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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중심 교육과정] '융합형 교육' 성공 위해 꼭 필요한 4가지

-온라인 교육으로 양극화 심화
-'블렌디드 러닝' 성공하려면?
-수행평가 실질 반영 비율 확대, 지필고사 비율 축소, 학기당 학생 이수 교과목수 줄여야
-획일화된 생기부 세특 글자수도 교과 이수 단위에 맞춰 차별화해야

*사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향후 코로나 19가 종식되더라도 등교수업만으로 이뤄지던 시대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 부총리는 미래 교육의 방향성으로 대면 수업에 원격 학습을 결합한 ‘융합형 교육’을 강조하며, 이달 말까지 유·초·중·고교는 물론 대학까지 아우르는 미래 교육 실현 로드맵과 변화된 2022 개정 교육과정 초안도 제시하겠다고 했다. 

좋은 이야기이다. 코로나 온라인 수업을 외형적으로 보면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현재 학업 성적 관리 규정에 의한 출석 2/3 채우기로 보면 성공적이다. 사상 초유 온라인 수업 환경에 맞는 학사 운영을 했다. 심지어 1주일 후 수강을 해도 출석으로 인정했다.

물론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는 물리적 조건을 갖추기 어려운 친구들이 있다. 이들에 대한 배려는 필요했다. 그러나 물리적 조건에 따른 구분이 없이 광범위한 예외 조건을 인정하면서 온라인 수업을 운영했다.

동영상을 시청해도 그만 보지 않아도 그만이었다. 온라인 수업에 따른 수행평가 규정은 허술하기만 했다. 일단 쌍방향 수업이 아니면 평가는 물론 생활기록부 기록도 할 수 없었다. 

동영상 조건도 마찬가지였다. EBS가 제공하는 동영상을 기본으로 하든 교사가 개별 촬영을 하든 아니면 별도 동영상을 이용하든 모두 인정해줬다. 그래서 등교 개학 이후 학교에서는 지난 온라인 수업 내용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가 대다수였다.

진도가 지극히 빠를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중하위권 학생들을 위한 피드백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1, 2차 정기고사를 위한 교육과정 운영에 급급했다. 

‘K-에듀’라는 외형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모두가 주지하는 것처럼 학력의 양극화로 나타났다. 상위권 친구들은 가정에서의 특별한 배려와 학업에 대한 개인적인 강한 신념으로 온라인 수업을 이수했다.

아니 실제로는 수업을 열어 놓고 다른 문제 풀이를 했을 우려도 있다. 수업 결과가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부터는 그 현상이 더 심화됐을 것이다. 사교육을 더 열심히 했을 수도 있다. 상위권마저도 이런 추측이 가능한데 중하위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블렌디드 러닝' 현장 적용 어려워 


교육부 장관이 2학기 융합형 교육으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강조한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살펴보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고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수업 내용을 확인하고 학생 중심 발표나 토론 그리고 프로젝트 수업 등을 설계하고 있다. 얼핏 거꾸로 수업에서 착안한 느낌이 강하다. 얼핏 그렇게 어렵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학생들이나 교사들이 느끼는 강도는 다르다. 교사 입장에서도 융합형 수업을 하려면 가능한 동영상을 개인적으로 아니면 교과 교사들이 합동으로 연출해 촬영해야 한다. 한창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다시 등교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수업과 전혀 다른 수업을 설계해야만 한다. 즉 수업 지도안을 2개 이상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물을 매시간 기록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교사의 고통은 학생들의 어려움에 비교하면 고통이 아니다. 학생들은 동영상을 별도로 듣고 등교수업도 준비해야만 한다. 결국은 온라인 수업 1시간을 듣고 1시간을 평가하는 시스템인데, 교과목이 현재와 같이 많은 상황에서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상상 이상으로 가중될 수 있다.

1학기 동안 열심히 수업해도 평상시 수업이 평가에 반영되는 비율이 40% 정도에 불과하다면 학생들의 학습 욕구를 증가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융합형 교육의 성공적 실시를 위해서는 수행평가의 실질 반영 비율 향상과 지필고사 비율 축소, 학기당 이수 단위 조정을 통한 학생 이수 교과목수의 적정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아울러 500자로 획일화돼 있는 과목별 학교생활기록부 세부특기사항 기록 글자수의 교과 이수 단위에 따른 차별화가 전제돼야만 한다. 

온라인 수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많은 담론만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의 관련 교육과정 운영에 따른 어려움과 학업 성적 관리 규정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교육부 장관이 꿈꾸는 융합형 교육의 성공적인 안착과 학력 격차 해소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새로운 학업성적관리규정 개정지침이 내려왔다. 핵심은 “감염병의 전국적 유행 등 국가 재난에 준하는 상황에서는 지필 평가 또는 수행평가만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장관이 언급한 융합형 교육의 목표와는 전혀 다른 개정 지침이다. 특별한 언급이 없이 학교 자율로 평가를 실시한다면 단위 학교에서는 당연히 지필고사 100%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상황에서는 학생이나 교사 모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마, 생활기록부 전원 기록이라는 지침도 한시적으로 유예될 가능성도 보인다. 

‘연목구어(緣木求魚)’라는 사자성어가 자꾸 눈앞에 아른거린다. 

*에듀진 기사 URL: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5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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