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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오묘한 오뮤(오페라&뮤지컬) 산책] '사드코'와 '예브게니 오네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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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코' 앨범 표지


 문화와 예술의 영역에 있어 러시아는 큰 산맥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라는 대문호뿐 아니라 체호프와 투르게네프, 고골리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러시아 문학의 힘을 보여줍니다. 음악에 있어서는 차이코프스크, 림스키 코르사코프 등의 작곡가들이 러시아를 넘어 유럽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러시아의 광활한 대지와 차가움이 전하는 우울함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유럽의 보편적인 색채를 공유하면서 동시에 러시아 고유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오페라 작품 '사드코'와 '예브게니 오네긴'은 사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아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품의 내용을 가만히 보면 어디서 읽어본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문화적인 보편성과 함께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조금은 새로운 세계를 함께 만나보시죠. 

▲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사드코'


 많은 작품들의 경우 제목은 익숙하게 느껴지는데, '사드코'는 낯설어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유명한 곡 ‘인도인의 노래’를 들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고, 스토리를 들어보면 어디선가 들어봤던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러시아의 전설을 바탕으로 한 한 이 작품은 모험과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작품을 접하다 보면 여러 작품들과 이야기가 함께 떠오르게 되는데요. 그만큼 보편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작품의 작곡가는 러시아의 음악가 림스키코르사코프(Ри́мский-Ко́рсаков, 1844-1908)는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해군 학교에 들어갔고 밀리 발라키레프의 음악 클럽 활동을 하면서 음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습니다. 발라키레프는 림스키코르사코프가 음악가로 성장하는 데 큰 영향을 줍니다. 군에 복무하는 동안 림스키코르사코프는 러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교향곡을 썼고, 다양한 분야의 작곡 활동을 합니다.

그는 러시아 교회 음악과 민요 등을 현대적 화성과 관현악법으로 처리하는 형식을 써서 '근대 러시아 음악파'를 이루게 됩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교향 조곡 '천일야화', 오페라 '사드코' '금계' 등을 남겼습니다. 

주인공이면서 작품의 이름이기도 한 ‘사드코’. 그는 모험을 좋아하는 성격 탓에 한곳에 머무르지 못하고 떠돕니다. 어르신들은 ‘역마살’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이러한 모험의 구조는 이야기에서 보편적으로 활용됩니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알려진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이러한 구조는 확인되는데요. 세상의 권력을 모두 갖게 되지만 불노불사를 꿈꾸며 여행을 떠나는 길가메시, 그리스 신화의 오디세우스도 모험을 떠납니다. 무언가 새로운 세계를 갈망한다는 것은 인간 내면의 보편적 심리가 아닐까요?

사드코는 이르멘 호수에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노래를 부릅니다. 바다 제왕의 딸 볼호바가 감동을 받아 둘은 사랑에 빠집니다. 인간과 천상계(혹은 바다)의 신비한 대상이 사랑에 빠진다는 구조 역시 보편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패턴인데요. 이야기 자체에 흥미를 줄 뿐만 아니라 극적인 전개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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