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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뉴스

[그림책 시사] 지치고 힘든 선생님에게 '인생의 한 문장' 여유를!

김준호 경기 시흥 장곡중 교사/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운영자
김준호 경기 시흥 장곡중 교사/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운영자

[에듀인뉴스]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상호작용하며 삶을 이야기한다. 글이 이야기를 이끌고 그림이 밀어주고 때로는 그림이 이야기를 이끌며 글이 밀어주기도 한다. 글과 그림의 조화를 읽고 있노라면 누구나 그 아름다움에 빠져들게 된다.


그런데 가끔은 그림책 속 한 문장 또는 그림 한 장면이 유난히도 독자들의 마음을 울릴 때가 있다. 몇 번이고 읽어도 그 문장, 그 장면에서 손길이 멈춰진다.


여러분은 마음에 깊숙이 담아둔 그림책 속 문장, 장면이 있는가? 그림책 속 문장과 장면이 어떤 이에게는 삶이 지침이 되기도 하고 가끔은 우리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일로 힘든 시기에 그림책사랑교사모임 선생님들이 사랑하는 그림책 속 문장을 전하며 지친 선생님들에게 힘을 전하고자 한다.(그림책 장면은 저작권 문제로 공유할 수 없어 아쉽다.)


그림책 '두더지와 들쥐' 표지.(앙리 뫼니에 글, 벵자맹 쇼 저, 이슬아 역, 여유당, 2020)
그림책 '두더지와 들쥐' 표지.(앙리 뫼니에 글, 벵자맹 쇼 저, 이슬아 역, 여유당, 2020)

"너무 작은 것들까지 신경 쓰다가 중요한 걸 놓칠 수 있거든"<그림책 ‘두더지와 들쥐’>


눈이 어두워 잘 보지 못하지만 뛰어난 창의력을 지닌 두더지와 활달하고 열정적이지만 가끔 걱정이 지나칠 때가 있는 들쥐와의 우정을 다룬 그림책이다.


그림을 마무리하지 못할 것 같다며 걱정하는 들쥐를 위로하면서 두더지가 한 말이다.


한 동료 선생님은 학생들이 숙제하지 않은 것에 집중하고 아이와 학부모의 반응에 예민해져 건강이 안 좋아졌다. 정작 중요한 수업 준비를 잘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이 지칠 때면 작은 것에 예민해질 때가 많다. 지금 지치고 힘들지만 교육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그림책 '적당한 거리' 표지.(전소영 저, 달그림, 2019)
그림책 '적당한 거리' 표지.(전소영 저, 달그림, 2019)

"한 발짝 물러서 보면 돌봐야 할 때와 내버려 둬야 할 때를 알게 될 거야"< 그림책 ‘적당한 거리’>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적당한 물, 적당한 흙, 적당한 햇빛이 필요하다. 각 식물의 특성에 따라 필요한 물, 흙, 햇빛의 양은 다르다. 식물을 잘 키우고 싶어 무작정 많은 물, 흙, 햇빛을 주면 식물이 죽고 만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특성에 맞게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한 발짝 물러서 보며 돌봐야 할 때와 내버려 둬야 할 때를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림책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표지.(권정민 저, 보림, 2016)
그림책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표지.(권정민 저, 보림, 2016)

"힘들면 잠시 쉬어갈 것"<그림책 ‘지혜로운 멧돼지가 되기 위한 지침서’>


멧돼지 가족이 용감하고 유연하게 도시를 누비며 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멧돼지들이 배가 고파 음식물 쓰레기통을 뒤지는 장면 등을 볼 때면 안쓰러움이 생긴다.


그런데 그림책을 읽다 보면 어쩐지 멧돼지의 삶이 우리들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알게 된다. 멧돼지들이 집을 찾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지침서 내용 중 하나 ‘힘들면 잠시 쉬어갈 것’ 지금 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이다.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의 병행 등으로 잠시도 쉴 틈이 없는 교사들 너무나도 힘든 지금, 너무 힘들면 잠시 쉬어갔으면 좋겠다.


그림책 '이까짓 거!' 표지.(박현주 글/그림, 이야기꽃, 2019)
그림책 '이까짓 거!' 표지.(박현주 글/그림, 이야기꽃, 2019)

비가 온다. “이까짓 거!”<그림책 ‘이까짓 거!’>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려는 데 비가 내린다. 우산도 없는 어린아이는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한다. 그런데 그때 우산이 없는 친구가 가방을 머리 위로이고 빗속을 달린다. 아이는 친구를 따라 달린다. 달리다 보니 비 맞는 것이 별거 아님을 느낀다.


빗속을 달리며 아이는 외친다. “이까짓 거!”라고.


처음으로 겪는 일들에 좌절과 무력감이 드는 교사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히 이겨낼 것이다. 마음속으로 외쳐 보자. “이까짓 거!”


그림책 '엄마는 해녀입니다' 표지.(고희영 저, 난다, 2017)
그림책 '엄마는 해녀입니다' 표지.(고희영 저, 난다, 2017)

오늘 하루도 욕심내지 말고 딱 너의 숨만큼만 있다 오거라<그림책 ‘엄마는 해녀입니다’>


그림책 ‘엄마는 해녀입니다’는 제주도 해녀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다. 해녀들은 바다를 바다 밭으로 부른다. 꽃밭을 기른다는 마음으로 아름답게 가꾼다. 해녀들은 산소통을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기 숨만큼 머물면서 바다는 주는 만큼만 가져오자는 것이 해녀들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교사는 교실이라는 밭에서 학생들을 기른다. 교육적 열정이 교사의 욕심으로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의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되 그 결과는 학생에게 맡기는 교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표지.(하이케 팔러 저, 사계절, 2019)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표지.(하이케 팔러 저, 사계절, 2019)

“이제는 세상에 무심해졌구나. 달 한번 제대로 올려다보지 않네“<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책장을 넘길 때마다 0세부터 100세까지 나이에 마주할 삶의 순간들이 펼쳐진다. 작가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을 만나며 “살면서 무엇을 배우셨나요?”라고 물었고 그 답을 모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이제는 세상에 무심해졌구나. 달 한번 제대로 올려다보지 않네’는 56살 나이에 배운 사실이다. 너무나 바빠 달 한번 제대로 올려다볼 여유가 없는 교사들이다. 비록 시간적 여유가 없어 달 한번 제대로 올려다보지 못하고 있지만 세상에 대한 설렘을 간직했으면 좋겠다.


지치고 힘든 선생님들 삶이 힘들 때면 그림책을 펼쳐보자.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힘든 삶에 맞설 용기가 생길 것이다. 그림책을 읽으며 아름다운 문장에 자신의 마음을 건네 보자. 그림책 속 문장은 삶에 지친 우리의 마음에 위로와 위안을 건네줄 것이다.


그림책사랑교사모임은 그림책의 매력에 빠져 그림책으로 수업하며 생각하는 힘을 지닌 학생들을 길러내고, 마음을 열어주고 관계를 꽃피우는 교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의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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