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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연기에 온라인 수업까지…코로나19로 숨 가빴던 1학기

-4차례 개학연기 끝에 등교…학교 현장은 혼란
-온라인 수업 기반 마련은 성과로 꼽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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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DB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1학기 학교 현장에서는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일상이 펼쳐졌다. 개학이 수차례 연기되고 보육 대란이나 방역 문제 등 새로운 숙제가 나온 1학기였다. 반면 온라인 수업이 현장에 도입되며 미래교육 트렌드 정착이 앞당겨졌다는 평가도 있다.

코로나19는 학교 현장의 모습을 바꿨다. 지난 2월 대구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터지자 교육부는 고심 끝에 등교연기를 결정하고 전국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특수학교 등교일을 3월9일로 1주 늦췄다.

하지만 개학은 이후에도 계속 미뤄지며 3차례 더 연기한 끝에 지난 4월9일 순차적 온라인 개학이 실시됐다. 대학교와 대학원은 자체적으로 일정을 짜 온라인 개강을 실시했다. 실제 학교에 가지는 않지만 온라인으로 오프라인 수업을 대체하는 형태였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수업 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교사와 교수들은 물론, 학생과 학부모도 처음 겪는 사태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원활한 접속을 위한 장비나 출석, 평가 등 다양한 요소에서 우려가 나왔고, 실제로 'EBS 온라인클래스'가 먹통이 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특히 온라인 개학 이전부터 교육계에서는 교육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부모의 경제적 여력과 주거 지역에 따른 온라인 수업 인프라 차이 등이 더 도드라질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지난 5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수업으로 인해 부모의 학력과 경제력이 학생들에 교육격차에 더 큰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주장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62.0%(매우 동의 24.2%, 동의하는 편 37.7%)로,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 32.4%(동의하지 않는 편 22.3%, 매우 동의하지 않음 10.1%)보다 2배가량 높게 집계됐다. 제공되는 온라인 수업만으로 학생들이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65.4%가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실제 지난 6월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이 같은 우려는 일부 현실로 나타났다. 절대평가인 영어영역 1등급 학생 비율은 8.7%로 지난해 수능(7.4%)보다 소폭 증가했다. 반면 중위권으로 분류되는 2∼4등급 학생 비율은 모두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 등이 진행된 상황에서 중하위권 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주요한 배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영어에서 시작된 학력격차가 다른 과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학력격차뿐 아니라 돌봄 문제도 이슈였다. 특히 상대적으로 돌봄이 더 필요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는 온라인 개학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다. 온라인 개학이 ‘부모 개학’이라는 우스개까지 돌았다. 학부모가 같이 온라인 수업에 매달려 컴퓨터 접속이나 과제물 제출 과정 등을 도와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4월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시행됐지만, 이 또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등교개학 연기로 학생이 시험 시간표에 따라 스스로 문제를 푸는 ‘재택 시험’ 형태로 치러지고 성적 산출도 하지 않았다. 교실에서 시험을 치르지 않는 만큼 학생들의 긴장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 사실상 자신의 실력을 확인하는 모의고사의 의미는 희석됐다.

5월에는 드디어 순차적 등교개학이 이뤄졌다. 5월 20일 고3을 시작으로 27일에는 고2·중3·초등 1~2·유치원생이 등교했다. 이어 6월 3일에는 고1·중2·초3~4, 같은 달 8일에는 마지막으로 중1·초5~6이 등교개학했다.

그러나 지역사회 감염 확산으로 ‘등교중지’ 조치가 내려진 학교가 전국에서 속출했다. 학생 감염자도 나왔다. 대학의 경우 온라인 개강만 이뤄진 만큼 대학생들은 제대로 된 교육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는 취지에서 등록금 환불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등 1학기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



◇온라인 수업 기반 마련은 성과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부작용만 낳았던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온라인 수업의 기반 마련 등 미래교육 시스템 도입을 앞당겼다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학기 초반 혼란은 겪었지만 이제까지 적용이 쉽지 않던 온라인 수업이 학교현장에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이제 온라인 수업이 더는 낯설지 않게 됐다”며 “학교에서 실제 시행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온라인 수업은 교수와 교사의 교수법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공개된 강의(수업)이기 때문에 더욱 수업의 질과 방법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을 것”이라고 되짚었다. 다운로드나 유튜브 등으로 학교 밖까지 수업이 공개되는 만큼, 수업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노력을 더 기울이는 계기가 됐다는 뜻이다.

오는 2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온라인 수업이 현장에 더 안착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교육효과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쌍방향 수업’이 더 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도니다.

온라인 수업은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쌍방향형, 동영상 수업을 보고 토론하는 콘텐츠 활용형, 독후감 등 과제를 내주는 과제 수행형 등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실시간 쌍방향형과 달리 콘텐츠형과 과제형은 교사가 단방향으로 동영상 콘텐츠나 과제를 내주는 유형이다. 교육계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소통하는 쌍방향형이 상대적으로 교육효과가 높은 것으로 본다.

박 교수는  “단순한 자료 제공 형태나 녹화 수업이 아닌 실시간 소통 방식 수업(쌍방향 수업)의 비중을 일정 정도 정해 의무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게 해야 교육효과를 십분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2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이 병행되면서 생길 수 있는 학생 간 학습격차 문제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며 “국가와 교육청, 지방자치단체 등이 협력해 (온라인 수업 인프라를 갖춘) 지역학습공간을 만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신 본부장은 “(온라인 수업 준비를 위한) 교사들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는 게 숙제”라며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제작하고 전달하는 데 필요한 기기 등 인프라 문제도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2학기에 실시간 쌍방향 수업 비중을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최근 부산국제외국어고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과정 재구성, 실시간 쌍방향 수업 확대, 교원 원격 수업 역량 강화 지원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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