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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재학 칼럼] 코로나19와 자연의 법칙, 그리고 인간의 삶

[에듀인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강은 자신의 물을 마시지 않고, 나무는 자신의 열매를 먹지 않습니다. 태양은 스스로 자신을 비추지 않고, 꽃은 자기를 위해 향기를 퍼뜨리지 않습니다. 남을 위해 사는 게 자연의 법칙입니다. 우리 모두는 서로 돕기 위해 태어난 것입니다. 아무리 그게 어렵더라도 말이지요….” 


비록 짧은 메시지이지만 이는 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갈 길을 압축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생존을 위해서 코로나 시대의 자연의 법칙을 주목하여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국내적으로나 지구촌 곳곳에서나 우리는 점차 상생의 사다리가 사라져 가는 시대를 살고 있다. 마치 생명체가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각축을 벌이는 것처럼 말이다. 이것을 우리는 적자생존(適者生存),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 부르던가? 


인간 세상의 경우를 좀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 먼저 세계의 최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경우다. 자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민족주의로 회귀하여 과거의 영광과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의 부를 더욱 축적하려는 미국과 세계의 전 지역을 연결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를 통한 경제 중심권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중국은 대륙 굴기로 남중국해의 영토 확장을 중심에 두고 세계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있다. 


이들 양국은 눈에 보일 정도로 치열하게 패권국가의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이웃 나라 일본은 어떤가? 세계 3위 경제 대국으로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국방력 강화를 통해서 전쟁할 수 있는 나라를 꿈꾸고 있다. 


동시에 한국과의 경제협력 대신에 자국의 안보를 이유로 내세워 과거 식민지였던 이웃 국가의 경제발전을 질시와 투기로 경계하며 고사시키려는 치졸한 무역정책으로 국제협력과 공존의 관계에 등을 돌리고 있다. 


그뿐이랴.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를 석권했던 영국은 유럽연합공동체(EU)를 탈퇴하여 독자적인 국가로서 옛 영화를 회복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자국 제일주의라는 치열한 국가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즈음에 전 세계는 강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 세계가 예외 없이 치열한 방역 대책의 일환으로 국가 간의 교류가 사실상 중지되어 있다. 과거처럼 누구나 전 세계를 자유롭게 여행하며 드나들 수 있는 상황은 현재로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문제는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른 채 우리는 불확실한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모든 국가가 이러한 굴레에서 벗어날 길은 무엇인가? 국가 간 상호 협력과 공존의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우리는 먼저 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창궐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다. 세계 각국은 무분별한 생태계의 파괴를 획책하고 있다. 경제 개발이란 명분으로 자행되는 인간의 물질적 욕망과 부의 추구는 지구의 미래가 없는 지극히 인간중심의 단세포적인 행태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쏟아내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전 세계인의 삶의 터전은 극도의 위기에 처해 있다. 온대 지역이 열대로 바뀌어 감에 따라 세계 곳곳의 기후는 이상 변동을 일으켜 폭우, 가뭄, 태풍 등 기상 재해가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지구의 허파인 수많은 숲들은 벌목을 당해 생태계가 무참히 파괴되고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은 인간에게 접근하여 자신들의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다. 현재 유행하는 변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서식지를 잃은 박쥐에서 나온 것으로 인지되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인간이 자연과 공존하기보다는 자연을 정복하여 무한한 물질적 욕망을 추구하려는 이성의 상실 때문이다.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라는 말이 지금보다 절실한 때가 있을까?


그렇다면 인간이 어머니인 대지(大地)를 무분별하게 파괴하지 않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 우리의 처절한 실상을 통해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보자. 


2020년 코로나19의 사태는 상반기를 지나 후반기로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런데도 감염병의 실태는 다시금 곳곳에서 우리의 일상을 멈추게 하는 재확산의 위기로 들어섰다. 1차, 2차에 이어 제3차의 위기를 염려하고 있다. 이로써 유발되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우울증상은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를 더욱 초래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역병의 모든 악순환은 무슨 만유인력의 법칙인 것처럼 사회적 약자에게로 집중된다. 이는 세계적인 양상이다. 


최근 중앙일보 최훈 칼럼(2020.9.1.자)에 의하면 뉴욕타임스가 워싱톤대 연구팀을 인용한 보도에서 저소득층은 이미 당뇨·심장질환 등이 평균보다 10% 이상 높은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이들의 경우 코로나 치명률이 10배나 높고, 실제로 전체 평균 보다 2배 정도 상승했다. 70대 이상 치명률이 높지만 저소득층으로 좁혀 살펴보면 55세 이상부터 높아졌다. 


이미 기존의 세상의 불평등과 차별 구조가 코로나의 파괴적 전파 과정에서 더욱 증폭되는 슬픈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재택근무, 자가 격리 등 최소한의 인간적 방어조차 쉽지 않은 사회적 약자들의 상황도 심각하기는 저소득층과 마찬가지다. 


왜냐면 그들은 ‘삶의 현장’을 벗어나기 어렵고, 사회적 의료서비스 역시 부족하기 마련이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하러 나가야 하니 이들의 전염율과 매개율은 높아진다. 일자리와 영세 소상공인 점포의 매출은 최저치다. 이처럼 ‘팬데믹-불평등’의 악순환 고리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전 세계가 간절히 기다리는 백신의 개발도 화급한 일이지만 이제 인간 세상은 뭔가 대재앙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제를 찾아야 할 시점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바로 도시화와 인간의 탐욕에 대한 자성(自省)이다. 


지구상 인구는 1804년 10억, 1927년 20억, 1960년 30억 명을 찍은 뒤 2011년 70억 명, 그리고 2019년에는 78억 명으로 폭발적인 증가를 해 왔다. 이제 곧 90억 명을 가볍게 돌파할 거란 예측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는 날로 이윤을 좇아 더욱 커지고, 숲은 사라지고, 탄소를 배출해 기온은 날로 높아가고 있다. 또한 온갖 동물을 가축화해서 전염의 온상인 울타리에 가두어 놓고 있다. 


이렇게 자학적인 파괴의 결과 인간 스스로가 바이러스의 손쉬운 타겟(target)이 돼버렸다. 그동안 묵인·방관해 온 인간 공동체 내의 양극화는 ‘팬데믹-불평등’의 악순환으로 증폭돼 세상의 면역력을 끌어내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결국 자연보전과 다른 생물 종(種)과 타인·약자에 대한 배려는 그 무엇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을 위하는 것이라는 것을. 이것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지극히 무기력한 고통 앞에서 얻은 교훈이다. 


이제 우리에겐 의식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자연은 결코 정복의 대상이 아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오만과 무지, 그리고 물질적 노예근성을 버리지 않는다면 우리에겐 미래가 없다. 《2050 지구 거주 불능》은 결코 허상이 아니다. 


환경운동가인 어린 소녀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 위기에 대한 분노의 외침은 결코 낭만적인 절규가 아니다. 이제 아시아적 가치인 상호 간의 배려와 나눔, 공동체 우선의 정신이 전 세계로 확산되어야 한다. 


인간의 진정한 행복은 타인을 돕는 봉사로부터 시작된다. 죽어가는 지구를 구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그래서 이젠 세계시민으로서의 의무에 대한 각성과 성찰이 필요하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K-방역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바로 개인 정보를 공개해서라도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구하기 위한 배려와 존중이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며 인류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도 이렇게 해서 유일하게 이 지구상에 살아남았다. 이것이 코로나19 시대를 사는 우리의 운명이다. 위기는 곧 기회다. 우리는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며 사는 지혜를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전재학 인천 제물포고 교감
전재학 인천세원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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