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제자 아닌 ‘교수의 노예’일 뿐” 성범죄·횡령으로 얼룩진 대학원생의 눈물

상아탑서 대학원생 제자 상대로 한 범죄 잇달아


“비싼 등록금까지 내며 큰 꿈을 안고 입학했는데, 2년간 배운 건 교수들 뒤치다꺼리뿐이었어요.”

최근 대학원생을 상대로 한 대학교수들의 성범죄, 비리, 횡령 등 각종 범죄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근래에 일어난 사건 대부분이 소위 ‘명문’이라 일컫는 대학 내에서 벌어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물의를 일으킨 교수들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2차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내 최고 지성들이 모여 있다는 서울대에서는 교수가 지도 학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특별수사대는 지난해 말 자신의 지도로 있는 한 대학원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서울대 공대 A 교수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달 초 수사에 착수해 현재 진행 중"이라며 "구속영장 신청 등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대 측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시점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A 교수는 여전히 연구실 지도교수로 이름을 올리고 지도교수의 역할을 일부 계속 수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연구실 지도교수로서 직위해제 등 중징계를 받으면 해당 연구실 소속 학생들의 인건비 지급 등에 차질이 있어 지도교수로 아직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사건 정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아 피해 학생의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고려대에서는 지난해 교수가 제자를 자신의 연구실에서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대학원생이던 B씨는 작년 6월 지도교수의 회식자리에 불려 나갔다. B씨가 새벽 3시쯤 눈을 뜬 장소는 지도교수인 C 교수의 연구실. 해당 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술에 취한 제자를 성폭행했다. B씨는 곧바로 경찰서로 향해 신고했고, 해당 교수는 대학에서 파면됐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현재까지 기소중지된 상태로 머물고 있다. 검찰은 가해자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사건을 지난해 12월 30일 부로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기소중지란 범죄혐의가 있는 피의자가 소재불명∙도피 등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하지 않거나 체포하지 못한 경우에 수사를 일시적으로 중지하는 검사의 처분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기소중지 처분에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곧바로 신고했고, 폐쇄회로 TV(CCTV)∙녹취 등 여러 가지 증거가 있음에도 거짓말 탐지기 하나 때문에 아직 사건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상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사가 중단된 틈을 타 C 교수는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재판에 가면 치부가 드러날 것’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의해 드러나자 검찰은 “거짓말 탐지기 검사 결과가 이제야 나왔다”면서 곧바로 수사를 시작하겠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교수가 학생들의 장학금을 횡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고려대 대학원생들은 학교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식품공학과 D 교수를 검찰에 고발했다. 해당 교수는 2008∼2013년 대학원생들의 외부 장학금을 포함한 공금 2억여원을 자신이 모으고는, 학생들에게 나눠주지 않고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D 교수는 4년 전에도 학생 인건비를 빼돌려 해임된 사실이 밝혀져, 학교 측 조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2013년 학생 인건비 1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고려대에서 해임됐다가, 법원에서 '해임은 과하다'는 판결을 받아 복직한 전력이 있다. 학교 측은 "당시 해임 사유와 이번 사건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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