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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Talk! 논술특강] 논술의 기초를 다져라!

지문 요약 훈련

  
 

요약 능력, 국어실력의 기초이자 핵심
주어진 글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압축해서 정리할 수 있는 요약능력은 국어실력의 기초이자 핵심요소입니다. 대입논술시험에서는 주어진 지문(제시문)에 대한 요약 능력을 묻는 유형이 공통적으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요약형 문제는 지문에 대한 정확한 이해 수준을 넘어서 글을 구조적으로 분석하고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조리 있게 표현하는 능력까지 측정할 수 있는 효율적인 논술시험 유형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이 요약형 문제는 공통주제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을 제시하고, 그것들을 통합적으로 요약하는 대비형 문제로 진화했습니다.

지금부터 제시문 요약의 원칙에 대해 몇 가지 언급하겠습니다. 국어 비문학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은 꼼꼼히 읽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능 국어공부나 영어공부, 그리고 독서를 하면서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부분을 요약해 보면 공부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약을 할 때는 일단 제시문을 통독한 후 글이 무엇에 관해 논의하고 있는지를 개략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논의의 초점을 찾기 위해서는 전체 글을 두 부분 또는 세 부분으로 나누고, 각 부분을 한 문장씩으로 정리합니다. 마지막으로 논지 전개를 고려해 자연스럽게 문장들을 연결시켜 주면 되겠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흔히 ‘요약하기’라고 하면 중심문장만 찾아내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중심문장뿐만 아니라 뒷받침 문장도 함께 고려하는 요약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요약분량에 대해서 말하자면, 통상 우리말 한 문장이 띄어쓰기를 포함해서 평균 60자 정도 됩니다. 수험생들은 평소에 다양한 글을 읽고 2~3문장 정도 분량(120~180자)으로 요약하는 연습을 많이 하면 독해력과 표현력을 동시에 길러나갈 수 있습니다.
 

  
▲ 평택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U8HF3S


실전! 제시문 요약
이제 본격적인 요약 연습을 해 보겠습니다. 제시문은 <홍길동>의 저자 허균이 쓴 ‘유재론’이라는 글의 일부입니다.

■ 제시문 (가)
A [하늘이 인재를 내는 것은 본디 한 시대의 쓰임을 위해서이다.] B [그래서 하늘이 사람을 낼 때에 귀한 집 자식이라고 하여 풍부하게 주고, 천한 집 자식이라 하여 인색하게 주지 않는다.] C [그래서 옛날의 어진 임금은 이런 것을 알고 인재를 더러 초야에서도 구하고, 더러 항복한 오랑캐 장수 중에서도 뽑았으며, 더러 도둑 중에서도 끌어올리고, 더러 창고지기를 등용하기도 했다.]

D [우리나라는 땅덩이가 좁고 인재가 드물게 나서 예부터 걱정거리였다.] E [더구나 조선 시대에 들어와서는 인재 등용의 길이 더 좁아져서] F [대대로 명망 있는 집 자식이 아니면 좋은 벼슬자리를 얻지 못하고, 바위 구멍과 띠풀 지붕 밑에 사는 선비는 비록 뛰어난 재주가 있어도 억울하게도 등용되지 못한다. 동서고금에 첩이 낳은 아들의 재주를 쓰지 않는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우리나라만이 천한 어미를 가진 자손이나 두 번 시집간 자의 자손을 벼슬길에 끼지 못하게 한다.]

전체 내용은 조선시대 신분차별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라고 파악이 되는데, 참으로 고맙게도 제시문을 두 단락으로 끊어 주셨습니다. 수험생들이 해야 할 작업은 각 단락에서 중심문장을 찾는 것입니다. 제가 표시한 부분이 각 단락의 중심문장이 되겠습니다.

첫 단락은 A[도입]-B[주지]-C[부연]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옛 사람들이 자신의 주장이나 행위의 정당성을 이야기할 때 꼭 하늘을 들먹이죠(A). 그래서 21세기 주역인 청년학생의 요약문에는 하늘 운운하는 표현이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신분이나 출신 성분을 따지지 않고 인재를 등용한 옛날의 현명한 군주의 이야기(C)는 신분에 관계없이 인재를 등용해야 한다는 주지(B)를 뒷받침하는 내용입니다.

두 번째 단락도 같은 구조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형식 문장으로 구분이 안 된 것을 수험생도 위와 같이 내용 중심으로 과감하게 분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D[도입]-E[주지]-F[부연], 풀어서 설명하면 “D[안 그래도 인재가 적어 탈인데] - E[그나마 있는 인재도 등용의 길이 막혀 버렸어] - F[명문가 출신 아니면 안 돼, 첩의 자식 안 돼, 재혼한 여자의 아들 안 돼, 이게 조선의 현실이야.]” 이런 논지 전개 구조입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이 먼저 한번 요약해 보세요. 머릿속으로라도 잠깐 정리해 보시고요. 원 제시문의 내용을 살리면서 오늘날의 문체로 표현해야 좋은 요약문이 됩니다. 물론 전제와 뒷받침 문장까지 최대한 고려해서 말입니다. 다음은 제가 작성한 요약문입니다.

■ 박시성 샘의 요약 답안
과거 현명한 군주가 능력을 중시하여 인재를 등용했던 사례에서 보듯이 사람의 능력은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능력보다는 신분과 가문을 기준으로 관리를 등용하다 보니 능력 있는 인재가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조선의 현실이다.

 

여기서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연결어는 글을 구성하는 내용들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적절한 연결어를 활용해 글의 전체 구도를 그려보는 노력은 자신이 글을 쓸 때 내용의 논리적 전개 능력을 근본적으로 키워줍니다.

두 번째 문장에서 ‘활용’이라는 단어는 첫 문장의 ‘한 시대의 쓰임’이라는 표현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그 짧은 시간에 그런 것까지 어떻게 다 고려해서 하냐고요.

기본적으로 필자 허균의 입장에서 제한된 분량이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최대한 정확하게 표현하려고 해야 제대로 된 요약문이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연습하면 이보다 훨씬 더 훌륭한 요약문을 작성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로 실전 논술답안 작성 시에는 제시문에 대한 자신의 독해력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같은 내용을 형식을 바꿔 표현해 보겠습니다.

■ 논술답안에서 제시문의 핵심내용을 언급할 때
제시문 (가)는 과거 현명한 군주가 능력 중심으로 인재를 등용했던 사례를 들며 조선의 관리 등용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사람의 능력은 신분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능력보다는 신분과 가문을 기준으로 관리를 등용하다 보니 능력 있는 인재가 활용되지 못하는 것이 조선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본 기사는 <나침반 36.5도> 2017년 3월호에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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