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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전 대통령 ‘창업활성화’, 대학에 펀드형태로 조성해 ‘논란’

교육부, 160억 규모 '대학창업펀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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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DB.

정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창업활성화 방안을 실천하기 위해 대학에 펀드 형성을 조성해 진행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일각에서 “5월 9일 장미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교육부를 중심으로 한 정부 당국이 무리하게 ‘끼워 넣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와 미래창조부·중소기업청은 6일 ‘대학창업펀드 조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160억원 규모의 대학창업펀드를 조성해 학생 창업기업을 처음으로 지원하는 것. 이는 지난달 27일 황교안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제3차 창업 활성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대학발 창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다. 

앞서 장부 당국은 대학을 창업 거점으로 삼고, 대학 패러다임을 창업 중심으로 전환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기술창업을 활성화하는 한편 창업 중심의 교육과정과 학사제도, 창업 친화형 교원 인사제도 등을 마련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올해 정부 120억원, 대학 40억원 등 총 160원 규모로 조성되는 대학창업펀드를 활용해 대학(원)생들이 실패 부담 없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펀드는 대학과 동문 등 민간에서 25%, 정부가 75%를 출자한다. 조성된 펀드는 대학 내 기술사업화를 전담하는 기술지주회사와 민간 전문투자자인 전문엔젤이 운용하며, 대학 내 창업기업 위주(투자액 중 75% 이상)로 투자하게 된다.

그러나 교수단체를 포함한 대학가에서는 “정치권과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교육부 해체론'이 대두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새로운 재정관련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적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장은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취·창업을 중심으로 한 대학 환경이 바뀌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 대선이 치러지면 교육부 등 정부 개편은 물론이고 새로운 고등교육 정책도 바뀔 것이다. 대학은 그에 맞춰 교육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 정상인데, 지금 창업 관련 사업을 낸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오히려 대학에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장은 “정부가 대학재정지원관련 방식을 하향식(Top-down)에서 상향식(Bottom-up)으로 전면 개편했는데, 창업관련 펀드는 이것을 역행하는 방향”이라며 “또 대학들은 펀드에 선정되려고 계획서를 쓰며 시간을 허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소 4개에서 16개 대학이 선정될 예정이다. 여건을 감안할 때 최소 4개에서 7~8개 정도의 펀드가 조성될 것으로 교육부는 예상했다. 

창업 일선에 있는 대학교수들도 반기는 않았다. 최상현 충북대 산학협력부단장은 “대학 내 주요한 기능 중 하나는 연구다. 그 연구에서 비롯해 기술 상용화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교수에게 강요하는 것은 지금도 굉장히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것을 직접적으로 정책화시킨다면 대학이 오히려 ‘취업, 창업사관학교화’ 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과학기술원 총장 임용 시 성과계약서에 ‘창업활성화’를 주요 항목으로 포함하기로 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과학기술원 한 교수는 “과학기술원은 말 그대로 미래부 산하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이다. 창업은 대학의 교육에서 나올 수 있는 이차적인 성과라고 본다”며 “그것을 대학 총장의 임용항목으로 포함한다는 것은 이공계 대학을 ‘창업계’ 대학으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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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창업펀드. /교육부
한편, 교육부 취업창업교육지원과 관계자는 “대학이 대학창업펀드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의 재정이 탄탄해야 한다. 두 번째로는 운용할 역량이 있어야 한다”며 “산학협력이나 창업을 꾸준히 해오고, 창업 가능성이 큰 좋은 기술을 보유한 대학이 선정에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대학창업펀드를 기획한 것은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이 대출이 아닌 투자를 통해 패해도 재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정부는 2013년부터 대학창업교육 5개년 계획을 추진하면서 창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해왔다. 

청년위원회 조사로는, 대학(원)생들이 창업을 시도하다 중도포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본·공간 등 인프라 부족(34.4%)이다. 낮은 성공성(26.4%)과 실패 후 재기 기회 부족(17.1%)도 중도 포기의 주요 원인이다. 

김영곤 교육부 대학지원관은 "대학창업펀드는 실패하더라도 재도전할 수 있는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대학창업펀드 외에도 대학창업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대학의 집중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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