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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 리포터] 중등교사가 본 사범대학의 장단점, 교원양성체제 개편 선행조건은?

류방란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이 지난달 24일 국가교육회의가 수원 경기도교육청에서 개최한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 수도권 경청회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국가교육회의)
류방란 국가교육회의 전문위원이 지난달 24일 국가교육회의가 수원 경기도교육청에서 개최한 교원양성체제 발전방향 모색 수도권 경청회에서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사진=국가교육회의)

[에듀인뉴스] 교원양성체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현재 교원양성은 초등교사와 중등교사를 구분해서 뽑는다. 초등교사는 교육대학교가, 중등교사는 일반대학의 단과대인 사범대학, 혹은 교직이수를 통해서 양성한다. 


교사를 뽑는 방식이 투트랙이라는 것은 교원양성체제를 논의할 때 이 투트랙에 대해 명확히 알고 얘기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자면 기존의 초등임용체제의 장점과 단점, 중등임용체제의 장점과 단점을 먼저 분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경험, 혹은 학습한 사람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중등교사인 나는 교대의 커리큘럼과 초등교사들의 경험을 전혀 모른다. 이는 초등교사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초등교사와의 교류를 통해 어렴풋이 짐작은 가능하지만, 그들이 4년간 경험한 폭과 깊이를 전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사범대학에 다니면서 느낀 중등 교원양성체제의 장점과 문제점을 몇 가지 적어보고자 한다. 다만 졸업한지 7년이 지나서, 현재의 커리큘럼과 다를 수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우선 단점들은 분명하다.


첫째, 4년간의 대학공부가 임용시험과 동떨어져있다.


이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대학 4년의 학점이 임용시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고, 대학교의 수업이 임용시험 내용과 괴리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마치 수능이 고등학교 교육을 잡아먹듯, 임용시험이 대학교 강의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되어버린다.


그 결과 학생들은 임용시험과 관계 깊은 과목은 열심히 공부하고, 그렇지 않은 과목은 등한시했다. 동시에 이는 사범대학생들을 노량진으로 내모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둘째, 예비교사로서 거리가 있는 수업들이 많았다.


대체로 사범대의 커리큘럼은 교과내용학과 교과교육학이 있다. 그런데 교수님들의 상당수는 '교과교육'이 아니라 '교과내용'의 교수였다.


교과내용학의 대부분은 교육자를 기르는 내용이라기보다는 전문지식들을 전달하는 내용들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전공내용의 깊이는 있을지언정 교사로서의 공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교사로서 당락을 가르는 임용시험은 이런 깊이 있는 전문지식에서 나오다보니, 결국 디테일한 공부에 매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 결과 교사로서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셋째, 대학에서 배우고 임용시험으로 공부한 내용은 중학교와는 좀 동떨어져 있다.


처음 교사 임용이 되고나서 중학교에 발령받아 도덕책을 폈을 때, 나는 왜 대학에서 심성론과 인간론같은 것을 공부했나 자괴감이 들었다.


물론 지금에 와서 보면 깊이있는 학문적 배경을 바탕으로 쉬운 내용의 위계를 파악하고 질서있게 가르칠 수도 있으나, 그 당시는 허탈감이 가득했다.


임용시험에 대한 준비나, 학문적 내용으로 보았을 때 사범대학은 고등학교 교사에 비해 중학교 교사 양성에 적합한지 의문이다. 


넷째, 학교현장에서 실제로 해야할 일과 동떨어진 교육들이 많다.


교직실무라든지 교육실습 등은 이를 보완하기 위한 과목이지만, 지나치게 이론적이어서 실제로 현장에서 해야할 일들과는 거리가 있다. 이는 교육학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하다.


내가 교사 생활동안 가장 많이 했던 일들인 학생상담, 학교폭력예방, 학생지도, neis업무 등 어느 하나 사범대의 커리큘럼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다음으론 장점을 살펴보자.


첫째, 종합대학의 단과대학에 속해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학문을 넘나들 수 있었다.


반드시 사범대 내의 학과 수업이 아니더라도 교양수업이나 다른 단과대학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관심사를 넓혀 듣는 장점이 있었다. 이는 교사가 좀 더 다양한 교양을 쌓고 내면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일괄적인 교사양성으로는 중고등학교에서 학생의 다양한 진로에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열린 교육과정이 가져다주는 장점이 분명히 있다. 


둘째, 깊이 있는 공부가 가능하다.


중등교사는 기본적으로 교과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종합대학이기 때문에 윤리교육수업으로 모자란 것은 철학과 수업을 듣는다든지 반드시 교사로서의 공부가 아니더라도 지식에 대한 깊이를 쌓을 수 있었다.  


셋째, 자유로운 교류가 가능하다.


대체로 사범대학 내의 친구들과 친해지기 마련이지만, 타 단과대학생들과 마음껏 교류가 가능하다. 사범대학 4년의 시간이 교사 임용에 영향을 끼치거나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껏 4년이라는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종합대학 체제가 갖는 장점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물론, 타학과 학생들의 진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이는 교사로서 진학 및 진로상담에 큰 장점이 된다.  


넷째, 이탈 및 진입이 가능하다.


사범대학 졸업 = 중등교사의 공식이 이루어지기 어려운만큼 대학재학 기간동안 끊임없이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이는 사범대학의 측면에서만 보면 교육체제확립에 어려움을 겪지만 19살 때의 꿈으로 대학에 진학했을 때 4년간 오로지 교사가 되기 위한 교육만을 받는 것이 개인으로 따졌을 때 반드시 적절한지 의문이다.


현재 사범대학 체제는 언제든지 교사가 아닌 다른 진로로 이탈이 가능하다. 반대로 사범대학이 아니었던 이들도 교직 이수 등으로 교사로 진입이 가능하다. 이는 19살 때 교사가 되기를 마음먹었기 때문에 무조건 교사가 되는 것이 아닌, 4년간 대학에서 여러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보다 뜻 있는 교사를 낳는 것이다. 


교원양성체제 개편은 보다 우수한 교사를 길러내기 위한 방안이다. 교원양성체제의 문제점만을 지적하다보면, 결과적으로 기존 교원양성체제에서 길러진 현재 교사들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다고 기계적으로 장점을 찾아낼 필요도 없다.


현재 존재하는 교원양성체제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하게 분석하고 그 다음 발자국을 내딛었으면 한다.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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