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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스승의 은혜 ‘옛말’ … 선생에 욕하고 때리고 성희롱까지 일삼는 학생 2만명

         스승의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빰 때리기부터 성희롱까지 늘어나는 교권침해로 교사들의 사기가 저하되고 있다. /조선일보 DB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지만, 교권침해 유형이 점점 다양해져 교육 현장은 갈수록 우울해지고 있다. ‘교권추락’을 막을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최근 5년간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가 2만3574건에 이르고, 교사에 대한 성희롱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13일 이종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5년간(2012∼2016) 연도별 교권침해 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료를 보면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는 ▲2012년 7971건 ▲2013년 5562건 ▲2014년 4009건 ▲2015년 3458건 ▲2016년 2574건 등 모두 2만3574건으로 집계됐다. 다행히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치다. 

교권침해의 98%는 학생에 의해 발생했다. 교권침해 유형은 폭언·욕설이 1만4775건(62.7%)으로 가장 많았고 ▲수업진행 방해 4880건(20.7%) ▲기타 2535건(10.8%) ▲폭행 461건(2%) ▲교사 성희롱 459건(1.9%) 순이었다. 특히 교사에 대한 성희롱은 최근 5년간 계속해서 발생 비율이 증가해 지난해 112건이 발생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도 92건으로 2012년보다 2.0%포인트 증가해 지난해 전체 교권침해의 3.6%를 차지했다. 

지역교사의 상황도 비슷하다. 충남도교육청은 지난 3년간 도내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에 의한 폭언과 욕설 307건, 수업 진행 방해 92건, 교사 성희롱 20건 등 총 506건의 교사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는 폭언·욕설이 60% 이상 차지했으며 상급학교로 갈수록 교권침해 행위가 많이 발생했다. 그러나 피해를 본 교사에 대한 조치는 연가 3건, 병가 26건, 전보 및 상담 등 42건으로 대부분의 교사는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기사 이미지
(사진 왼쪽부터) 강원도 한 초등학교에 학부모가 찾아와 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고 있다. 경기 이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업시간 중 학생이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고 있다. /조선일보 DB

늘어나는 교권침해로 인해 교사의 사기는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다. 부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10일 부산 초·중등학교 교사 823명을 대상으로 교직 만족도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사들의 교직에 대한 사기는 최근 1~2년간 어떻게 변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10명 중 7명꼴인 78.7%가 '떨어졌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설문결과를 살펴보면 중등보다는 초등학교 교사, 남자보다는 여자 교사, 관리직보다는 일반교사들의 사기가 더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의 사기 진작을 위해 어떤 장치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교권 보호 강화 필요성’을 꼽은 교사가 58.9%에 달했다. 교권 보호 강화 필요성에 대해 중등보다는 초등학교 교사가, 남자보다는 여자 교사, 관리직보다는 일반 교사들이 높게 반응했다. 

교육현장에서는 교권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마련과 사회적 인식변화를 촉구했다. 박종필 부산교총 회장은 “지역 교사들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교권 침해와 잡무 부담으로 인해 교직에 대한 만족도는 물론, 학생 지도에 대한 열기가 점차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교권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과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배 의원은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위협을 받는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서는 교사가 학생을 위한 교육적 역할을 다할 수 없다”며 “교육부는 교권침해를 방지하고 교원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에 힘써야 한다”고 했다.


손현경 조선에듀 기자

2017.05.1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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