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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팡대입뉴스]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 생명의 아픔을 보살피고 어루만지는 손길 [에듀팡교육뉴스]


서울 신촌에 자리한 출판사 지학사에는 길고양이들이 자주 찾아온다. 나무의자 옆에서 귀여운 모습을 보여 주는 녀석들 덕분에 회사 분위기가 사뭇 밝아진다. 취재차 방문한 건국대에선 산책하는 강아지와 물 위로 유유자적 떠다니는 거위를 만났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는 무수한 비인간 동물이 살아간다. 하지만 동물들은 인간 때문에 학대받고, 서식지를 빼앗기며, 전염병에 걸려 땅속에 매몰당한다. 그렇게 고통받는 비인간 동물의 아픔을 헤아리고 치료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다른 존재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건국대 수의과대학에서 만나 보자.

1. 안녕하세요! 일감호 거위 친구들의 환영 인사를 받으며 건국대에 도착했습니다. 건국대 수의과대학은 어떤 곳인가요?

안녕하세요, 건국대 수의과대학 본과 1학년 한지원입니다. 건국대 서울캠퍼스의 한가운데 자리한 일감호는 우리 학교의 자랑거리예요. 가마우지와 왜가리, 거위 등 사랑스러운 동물 친구들이 머무는 장소이기도 하죠.

국내에는 총 10곳의 수의대가 있는데, 건국대 수의과대학은 그중 유일하게 사립대입니다. 우리 수의대는 생명 존중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동물복지에 기여하는 임상수의사와 수의학 연구자를 양성하는 곳이에요. 인간·동물·환경을 유기적 관계로 바라보며 동물의 행복이 곧 인간의 행복이란 마음가짐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2. 반려동물을 길러 본 적이 있나요?

저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 본 적은 없어요. 꼭 반려동물을 길러 본 경험이 있어야 수의과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보통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해부학적 구조를 샅샅이 뜯어보진 않으니까요. 다만 수의사로 일하며 반려동물의 마음과 행동을 헤아릴 때 조금 도움이 될 순 있겠죠. 전체 재학생 가운데 30~40%가 반려동물을 기르는데, 도마뱀이나 타란툴라를 키우는 친구도 있어요. 또 일부 수업에서는 반려동물을 강의실로 데려오기도 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수업을 듣는 모습은 수의과대학만의 이채로운 풍경이죠.


3. 수의과대학만의 특별한 문화가 있다면서요?

건국대 수의과대학에서는 교육과 연구에 희생된 실험동물의 넋을 기리고 그들을 기억하고자 매년 수혼제를 지냅니다. 수의과대학 건물 뒤편의 수혼비에서 진행하는데, 코로나19로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 못한 지난해에는 동물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는 손글씨를 적어서 SNS에 올렸어요. 생명 존중 의식을 바탕으로 동물복지를 실현하는 일이 수의사의 사명인 만큼, 수혼제는 수의과대학 학생에게 의미가 큰 행사입니다.

4. 건국대 수의과대학의 졸업 후 진로는 어떤 편인가요?

졸업 후 진로는 다양하고 자유로운 편이에요. 임상수의사가 되어서 반려동물·산업동물·특수동물을 치료할 수도 있고, 수의직 공무원으로 취직해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연구와 방역 업무를 담당할 수도 있습니다. 또 식품 회사 또는 제약 회사에 들어가서 실험동물을 관리하거나 동물 백신을 개발할 수도 있죠. 수의과대학 하면 대부분 임상수의사의 길만을 떠올리는데, 비임상 연구 분야로 진출하는 비중도 생각보다 꽤 크답니다.

5. 수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독자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나요?

동물해방(피터 싱어)을 추천합니다. 동물과 공존하는 우리 사회의 여러 윤리적 논점을 깊게 파고드는 책이에요. 고등학생 시절에 실험동물 사용은 올바르지 않다는 의견을 친구들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없거나 공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어요. 동물을 사랑하는 감정을 호소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는 사실을 느낀 뒤 읽은 책이 바로 동물해방입니다. ‘동물복지의 철학적 근거를 자세히 제시하는 책이니까 꼭 한번 읽어 보세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여러분을 언젠가 임상 현장에서 마주하게 되길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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