 경우 문·이과를 구분하여 실시되는 첫 시험이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기존에는 사·과탐 선택만 가능했지만 이제부터는 수학도 가/나 선택이 가능해진다. 선택한 계열의 적응과 향후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기회로 삼아볼만 하다.

고1 학생에게는 고교 입학 후 치르는 공식적인 첫 시험이라는 의미가 부여된다. 중학교 과정이 출제되므로 기본기에 대해 점검해 보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배치고사를 치르지 않은 학교에서는 학교와 학급에서의 내 위치를 가늠해 보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우수한 성취도를 거두게 되면 학우들과 담담교사에게 학업측면에서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교과 및 비교과 관리에 보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생긴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거두었다면 향후 내신준비에 더욱 철저히 임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성적 결과 통해 진학 가능대학 추정에 활용

3월 학력평가의 첫 번째 활용방법은 성적결과를 통해 진학 가능대학을 추정해 보는 것이다. 이는 객관적인 내 위치 점검을 기반으로 향후 학습 및 입시준비 계획을 설정하는데 출발점이 된다.

활용되는 성적지표는 백분위다. 모의고사 성적표의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살펴보면 다양한 영역의 조합성적을 보여주는 「기타참고자료」 부분이 있다. 그 중 상위권 대학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반영하는 국+수+탐의 영역 조합의 백분위와 인원수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는 등급을 확인하고 목표 대학의 반영점수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배점상 불이익이 크다면, 국+수+탐 백분위로 진학 가능할 것으로 추정한 대학은 실제 입시결과와는 달라질 수 있다.

◇ 국+수+탐 영역 조합 백분위 중요

백분위는 쉽게 100명 중에 내 뒤로 몇 명이 있는 지를 나타내는 수치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예를 들어 나의 백분위 점수가 83.95라면 100명 중에 내 뒤로 83.95명이 있다는 뜻이다. 즉 나의 등수는 100명 중 16.05등이라는 뜻이고, 백분율로 바꾼다면 상위 16.05%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 성적을 근거로 배치표 또는 목표대학 홈페이지에 게재된 전년도 입시결과와 비교하여 합격 가능성을 판단해 보자. 일반적으로 상위권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표준점수를 활용하지만, 표준점수는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 변화되는 점수이므로 입시결과를 공개할 때는 학과별 합격자의 백분위 평균점수를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정밀하지는 않지만 3월 기준으로 내 위치를 가늠하는 정도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 결과따라 논술・비교과 입시전략도 세워야

기관에서 제공하는 배치표도 일종의 위치를 가늠하는 기준 자료로 삼아 볼 수 있다. 다만 3월 모의고사에 대한 배치표를 발표하는 기관은 드물기 때문에 기존에 발행된 내용을 참고하여 ‘내 성적 수준에 지원 가능한 대학과 학과는 어디인지’, ‘목표 대학과 내 점수와의 차이점은 어느 정도인지’를 대략적으로 추정해 보는 용도로 활용해보면 될 것이다.

고3의 경우 목표대학 진학가능 점수와 괴리가 있다면, 논술이나 비교과 등의 다른 수단을 활용해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수시에서 논술이나 학생부교과전형 지원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취득 등급을 확인하고,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어떠한 형태로 충족시킬 것인지에 대한 학습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 정오표 및 오답노트 활용이 정답

두 번째 활용은 오답체크를 통해 부족한 학습을 보충하는 것이다. 정오표는 학평 성적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자료임에도 많은 학생들이 소홀하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정오표에는 문항별 오답이 표기되며 해당 문항의 난이도가 A~E로 표기된다. A는 80% 이상의 수험생들이 맞춘 문제로 쉬운 난이도, E는 정답자 비율이 낮은 고난도의 문제다. 기본적으로 오답 확인을 하며 실수로 틀린 문제인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체크해야 할 것이다.

수능에서는 한 문제의 실수가 등급하락으로 직결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모의고사에서 실수를 줄이는 훈련이 필요하다. 보통 과목별 후반부 문제는 난이도가 높은 편인데, 유독 후반부의 오답 비율이 높은 학생이라면 응용문제를 폭넓게 접하고, 속독 및 독해 능력을 기르는데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다.

향후 부족한 내신을 만회할 수 있는 중간·기말고사가 계속되고, 6월, 9월, 11월(고3은 수능) 모의고사 등을 통해 실력을 점검해나가며 성적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제공되기 때문에 이번 3월 학평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실망하거나 자만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계획적인 학습목표를 설정하고 성취해나가며 목표 대학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것임을 잊지 말자.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