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교사 칼럼] 작은 학교에서 피워낸 학부모와의 이야기꽃

신은숙 강원 평창 방림초 교사·교무부장


▲ 사진제공=강원교육사진공모전


항상 그랬듯이 아이들이 떠나간 빈 교실을 청소하면서 2월의 하루를 보내다 보면 아이의 손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때 묻은 작은 지우개가 주인을 따라가지 못하고 수학시간 끙끙대던 아이의 마음을 전해줍니다.


책상 서랍 속 빨간 동그라미가 방글방글 그려진 단원평가 문제지에서는 아이의 콩닥대던 마음과 새로운 것을 알아채고 기뻐하던 미소가 보입니다. 아이들의 행복성장 평가표에 또박또박 눌러 쓴 학부모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면 감사와 사랑이 곳곳에 담겨있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이 관찰하기 그리고 학부모와 공유하기
나는 3월 첫 주 동안 아이의 학습태도, 친구들과의 어울림, 작은 습관, 급식하는 모습 등을 관찰하며 한명 한 명 어여쁜 모습으로 키우기 위한 전략(?)을 세웁니다. 3월 학부모 상담 주간이 되어 학부모님과 마주 앉으면 아이를 걱정하는 부모님의 마음이 보입니다.


그때 아이를 위한 선생님의 전략을 얘기하며, 가정에서 함께 지도할 부분을 부탁드리면 부모님의 걱정하던 마음이 기대의 마음으로 바뀝니다. 아이가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님과 어깨동무하는 마음으로 이야기 합니다.

사진제공=강원교육사진공모전
▲ 사진제공=강원교육사진공모전
더 중요한 것은 3월의 첫 마음을 1년 동안 변치 않고 행할 때 학부모님과 신뢰가 쌓여가고 아이는 행복하게 성장합니다. 나는 학부모님의 궁금해 하는 마음을 잘 압니다.


수업 시간의 익살스런 발표 모습이나, 친구들과 땀에 흠뻑 젖도록 노는 모습들을 살며시 핸드폰에 담아 부모님께 보내드립니다. 체험학습을 가면 안전하게 잘 지내는 모습과 함께 쪽지를 보냅니다.


작은 학교의 혜택, 학부모와 마음 주고받기
나는 학부모님이 아이의 학교생활에 함께 하고 싶어하는 마음 역시 잘 압니다. 그래서 학부모회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의견을 반영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자녀교육 관련 특강, 달빛 기타교실, 검도교실, 비누 만들기, 풍선아트, 영화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만나는 학부모님들께 평소에 못다 한 아이의 성장 일기로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 학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하며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전교생이 서른 남짓한 작은 시골 학교만이 가질 수 있는 행복한 혜택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새봄에 씨를 뿌려 김을 매고, 가꾸고, 잘자라기를 기원하며 지내는 농부와 같습니다. 폭풍이 올까, 비바람이 세차진 않을까, 가뭄이 들진 않을까, 가슴 졸이며 농사를 짓는 농부의 마음입니다. 그렇게 부지런히 한해를 보낸 후 아이들과 학부모님을 보내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또 다시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새로운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농부의 마음으로 3월을 맞이하는 우리
3월 첫날 아이들이 오기 전에 이름표를 만들며, 아이의 특징을 생각하고 이리저리 책상을 배치해보면서, 그 자리에 앉아 꿈을 키워갈 아이를 생각합니다. 새로 만날 아이와 함께 할 1년을 계획하며 설렘을 가슴 가득 채웁니다. 좋은 것, 아름다운 것으로 채워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함께 부대끼며 성장해 나갑니다.


우리 아이의 선생님은 누구일까 궁금해 하는 학부모님의 마음처럼, 선생님도 우리 아이의 학부모님은 어떤 분일까 궁금합니다. 학교에 다녀 온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학부모님은 선생님을 생각하고, 집에서 생활하다 학교에 온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은 학부모님을 생각합니다.


학부모와 선생님은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도록 같은 마음으로 양손을 잡아주는 사람들입니다. 좋은 씨앗을 고르기보다 튼실한 씨앗으로 자랄 수 있기를 소망하는 농부의 마음으로,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되어 3월을 맞이하는 우리는 선생님입니다.


출처 : 강원도교육청 강원교육e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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