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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문논술 칼럼③ 논술 실력은 고쳐 쓰기로 향상된다

자신의 답안 통째로 다시 쓰는 게 좋은 방법

[경기교육신문=경기교육신문] 통합 교과형 논술이 시행된 지 이제 10년이 되었다.

그런데 논술을 가르쳐 본 경험에 따르면 이렇게 기출문제만 주구장창 풀어대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지난 번 칼럼에서도 말했지만, 논술 문제 한 세트를 풀었으면 친구들과 교환하여 첨삭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학원에서도 보통 학생 답안을 1:1로 대면첨삭을 해 주곤 한다.그만큼 논술 연습을 할 수 있는 대학들의 기출문제가 많이 쌓여 있다. 이것은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1주일에 한 번 정도 논술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때마다 한 세트의 기출 문제를 풀곤 한다. 일반적으로 학원에서 수업 방식도 대부분이 이렇다.

보통은 여기에서 끝이다. 한 번 쓰고 자신의 글이 어떤지 평가 받고, 어떤 부분을 어떻게 수정해야 할지를 대략적으로 알고 나면 그 기출문제 학습을 끝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다. 논술학습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첨삭이 끝나고 나면 고쳐 쓰기 또는 다시 쓰기(re-writing)를 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기출문제만 많이 푸는 게 능사 아냐

문장 수정이나 삽입 정도는 잘못된 고쳐 쓰기

자신의 답안 통째로 다시 쓰는 게 좋은 방법

자신이 직접 쓴 글 잘 썼다는 평가 받아봐야

그렇다면 올바른 고쳐 쓰기의 방법은 무엇일까? 학생들은 첨삭된 답안지를 보고 문장을 수정하여 다시 쓰는 것을 고쳐 쓰기나 다시 쓰기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의 내용이 빠져서 그 내용만 삽입하면 고쳐 쓰기가 끝난 것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고쳐 쓰기의 방법이 아니다. 그런 문장 수정이나 삽입 정도라면 그것은 입으로 한 번 말해 보는 것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진정한 고쳐 쓰기는 자신의 답안을 통째로 고쳐 쓰는 것이다.

통째로 고쳐 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문제를 완전히 새로 푸는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공동으로 문제에 대한 논의를 했든, 혼자서 대학의 출제의도를 공부했든, 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든, 자신이 공부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분석부터 차근차근 다시 해 봐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답안의 개요도 통째로 다시 짜야 한다.

학생들의 답안을 첨삭해 보면, 일반적으로 제시문을 잘못 읽은 경우도 많고, 제시문은 제대로 독해해 냈다고 하더라도 분석적인 깊이를 보이지 못하는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이를 보완하여 보다 정확하고 심층적인 독해를 다시 수행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고쳐 쓰기를 해야 한다. 그러면 완전히 새로운 글이 나온다. 고쳐 쓰기는 곧 새로 한 번 더 써 보는 것이다!

고쳐 쓰기의 중요성은 사실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우리가 수학 실력 향상을 위해 틀린 문제를 반복해서 풀 듯, 논술도 첨삭을 바탕으로 충분히 복습한 다음 고쳐 쓰기를 해야 한다. 이러한 반복학습이 이루어져야 완벽한 글쓰기 실력을 갖출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글을 독해하는 방법, 분석한 독해를 실제 완결된 하나의 글로 완성하는 방법, 보다 효과적으로 문장을 구사하는 방법 등을 연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쳐 쓰기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학생들이 자신이 직접 쓴 글에서 대단히 잘 썼다는 평가를 받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한 글일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쓴 글 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이 발표한 예시 답안, 학원 선생님들이 나눠 주는 예시 답안, 인터넷에서 구할 수 있는 예시 답안들이 있을 것이고, 학생들은 그것들을 찾아서 공부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예시 답안을 읽어 보는 것만으로는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자기가 써 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좋은 글로 써 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고쳐 쓰기를 통해서 가능하다. 고쳐 쓰기로 좋은 글이 나왔을 때, 이때 자신이 글을 어떻게 썼기에 좋은 글을 쓸 수 있었는지를 바둑에서처럼 복기해야 한다. 그때의 그 느낌을 기억하며 그 방법을 새로운 글을 쓸 때에도 적용해야 글쓰기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다.

단순히 기출문제만 많이 푸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는 다양한 문제를 접하게 해 준다는 이점은 있지만, 완벽한 글쓰기의 실력을 위한 지름길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기출문제에만 집착하는 것은 자신의 논술 답안 작성 오류를 반복할 수 있음을 명심하자하는 것에 불과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논술 학습은 같은 문제를 최소한 두 번 이상 쓰도록 하자. 처음에는 실전으로 시간을 재고 풀고, 두 번째는 복습과 첨삭된 내용을 바탕으로 완벽한 글을 써 보자. 그러면 여러분도 모르게 실력이 향상되었음을 느낄 것이다.

이명순 와이즈파인 논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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