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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원격수업’ 닥친 교실 진단 시도 … 원론적 접근 아쉬워

- 국가교육회의 ‘코로나로 미리 온 미래교육’
- 대면수업·교사 역할 재정립 필요성 논의
-‘학습자 중심 교육’ 등 원론적 논의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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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미리 온 미래교육과 학교의 역할 온라인 공동포럼, /유튜브 생중계 캡쳐


코로나19 확산으로 초중등학교가 사상 초유의 원격수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미래교육을 진단하고 과제를 도출하려는 포럼이 열렸다. 국내 대표적인 교육단체를 망라한 포럼으로, 원격수업에 따른 교사의 역할 변화와 미래교육의 모습을 진단하는 논의가 진행됐다. 그러나 교육격차 해소와 교사의 역할 변화 등 기존의 논의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교육감협)는 28일 오후 3시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코로나로 미리 온 미래교육과 학교의 역할’을 주제로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날 포럼은 유튜브 등 SNS로 온라인 생중계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원격수업을 앞으로 더 확대할 것을 전제로 교육현장의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전경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원격수업 확대로 인해 도리어 대면수업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수 있어 역할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소장은 “원격수업을 실시한 뒤 한편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교감하고 공감하는 대면수업의 결핍이 부각되고 있다”며 “이 같은 요구는 학교교육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래의 대면교육은 지식전달이 아닌 시민, 인성교육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소장은 “지식전달은 원격수업으로 충분히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의 대면교육이 충족해야 할 분야는 다른 것”이라며 “지난해 교육부가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46.9%가 시민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최교진 시도교육감협 부회장(세종시교육감)도 대면수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 부회장은 “교사와 학생이 얼굴을 맞대고 눈빛을 나누는 대면수업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온라인으로도 할 수 있는 수업이 아닌 대면수업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수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교사의 역량이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발제자들은 교사의 역할이 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미래에는 학교와 교사가 학생의 자기 정체성 형성, 가능성 발현 등 자기형성 역량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교사도 그간 지식전달 역할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자기형성에 어려움을 느끼고 삶과 학습에 의욕이 없는 학생을 접해 고통을 겪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변화가 빠르고 고용구조와 노동시장이 더욱 불안정할 미래 사회에는 자기형성 역량이 뛰어난 사람을 요구하고 있어 교사의 역할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래교육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김 의장은 미래 교육을 예측 불가능하고 다양한 위협으로부터의 안전판 형성으로 규정했다. 코로나19 확산처럼 불확실한 미래의 위협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기능이 강조된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과거엔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 욕구가 컸으나 2000년대 이후 현재의 삶을 지키고 더 나쁜 상태로 추락하지 않기 위한 안전판으로써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졌다”며 “미래의 삶에 대한 안전판으로서 학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이 지적한 미래의 위험은 ▲대량실업의 위험 ▲가족형태 변화가 야기하는 성장 환경의 위험 ▲지능정보사회의 삶에서 소외될 위험 ▲더 안전한 지위를 얻기 위한 노력이 폄하될 위험 ▲인구 절벽이 초래하는 위험 등이다. 

다만 이날 포럼은 원격수업 실시에 따른 실질적 변화보다 원론적인 미래교육을 논의하는 데 그쳐 한계를 드러냈다. 이날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미래사회의 교육을 상정하고 교사의 변화와 교육시스템 개혁 등을 논의했으나 ‘학습자 중심의 교육’이라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원론적인 논의에 머물렀다. 

이 때문에 이날 포럼을 온라인으로 시청한 일부 참여자는 ‘앞서도 수차례 나왔던 이야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실질적인 시스템 개혁 방안 없는 수사적인 주장’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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