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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자연계 논술칼럼③ 논리적으로 빈틈없는 답안작성 훈련이 필요하다

[경기교육신문=경기교육신문] “문제가 쉬워서 답을 모두 맞히고 나왔는데 떨어졌대요

어떻게 된 건가요?”


따로 시간을 내어 논술을 준비하는 것에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의구심을 가진 학생이나 학부모가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들 중 하나이다. 실제로 정답을 모두 맞혔음에도 논술고사에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기도 할뿐더러, 수험생들은 주변에 그런 사례를 실제로 접하고 나면 역시 논술은 로또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심지어 그렇기 때문에 논술은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한다.요. 어떻게 된 건가요?”

하지만 저 질문에 대한 타당한 답변은 “그러니 논술을 준비할 필요가 없습니다”가 아니라, “정답만 맞추었기 때문에 떨어진 것입니다”이다. 그리고 이 결론이 지니는 중요한 함의는 결국 제대로 논술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합격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풀이과정 논리 빈약하면서 정답 맞힌 답안지보다

오답 냈으나 논증 꽉찬 답안지가 점수 더 높아

난이도 낮은 문제일수록 논리성이 평가 절대적 요소

답안 장단점 피드백 통해 논증력 키우는 훈련 필요

논술은 자신의 수학적・과학적 사고를 논증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서술과정의 논증과 무관하게 정답만 도출해 냈다고 해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풀이과정의 논리가 빈약한데 정답을 맞힌 답안지가 받을 수 있는 점수는, 오답을 냈으나 논증으로 꽉 찬 답안지가 받을 수 있는 점수에 결코 미치지 못한다.

논술은 논증 과정에 주된 배점사항을 두고 채점에 들어가므로, 논리가 없다면 채점할 것이 없으며, 점수를 줄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전자의 답안을 쓴 학생은 합격할 수 없으나, 후자의 답안을 쓴 학생은 합격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논술공부를 제대로 해 보지 못한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전자와 같은 답안을 작성하고 있다.

난이도가 낮은 문제일수록 정답률이 높으며, 그렇기에 풀이과정의 논리성은 평가의 절대적 요소가 된다. 쉬운 논술의 대표격인 성균관대의 논술 문제는 수능 문제에 비교한다면 어려운 3점에서 쉬운 4점 정도의 난이도이다. 성대 논술에 응시한 학생들 정도의 실력이라면 정답을 도출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성대는 2017학년도 논술 가이드북에서 논리적 답안 서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자연과학과 공학 학문 분야들은 특정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거나 타인을 설득시킬 때 논리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성대 논술에서는 각 문제에 대한 답안 도출 과정에서 논리적인 설명을 매우 중시합니다. … 답안이 적절하다 하더라도 풀이 과정이 제시되어 있지 않으면 높은 점수를 기대할 수 없습니다. … 논리성 결여가 감점의 가장 주된 요인입니다.” 모두가 정답을 낼 수 있는 쉬운 문제일수록 논리적 빈틈이 발생하지 않게 답안을 작성하여 감점 요인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다.

정답까지 도달했다면 그래도 수학실력이 있는 학생들일 텐데 풀이과정의 차이가 난다면 얼마나 나겠는가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의 답안을 첨삭하는 강사의 눈으로 보자면, 등수를 매길 수 있을 만큼의 커다란 차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자신의 착안을 완벽하게 논리화시키지 못하고 직관적이고 추상적인 상태로 남겨두던가, 필요한 논리를 자의적으로 생략하던가 하는 방식으로 답안에 논리적 구멍이 곳곳에 보인다.

수능형 문제풀이에 특화된 학생들 경우에는 스스로의 사고 과정에 이런 구멍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기 때문에, 논술 시험을 보고 나서 잘 풀었다고 만족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한 것이다. 이런 구멍들을 최대한 메우기 위해서는 논술 문제의 답안을 작성해 보고, 첨삭을 통해 자신의 답안의 장단점을 피드백 받는 방식으로 논증력을 키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논리적으로 차별화된 답안을 작성하기 위해 수학적 귀납법이나 귀류법과 같은 논증법을 학습하여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다면 합격선에 더 가까워진다.

마지막으로 아직 수학적 서술에 익숙하지 않아 답안 작성 시 어느 정도 수준으로 자세히 써야 적정한지 몰라 난감해 할 학생들을 위해, 다음 두 사항을 염두에 두고 답안을 작성해 보길 제안한다. △첫째, 대부분의 경우는 필요한 것보다 적게 써서 문제가 되기 때문에 논술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간략한 답안보다는 길고 자세한 답안을 쓰는 것이 더 낫다. △둘째, 수학실력이 자신보다 조금 못 한 친구가 해당 문제의 풀이를 물어봤을 때, 그 친구를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을 만큼 설명한다는 기분으로 답안을 작성하자. 그러면 답안에 어떤 내용을 서술하고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할지가 보일 것이다.

전혜윤 와이즈파인 논술학원 자연계 수리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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