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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문논술 칼럼④ 논술 실력, ‘개논비 사고법’으로 사고력 키워라

개념적•논리적•비판적 사고가 필요

[경기교육신문=경기교육신문 ]지난 세 번의 칼럼은 논술 학습을 위한 계획과 관련된 것이다. 첫 번째 칼럼에서는 논술 전형을 선택할지에 관해, 두 번째 칼럼에서는 논술 전형을 지원하기로 했다면 충분한 논술 학습 시간의 확보에 대해, 그리고 세 번째 칼럼에서는 고쳐 쓰기의 중요성을 다루었다. 이제는 논술 실력 향상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본격적으로 이야기해 보자.

 논술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사고력이 향상되지 않은 채로 기출문제만 풀다 보면 동일한 문제를 반복해서 드러내게 된다. 다시 말해 문제 풀이 기술만 익힌다고 논술을 잘하지는 못한다. 수학 문제의 유형별 푸는 방법만을 익힌 학생들이 약간의 변형된 문제가 출제되어도 풀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는 수학 실력을 진정으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논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논술 기출 문제만을 반복하게 풀며 그에 익숙해지기만을 목표로 삼는다면, 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근본적인 실력 향상이 없다면 그런 논술학습은 사상누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논술에서의 사고력이란 무엇인가? 필자는 이를 ‘개논비 사고법’이라 말한다. 개논비 사고법이란 개념적•논리적•비판적 사고를 말한다. 이 중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논리적 사고이다. 논술이 논리적 글쓰기인 만큼 논리적 사고가 중심이 되는 것은 당연한 말일 게다. 그러다 보니 논리적 사고는 많이 강조되는 반면 개념적 사고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개념적 사고는 논리적 사고의 전개를 위해 더욱 근본이 되는 사고임을 명심해야 한다.

 개념적 사고가 왜 중요한지, 실제 논술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펴보자.

 좀 지난 문제이지만, 연세대 2010학년도 예시 문제에서 ‘이타적 행위’를 주제로 한 논술 문제가 출제되었다. 세 제시문을 비교하는 문제였는데, 첫 번째 제시문에서는 이성적 반추는 이기심을 강화시킨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성은 이타적 행위를 방해하는 요소라고 파악할 수 있다. 첫 번째 제시문에 이 내용이 너무나 분명하게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은 이 내용을 잘 찾아서 서술한다. 그런데 두 번째 제시문과 세 번째 제시문에서는 ‘이성’이라는 단어도 나오지 않고, ‘합리성’이라는 단어도 나오지 않는다.

 세 제시문을 비교하는 문제에서 첫 번째 제시문에서는 이성이 이타적 행위를 방해한다는 내용을 찾았다면, 나머지 두 제시문에서도 그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를 찾아야 하는데, 직접적으로 ‘이성’이라는 단어가 없기에 학생들은 이 내용을 그냥 누락시켜 버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찾을 것인가? 우리는 ‘이성’의 개념을 물어야 한다. 이성은 이치를 사고하는 능력을 가리키고, 보다 좁은 의미로는 효율적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는 사고 능력, 즉 계산에 기초한 이해타산적 사고 능력을 가리킨다. 우리는 이런 사고 능력에 부합할 때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개념을 알고 있다면, 다른 제시문들에서도 이런 내용들이 있는지를 찾아야 한다.

 두 번째 제시문에서는 타인에게 사랑받고자 하는 욕망으로 인해 자신의 이익을 기꺼이 희생한다는 내용이 나오고, 세 번째 제시문에서는 자신으로부터 피를 나눠받고 이를 되갚은 박쥐에게만 또 다시 잉여의 피를 나눠주는 흡혈박쥐들의 맞대응 게임이 소개된다. 이 내용들은 모두 합리적 행위이다. 즉 이성적으로 계산된 행위인 것이다. 그러므로 첫 번째 제시문 이외의 나머지 제시문에도 이성이라는 개념적 요소가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이 단어의 뜻은 뭘까?’라는 질문을 통해 개념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개념적 사고이다. 이 개념적 사고를 활용하면 제시문을 보다 깊이 있고 풍부하게 읽을 수 있다. 그만큼 답안이 풍성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논증적 사고 이전에 학생들은 개념이 무엇인지 묻는 개념적 사고를 하도록 하자.

 이는 비단 연세대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들의 논술 문제에도 적용되는 가장 기본적인 사고력이다. 그리고 개념적 사고를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은 사회탐구 교과, 특히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사회문화 등의 주요 개념들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면 논술과 사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명순

와이즈파인 논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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