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소파와 컴퓨터에서 멀어져야 하는 이유

송민성의 ‘우등생보다 스마트엘리트’

  
 

스스로 고립된 섬, 카우치 포테이토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미국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로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며 감자칩을 먹는 사람을 일컫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집안에서 매일 할 일 없이 빈둥거리는 게으름뱅이의 모습을 묘사할 때 더 많이 쓰이는데요.

  
▲ 송민성 모티베이터


이들은 푹신한 소파와 대형 TV 그리고 먹을 것만 있으면 더 바랄 것 없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죠. 이러한 맥락에서 'MP족'이라 불리는 신조어도 생겼습니다. 마우스 포테이토(Mouse Potato)를 줄인 것으로, 요즈음 인터넷 환경의 발달로 인해 컴퓨터와 웹 서핑 등에 몰두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TV와 스마트폰은 언제나 손쉽게 접할 수 있고, 우리 생활의 구석구석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들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여겨지기도 하고, 반대로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발명품으로 비판받기도 하는데요.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이것들과 상당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것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측정한다면 매우 놀랄 것입니다. 여러분은 과연 자신이 아끼는 사람들보다, 또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이렇듯 분신처럼 되어버린 스마트폰이나 TV가 나의 인생에 근본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게 되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될 것입니다.

 

TV의 속성 보여주는 옐로 저널리즘
문제는 매체의 형태인 TV와 컴퓨터 자체가 아니라, 그것들이 주로 전달하는 메시지와 내용입니다. 그것들이 무엇을 전달하고 싶어 하는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인생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돕기 위한 목적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 말이죠. 이것들은 과연 무엇을 전하기를 원할까요?

TV나 인터넷 사이트들은 대부분 광고를 매개합니다. 대중매체의 속성에 대한 많은 이론들이 뒷받침해 주듯이, TV는 항상 광고를 매개할 수밖에 없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TV나 인터넷 사이트는 근본적으로 나를 포함한 대중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합니다.

광고주들은 TV나 인터넷에서 자신의 광고를 접하는 시간과 빈도가 늘어나는 것이 유리하므로, 사람들이 TV나 컴퓨터 앞에서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보고 있는 것을 원하게 되겠죠. 사람들을 TV 앞에 계속 붙잡아두려면, 심오한 사상이나 교양보다는 주로 흥미로운 것과 선정적인 것을 보여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여기서 옐로 저널리즘이 대두됩니다.

퓰리처상으로 유명한 미국의 신문왕 퓰리처가 1889년 노란색 옷을 입은 소년 ‘옐로 키드’ 만화를 자신의 신문 <뉴욕 월드>에 연재해 인기를 얻자, 다른 신문사가 똑같이 노란 옷을 입은 ‘옐로 키드’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두 신문사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됩니다.

그러나 경쟁이 과도해진 나머지 두 신문 모두 극심한 선정주의에 빠지게 되는데요. 여기서 유래한 말이 바로 옐로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이며, 선정주의(sensationalism)의 효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만 보고, 광고는 안 보면 되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방송국은 광고주가 내는 광고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결국 그들의 요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관계가 되는데요. 드라마나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가 없으면 시청률이 낮아지고, 시청률이 낮아지면 자신의 광고를 보는 사람이 적어지므로, 광고주는 방송 프로그램도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으로 구성하기를 원하게 됩니다.

그래서 TV는 광고뿐만 아니라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이성적인 내용보다 감정적이고 소모적인 것들로 꽉 채우게 되죠. 진지하기보다 냉소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 없는 상황들로만 구성해야, 누구나 다 보게 되고 또 그 앞에 붙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 김포대학교 입학처 http://goo.gl/inmn9g



대중매체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판단력과 통제력 갖춰야
이러한 대중매체의 성향은 우리의 인생에 또 다른 치명타를 날립니다. 티처너(Tichenor)가 얘기한 '지식격차가설(Knowledge-gap hypothesis)'이 이것을 잘 설명합니다. 지식격차가설은 대중매체가 계층 간의 지식의 격차를 더 크게 한다는 것인데요.

값싸고 저급한 내용들로 구성돼 있는 TV 등은 고급지식을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값비싼 고급지식문화를 접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값싼 저급문화만을 접하게 됩니다. TV는 그것을 사람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잘 숨겨둡니다.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들이 값비싼 경제연구 잡지나 오페라 공연 등을 볼 리가 없고, 적은 돈으로는 저급한 내용들로 이루어진 것들을 접하게 되므로 지식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것입니다. 사회를 이끄는 리더들이 요즘 흔한 TV 막장드라마를 선호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 <비하인 더 커튼> 중에서
 

  
▲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기적의 수시 워크북' https://goo.gl/wvn93Z

TV나 컴퓨터 게임과 같은 대중매체는 본질적으로 나의 인생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을 돕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생활에 밀접한 TV나 인터넷과 아예 담을 쌓을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제대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하고, 자신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내용들을 골라 볼 수 있어야 하고, 기분전환으로 잠시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이건 감각적인 것을 즐기는 단순 오락의 상황이야"라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TV를 보거나 인터넷 게임을 하면서도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창의적인 착안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포테이토 카우치나 MP족이 되는 것이 마치 미국식 고급문화를 향유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타인과의 교류를 차단하는 걸림돌이 되고, 사회성-감성의 부족으로 자신을 더욱 고립시킬 수 있습니다. 세련돼 보일 수 있지만 결국 게으름뱅이일 뿐입니다. 지금부터 눈을 비비고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을 점검해야 합니다.


송민성 모티베이터
교육컨설턴트, CS리더십 전문가, 사회복지법인 참나무 사외이사, 서울디지털대학교 팀장
저서: 비하인 더 커튼 (연경문화사)
경력: 국립과천과학관 리더십강사, 한국미래경영연구소 교육컨설턴트, 해군사관학교 OCS 교관, 전국은행연합회 월간금융 칼럼니스트

모티베이터란?
누군가에게 흥미를 느끼게 하는 등 마음을 움직여 자발적으로 노력하게 만드는 사람



*본 기사는 <나침반 36.5도> 2017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에듀진 기사 원문: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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