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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환불 요구, 교육부ㆍ대학ㆍ학생 측 원만히 해결해야

코로나19 대란으로 팬데믹에 처해쳐 어려움을 겪은 대학가가 곧 여름방학을 맞는다. 유.초.중.고교에 비해 먼저 선제적으로 온라인원격교육 강의에 들어간 전국 각 대학들은 대부분 오는 6월 22일부터 6월 26일까지 학기말 평가를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게 된다. 어렵기는 하지만 전대미문의 '가보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 험준한 산 하나를 넘은 느낌이다.

 

그런데 한 학기를 마무리한 즈음에 전국 각 대학에 큰 난제가 발생했다. 즉 비대면(untact, contact) 강의ㆍ수업으로 1학기의 대부분을 보낸 학생들이 1학기 등록금을 반환하라고 교유당국과 대학 당국 등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학기 대학가의 큰 논란거리가 될 여지가 있어서 우려되고 있다.

 

학생들은 당연히 등록금에 포함된 도서관, 컴퓨터실, 강당, 체육관 등 편의시설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고 학습권을 침해받았다는 주장이다. 면대면 오프라인 강의를 전제로 한 등록금의 혜택의 일정 부분을 받지 못했다는 반론이다. 당연히 그 차액을 반환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200여개 대학 재학생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99.2%가 1학기 대학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압도적 비율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한국은 사교육비 공화국으로 정평이 있다. 더불어 대학 등록금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비싼 편이다. 올해 기준 한국의 4년제 대학 연평균 등록금은 672만원이다. 자연과학·공과·의과계열 학과의 연간 등록금은 1000만원 이상이다. 사이버대, 디지털대, 방송대 등의 연평균 등록금은 200여만원으로 단순비교해도 2-3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학생들은 1학기 동안 사이버대, 디지털대, 방송대식으로 온라인 수업을 들었으니, ‘반환’이 당연하다고 주장한다.현재 대학가의 학생 반응은 완강한 형편이다. 전국적 연대로 교육부와 대학 측에 강력한 요구를 할 태세다. 하지만, 교육부와 대학들은 1학기 등록금 반환에 대해 미온적이다. 대학은 교육부 눈치를 보고, 교육부는 대학에 책임전가를 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는 중이다.

 

사실 사립대학들은 등록금 반환 요구에 난감해 하고 있다. 재단전입금은 거의 없이 학생 등록금을 유일재원으로 써 오던 대다수 대학들은 ‘등록금 반환’ 요구에 교육부와 타 대학 눈치를 보며 묵묵부답이다. 더군다나 2019년 기준 전국 사립대학의 수익용 기본재산 총액은 10조 3732억원이지만 수익은 2999억원(수익률 2.9%)에 불과해 자산운용이 비효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부는 고육지책으로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를 2.0%에서 1.85%로 낮춰 주고 본인 또는 부모의 실직, 폐업 등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우선 지원하겠다는 정도가 전부다. 또 일부 대학은 정부재정지원금을 특별장학금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문제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적 방역의료 전문가들의 전망대로 코로나19가 마무리돼도 올 연말, 내년 초에 더 강력한 팬데믹이 도래하는 경우이다.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현실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지 못하면 한국의 대학 역시 미국처럼 2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번 대학 등록금 일부 반환을 일회성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기우이지만, 교육의 질을 고려한 학생들이 2학기에도 비대면 수업이 지속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 다수가 휴학 등으로 복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대학 사정이 더욱 어려워지고 교육당국, 대학, 학생들 간 갈등이 지속될 우려가 상존하다.

 

교육당국과 대학당국은 1학기가 끝나기 전에 등록금 반환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밝히는 등 학생들과 소통해야 한다. 교육당국, 대학당국, 학생 측 등 이해관계자 모두의 의견과 현실을 고려해 합당한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표준화된 등록금 산정으로 차액을 학생들에게 반환하고, 그 차액만큼 교육부가 대학에 재정 지원을 하는 방법이다. 다만, 추경 등 재원이 뒷받침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교육부는 향후 감염병 팬데믹이 재발할 가능성이 많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적 방역의료 전문가들의 전망에 비추어 이참에 오프라인 교육이 온라인원격교육으로 대체됐을 경우 등록금 등 재정 처리에 대한 준칙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그 규정대로 시행해야 한다. 사안이 생긴 뒤의 사후약방문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준칙, 규정을 마련해 그 매뉴얼대로 실행하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교육당국에서는 이번처럼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원격교육이 일상화된다는 점을 전제하면, 조속히 ‘온라인원격교육 매뉴얼가이드라인’에 이와 같은 등록금 환불 규정 등도 담아서 종합적인 온라인원격교육 매뉴얼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대란으로 인한 온라인원격교육 강의로 인한 대학생들의 등록금 일부 환불 요구가 교육당국, 대학당국, 학생 측의 원만한 조정으로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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