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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건국대 우정연, 의미 없는 ‘스펙 쌓기’보다 의미 있는 ‘한 우물 파기’

‘나’를 믿고 자신 있게 도전하세요!

    ▲ 교육기부 진행 모습


중고등학생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진로진학교육은 '대학생들이 들려주는 경험담'입니다. 대학생들이 직접 경험한 진로진학 스토리는 중고생들에게 살아 숨 쉬는 정보이자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로진학에 대한 조언을 필요로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300만 명이 넘는 지금, 본지가 마련한 '대학생 멘토' 코너가 중고등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진로진학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 건국대학교 우정연 씨


A. 안녕하세요. 저는 건국대학교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23살 우정연입니다. 해성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아직 완전히 구체적인 진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사람들에게 맞는 친환경적이고 무해한 소재를 연구하는 분야 쪽을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Q.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과 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A.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고, 직접 경험 해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할 수 있는 과학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실험들 중에서도 약품을 넣고 변화를 살펴보는 화학 실험들이 가장 재미있어서 화학을 좋아했지요. 화학은 우리 생활에 적용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깊게 연관되어 있어요. 우리 몸에도 마찬가지이고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3주 동안 좋은 기회로 ‘나노’ 물질과 관련된 대학원 연구실에서 연구도 해보고 대회도 나가는 소중한 경험을 했는데요. 이 시간이 ‘나노’라는 것에 엄청난 매력을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수시를 지원하려고 학과를 탐색하던 차에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를 알게 됐습니다. 제가 입학한 2013년부터 새로 신설된 학과라 늦게 알았지만 당시 ‘나노’에 정말 관심이 많았기에 더 공부해보고 싶어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고등학교 환경 캠페인


2학년이 끝나고 잠시 1년 휴학을 한 뒤, 현재는 3학년 2학기를 마친 상황입니다. 솔직히 1학년 때는 학과 이름이 어렵기도 하고, 전공은 1과목밖에 듣지 않아서 감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휴학기간이 끝나고 3학년으로 복학했을 때에는 본격적으로 전공과 관련된 수업들을 많이 들을 수 있었고, 학과에 대한 감이 제대로 잡혔습니다.

전공수업은 중고등학생 때보다 많이 심화되었기 때문에 아직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시험기간마다 힘들지만 수업을 배우면서 알아가는 것들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갈 때마다 머리 옆에 전구가 떠오르는 거 같습니다.

또 3학년 1학기 중간고사 이후부터 ‘학부 연구생’으로 학과 연구실에 들어가게 됐는데 여름방학부터 저만의 연구주제를 받고, 연구원으로서 실험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연구는 대학을 들어올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습니다.

전공수업이 이론이라면 연구생활은 실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실험을 할 땐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어렵게 느껴도 재미있어 하는 걸 보니 적성에도 맞다 할 수 있죠.

Q. 중고등학교 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중학생 때는 정말 열정적인 아이였습니다. 제가 가장 공부 욕심이 넘쳐났을 때가 중학생 때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업하고 나면 항상 집에 와서, 또는 학원가서 열심히 공부했고, 성적도 전교 10등 안에 매번 들 정도로 좋았습니다. 한 번은 운 좋게 1등을 해본 적도 있습니다.

특히 중3 때는 친구처럼 잘 챙겨주시는 국어 선생님과 가정 선생님을 좋아해서 자주 교무실로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교무실에 가서 선생님들이랑 수다를 떨기도 하고, 수업에 대한 질문도 했습니다.

같은 교무실에 계시던 다른 선생님들이 ‘너네 또 왔니?’라고 할 정도로 매일 출근 도장 찍듯이 선생님들을 찾아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선생님들도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교무실은 언제든지 선생님들이 반겨주시는 곳이 됐습니다.


  

▲ 고등학교 환경 동아리 실험


고등학생 때도 중학생 때처럼 열정적이었습니다. 직접 활동하는 것을 좋아해서 동아리 활동이나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습니다. 좋아하는 실험도 환경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대학교와 연계해 수질 검사 실험을 했었고, 환경 캠페인을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 실천하기도 했습니다.

공부는 일단 중학생 때까지 다니던 학원을 모두 끊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오로지 제 힘으로 공부를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매일 학교 자습실을 다녔습니다. 물론 자습실에 가서 매일 공부한 적은 없었습니다.

어느 날은 공부하기 싫어서 같이 나온 친구들과 수다를 떨다가 시간이 다 가기도 했고, 너무 졸린 날은 책상에 엎드려 자다가 3시간도 넘게 잔적도 있고, 점심 먹으러 가서 2시간 정도 자리를 비운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는 스스로 집중해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모든 시간을 공부하지 않아도 주말까지 학교를 꾸준히 나왔고, 그 결과 점차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은 조금씩 늘어나게 됐습니다.

성적은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중학교의 연장선처럼 아주 좋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이과를 선택하고 문, 이과로 갈라지면서 이과 정원수가 줄고 수학 시험 범위가 많아지고 어려워지면서 수학 점수가 엄청나게 떨어지던 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충격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문제를 계속 풀며 선생님께 질문하러 교무실에 찾아다니고, 자습실에도 매일 나가서 공부하면서 다시 성적을 조금씩 올렸습니다. 저의 중고등학교 시절은 어떻게 보면 지금보다도 더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 광주대학교 입학처 https://goo.gl/iRIvID



Q. 대입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A. 내신은 정확히 말씀드리면 2.3입니다.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를 성적으로만 가기에는 조금 낮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 합격한 비결은 바로 학생부종합전형(입학사정관 전형) 이었습니다.


  

▲ 대학 교육 기부 활동


저는 흔히 말하는 ‘스펙 쌓기’가 싫었습니다. 나랑 상관도 없는데, 한 줄 더 적겠다고 억지로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것 보다는 내가 관심 있는 공부와 활동을 차근히 경험하면서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다보니 저의 진로가 명확해지기 시작했고,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났습니다. 그런 저에게 대학 진학에 있어 꼭 맞는 전형은 학생부종합전형이었습니다. 건국대학교에는 대표적으로 ‘KU 자기추천전형’이라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자기 자신을 추천하는 전형입니다. 저는 망설임 없이 나를 추천하는 자기소개서를 썼고, ‘우수’ 유형으로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은 자기소개서였습니다. 첫 번째로 대학별로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질문 문항들을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각 문항에 제가 작성할 내용을 키워드로 간단히 분류해 놓았습니다. 예를 들어 ‘A문항에는 a,b 활동, B 문항에는 c 활동’ 이렇게 말입니다. 그리고 각 활동에 꼭 적어야한 단어들을 적어놓고 자소서 작성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자소서 작성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면접을 준비하면서 딱 하나를 키워드로 잡았습니다. 바로 ‘물음표’입니다. 제가 본 면접은 일반 면접이었기 때문에, 주로 학생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면접관은 나를 처음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갔던 것도 모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면접을 준비할 때 제 생활기록부와 자소서를 꼼꼼히 읽어보면서 ‘내가 처음 보는 사람이다’라는 ‘물음표’를 품고 생각나는 질문을 모두 기록한 다음 연습했습니다. 그 결과, 실제 면접에서 제가 ‘물음표’를 가졌던 질문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내신 및 수능 준비는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집에서의 내 자신을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집은 편한 곳이기 때문에 조금만 있으면 엎드려서 하고 싶고, 엎드리면 잠들고, TV도 보고 싶고, 그러다가 하루가 가기 때문에 차라리 학교로 가서 공부하고자 했습니다.


 

 

▲ 대학동아리 KU Core


수학의 경우에는 같은 문제집을 여러 번 풀었습니다. 문제집에 따로 정답을 적지 않고 틀

렸다 맞았다만 표시해서 3번 정답을 맞히면 넘어가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과학의 경우에는 이해와 암기를 많이 필요로 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를 한 후에 내가 나만의 선생님이 되어 저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백지에다 그림을 그리면서 말로 설명하면 눈, 귀, 입으로 한 번 더 공부가 되기 때문에 더 기억이 잘 되었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질문 노트’였습니다. 수업 중, 또는 공부하다가 생기는 질문들은 따로 노트에 모아서 적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쉬는 시간마다 교무실로 내려가서 선생님께 질문하고 답변을 정리해두었습니다. 답변은 유인물이나 책 등 직접 공부하는 곳에만 적어두고, 질문노트에는 질문만 적어두어서 나중에 넘겨볼 때 머릿속으로 기억날 수 있게끔 했습니다.

Q. 중고등학생들에게 대학이나 학과선택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면?
A. 너무 대학의 이름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물론 좋은 대학에 가면 좋겠지만, 만약 내가 원하는 학과의 A대학과 원하지는 않았던 학과의 B대학에 동시에 합격했고 B대학이 흔히 말하는 더 높은 대학이라고 하면, 저는 자신이 더 가고 싶은 학과가 있는 A대학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대학교도 내가 공부하는 곳입니다. 내가 공부하고 싶던 학과, 꿈과 관련이 있는 학과로 가서 공부하면 행복하지 않을까요?

Q. 진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요?
A. 저는 예전부터 연구 분야를 하고 싶었습니다. 현재는 학부 연구생으로써 저의 주제를 받고 소소하게 실험을 해가고 있는데요, 힘든 점도 있지만 재밌는 부분이 더 많아 점점 연구 분야로 생각이 기울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다니고 있는 ‘유기나노시스템공학과’가 재료, 소재 분야를 연구하는 학과이고, 저는 사람들의 생명과 환경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무해한 소재를 연구하는 분야 쪽을 해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저의 꿈을 딱 정해 놓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 진중히 공부하고 생각하면서 정해가고 싶습니다.

또한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건국대학교 재학생 자문단‘이라는 단체에서 고등학생, 대학생 친구들을 위해 강연도 하고 고민도 들어주면서 누군가의 말을 함께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며 감정을 나누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모교의 후배들에게 방과후 수업으로 과학 멘토링을 해왔고, 교육기부로 초등학생, 중학생들을 위한 재미있는 수업을 친구들과 함께 기획하고 해오면서 멘토링의 매력을 느꼈습니다. 또 아이들에게 교육기부를 할 때에는 어느 새 잠시 잊고 있던 순수함으로 물들여져 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연구를 하면서 교육도 함께 진행하고 싶습니다. ‘과학은 어려워’라는 생각을 ‘과학은 재미있어!’라는 생각으로 바꿀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과학 수업을 기획해서 알려주고 고민도 들어주는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본 기사는 <나침반 36.5도> 2017년 4월호에 게재됐습니다.


*에듀진 기사 원문: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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