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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아침독서 추천도서, 어떻게 선정했나

해마다 좋은 책을 권하기 위해 수차례 심사 과정 거치는 행복한 아침독서 추천도서, 그 분야별 선정 기준과 독자에 대한 당부

‘2017년 아침독서 추천도서2005년에 처음 선정한 이래 열두 번째로 발표하는 추천도서목록이다. 행복한아침독서의 추천도서 선정 작업은 각급 도서관의 수서 작업에 도움을 주고, 학생과 교사들에게 아침독서 시간에 읽으면 좋을 만한 책 정보를 주기 위해 매년 진행하고 있다. 추천도서 선정 작업은 독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적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도서관 담당자들이 많은 양의 수서목록을 단기간에 작성하면서 수많은 신간도서들을 충분히 검토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독서운동단체가 객관적인 입장에서 수서를 위한 참고자료를 제시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추천도서목록에 대한 도서관 사서들과 교사들의 호응도 무척 높은 편이다. 따라서 추천도서 작업은 분명 현실적으로 유용한 측면이 있고, 실제로 신간도서 판매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매년 아침독서 추천도서에 보내주는 성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올해도 선정 작업을 꼼꼼하게 진행하였다.

 

선정 원칙

추천도서 선정 원칙은 예년과 비슷하다. 도서의 완성도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였고, 독서력이 높지 않은 학생들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책들을 선정하였다. 작품성이 비슷할 경우에는 외국 책보다는 우리 책을 우선으로 선정하였다. 우리의 현실과 정서를 반영한 우리 책이 독자들에게 더욱 쉽게 읽히고 제작과정에 들이는 공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 책 출간을 위해 노력하는 출판사를 응원하고 더 많은 우리 책 출간을 기대하는 마음도 담았다. 우리 책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의식적인 구매가 우리의 출판문화와 책 생태계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분야 구분

아침독서 추천도서는 한국십진분류법(KDC)을 참고해서 편의상 크게 다섯 분야로 묶어 분류하였다. 문학과 예술·체육을 각각 한 묶음으로 하고 순수과학과 기술과학을 묶어 과학·환경·생태묶음, 철학·종교·사회과학·언어를 묶은 인문·사회·말과글묶음, 역사는 이해를 돕기 위해 역사·인물·지리묶음으로 표기하였다. 그 밖에 교사용 추천도서는 편의상 독서교육, 교육일반, 교양으로 구분하였다.

 

문학 분야는 가장 많은 책이 나오는 분야로 올해도 좋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었다. 등장인물들의 개성을 잘 표현하고 주제를 분명하고 일관되게 끌고 나가는 작품, 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보다는 이야기 속 인물들과 상황들을 체감하며 자연스럽게 의미를 깨달을 수 있는 작품들을 선정하였다. 뛰어난 심리묘사로 독자의 마음을 복사한 듯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들도 보였다. 그림책 중에는 주제와 구성 면에서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봐도 좋을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어 반가웠다. 주목할 만한 시 그림책도 여럿 있었다. 그림책은 어린이와 부모,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주제와 내용이 폭넓어졌다. 청소년들도 그림책을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며 청소년용 추천도서에 그림책도 몇 권 포함시켰다.

청소년책의 경우 예년처럼 청소년들의 삶과 밀접한 소재로 풀어낸 성장소설이 많았다. 이 중에서 재미있게 잘 읽히면서도 청소년들의 삶을 잘 반영한 책, 청소년 특유의 건강한 모습과 문제해결력을 보여주는 책들을 선정하였다.

 

과학·환경·생태 분야는 다양한 분야를 통합적으로 접근한 좋은 책들이 많았다. 이러한 책들은 아이들이 통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힘과 창의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식나열 위주의 책보다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과 신선한 구성으로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책들을 선정하였다. 청소년용 과학책들은 번역서보다는 국내서가 눈에 많이 띄었고,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청소년들이 알기 쉽게 해설한 좋은 책을 많이 내는 추세라 반갑다.



 

인문·사회·말과글 분야에서 어린이책은 책을 읽은 후 아이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도록 이끄는 책, 토론의 여지를 남긴 책, 어려운 주제라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하려고 공들인 책, 어린이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오랜 시간 품을 들인 책들을 선정하였다. 말과글 분야 어린이책은 속담이나 관용구의 개념뿐 아니라 그 유래와 문화를 함께 알려주어 이해하면서 배울 수 있는 책들이 돋보였다. 또한 정감 있는 우리말을 다양하게 접하고, 풍부한 표현력을 길러주는 책들을 선정하였다. 청소년책 중에는 일과 직업, 진로와 꿈에 관해 흥미진진한 사례와 알찬 정보를 담은 책들이 눈에 띄었다. 스마트폰 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책들도 반갑게 읽었다. 타인과 자신을 향한 진정한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책들이 늘어난 점도 좋았다.

 

역사·인물·지리 분야는 역사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설명하려 시도한 책들이 많았다. 우리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올바른 가치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 인물들에 관한 책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어린이용 지리책들은 섬세하고 재미있는 일러스트와 사진 그리고 다양한 주제와 완성도 있는 편집 구성으로 독자에게 가깝게 다가서려는 모습이 느껴졌다. 청소년책은 작년에 이어 출간 종수가 계속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 아쉬움이 크다. 국정교과서 논란이 컸던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역사를 어려워하는 청소년들에게 단어나 일화를 통해 역사에 대한 친밀감을 갖게 해주는 책, 역사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는 책들이 있어 위안을 주었다.

 

예술·체육 분야는 예술 작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예술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주며, 예술가의 삶을 진솔하게 담은 책들을 선정하였다. 특히 건축, 패션, 현대미술, 미술사에 대한 책들과 체육 관련 책들이 눈에 띄었다. 딱딱한 미술사를 나열하기보다는 그림의 소재 및 작가별로 나누어 작품을 소개하고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들이 돋보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다룬 책들은 책과 덜 친한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흥미를 줄 수 있을 듯하다.

 

교사용 추천도서는 아쉽게도 예년에 비해 추천할 만한 책이 많이 줄었다.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읽는 독서교육과 글쓰기 책은 양과 질 모두 갈수록 발전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실과 학년 단위의 다양한 수업혁신 사례를 담은 책들이 많아지고 수준이 높아졌다.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교육을 꿈꾸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왜곡된 교육 현실에서 중심을 잡고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들을 선정하였다. 이 책들이 우리 아이들과 학교, 교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말

쏟아지는 신간도서 중에서 일부를 선정하여 추천하기란 무척 부담되는 일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수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감수해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추천도서 선정 작업을 진행하였다. 좋은 책을 권하기 위해 오랜 시간 책을 검토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아무리 공들여 선정 작업을 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추천도서목록을 참고하되 도서관 담당사서와 담당교사, 부모님 들이 직접 책을 읽고 평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학년 구분은 일정 기준을 제시한 것일 뿐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므로, 개인의 관심사와 독서능력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해 읽기를 바란다. 심사평은 선정위원들이 함께 토론하고 분야별로 서술한 내용을 정리한 것임을 밝혀둔다.




한상수_선정위원장, 행복한아침독서 이사장 / 2017-03-01
이 글은 행복한아침독서의 월간지 『초등아침독서』 2017년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원문 보러가기: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17/03/01/20170301100200148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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