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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춘기와 사추기, 호르몬의 대충돌!

호르몬 변화로 살펴보는 부모와 자녀의 공통점

  
 

부모와 자녀 다툼의 배후
"싫어!" "저리 가!" "귀찮아!" "내가 알아서 할 거야." "내 인생이야! 엄마가 무슨 상관이야?" "제발 이래라 저래라 간섭 좀 하지 마!" "공부하란 소리 좀 그만해! 지겨워."

  

▲ 김향숙 박사(행복발전소, 힐링센터 바디앤마인드 대표)


사춘기 자녀가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말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해독할 수 없는 외계어다. 서운하다. 무시당한 느낌이다. 애지중지 키워놨더니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배신감이 물밀 듯 밀려온다. 갑자기 마음 한구석이 텅 빈 것 같다. 허전함이 몰려와 앞이 캄캄하다.

가만 당할 수는 없다. 반격을 개시한다.

“이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기껏 고생하며 키워놨더니 말버릇 좀 봐. 네 인생이 어떻게 네 것이냐, 내 것이지. 그리고 엄마가 말하면 들어야지 어디 감히 말대꾸야? 엄마 말이 말 같지 않아? 그리고 너 지금 엄마 무시하는 거지? 말해 봐! 무시하는 거잖아. 도대체 왜 이래?”

이때 자녀들이 하는 말이 있다. “몰라요!”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건 엄마도 마찬가지다. 왜 아이랑 말만 하면 싸우게 되는지, 그리고 왜 이렇게 허전하고 서운한지. 반항하는 자녀와 무시당한다고 해석하는 부모! 그 배후에 호르몬의 대충돌이 있다.


사춘기와 사추기, 알고 보면 ‘동병상련’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다. 중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중년기를 잘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중년은 사춘기(思春期)의 복사판이다. 증상이 비슷하다. 때문에 중년기를 제2의 사춘기, 혹은 사추기(思秋期)라 부른다.

사춘기는 신체적인 변화부터 시작된다. 갑자기 변한 목소리,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솟아 있는 턱수염, 예고도 없이 찾아온 생리, 솟아오르는 가슴, 근육 등. 사춘기가 변화하는 육체 때문에 혼돈스러워 한다면 사추기는 허물어져 가는 육체 때문에 절망하는 시기다.

늘어만 가는 얼굴의 주름살, 희끗희끗 솟아나는 흰머리, 탄력을 잃어 가는 피부, 처지는 뱃가죽, 검버섯, 이중 턱이 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그래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죽음을 건너다보게 된다. 여성의 경우 신체적 퇴락과 함께 생리가 멎게 된다.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다. 갑자기 숨이 가빠지고 힘에 부친다. 물만 먹는데도 몸이 불어나고 쉬 피로해 진다.

정서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사춘기에는 심리적, 정신적으로 독립심이 강해지고 자아의식이 강하게 나타난다. 정서상태가 예민해 지고 주위 환경의 영향에 따라 동요되기 쉽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다. 고독과 사색을 즐기고 개인과 사회 속에서 모순과 혼란을 느끼며 갈등하게 된다. 한마디로 자아정체감의 위기에 빠져드는 시기이다. 사추기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위기는 자아 정체성의 재확립이 실패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즉 신체적 노화 및 사회 내에서의 자아실현에 대한 불만과 함께 찾아오는 정서적 불안과 갈등은 자기 자신이 무가치한 존재이며 자신의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지게 하며, 권태와 불안, 의욕상실 등의 정서적 위기를 맞게 된다.

그래서 공황장애에다 강박 장애, 우울증 장애, 감정부전 장애 등을 경험하는 시기이다. 어느 날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온다. 그래서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 어디 멀리 떠나 가출이라도 하고 싶다.

그뿐이 아니다. 사춘기는 성에 눈뜨는 시기이다. 갑자기 이성이 그리워지고 로맨스를 꿈꾼다. 동성보다는 이성에 마음이 끌린다. 데이트를 해보고 싶어 한다. 옷차림에 깊은 관심을 가지며 멋을 부린다, 남이 자신의 남성다움과 여성스러움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사추기도 마찬가지다. 이성적인 유혹이 가장 강렬한 시기이다. 따분하던 결혼생활의 활력을 찾아보려 한다. 성의 환상에 빠져드는 시기이다. 외도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이다.


  
▲ 평택대학교 입학처 http://goo.gl/U8HF3S



사춘기 아이들에게서 중년의 나를 들여다보라
사추기 부모와 사춘기 자녀가 같은 지점에서 만났다. 호르몬의 변화라는 급류에 휩쓸려가며 갑자기 변한 서로를 이해 못하겠다며 비난을 퍼붓고 있다. 배후에 숨겨진 호르몬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사람이 변한 것이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증상임을 알고 나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이해가 되면 다툼은 사라진다. 아울러 바로 이 사춘기 아이들을 통해 중년인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사춘기 자녀가 있음으로 해서 느슨해지던 마음이 조여지고 흐트러지던 삶의 태도가 추슬러진다.

그들이야말로 중년의 나를 비추어 주는 백미러인 셈이다. 사춘기 자녀는 중년기 부모를 지켜내는 안전장치이다. 알고 보면 호르몬의 대충돌, 참 고맙다.


김향숙 대표는 교육학 박사로 행복발전소(www.hifamily.net)와 힐링센터 바디앤마인드의 대표를 맡고 있다. 하이패밀리 가정사역 MBA원장이며 부모교육 및 상담전문가이다. SBS TV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MBN <부부수업 파뿌리> 등 다수의 방송매체에 출연했다.



*본 기사는 <나침반 36.5도> 2017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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