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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던' 국정교과서 폐지… 文, 교육분야 1호 업무지시

논란이 끊이질 않았던 국정 역사교과서가 역사 속으로 영원히 사라진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박근혜 정부가 추진해 비판을 받았던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상식과 정의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내린 교육분야 1호 업무지시가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가 됐다. 

윤 수석은 “국정 역사교과서는 구시대적이고 획일적인 역사 교육과 국민을 분열시키는 편가르기 교육의 상징으로 이를 폐지하는 것은 더는 역사 교육의 정치적 논리에 의해 이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2018년부터 적용 예정인 국ㆍ검정 혼용체제를 검정체제로 전환할 것을 즉각 수정고시할 것이라고 윤 수석은 덧붙였다.  

사실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이명박ㆍ박근혜 정권 기간의 적폐 청산을 위해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산, 방위사업비리 척결 등과 함께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역사교과서의 다양성 보장을 위해 국정화를 금지하고, 교육과정개정위원회를 설치해 교육과정 개정과 교과서 국ㆍ검ㆍ인정 결정의 민주성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뜻이었다. 또한 헌법 이념을 고양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중ㆍ고교 입시와 관련없는 과목부터 점진적으로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바 있다. 

올해 1월 최종본이 나온 국정 역사교과서는 집필과 편찬 과정에서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일단 집필진 명단과 편찬기준을 모두 ‘비공개’로 한 문제부터 불거졌다. 이 와중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국정화 추진 동력은 급격하게 떨어졌다. 결국 교육부는 ‘2017년 3월부터 전국 모든 중고교에 국정 역사교과서를 전면 허용한다’는 애초 계획을 철회, 대신 희망 학교를 연구학교로 지정해 교과서를 시범 사용하고 2018년 3월부터 학교의 희망에 따라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국ㆍ검정 혼용제’로 바꿨다. 하지만 연구학교 공모 결과, 희망 학교가 전국에서 단 한 곳(문명고)에 그치는 결과를 낳았다. 이마저도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대로 국정 역사교과서 사용이 중지된 상태다. 

국정 역사교과서는 ‘사망선고’를 받았다고 해도 검정교과서의 개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내년에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중ㆍ고교 검정 역사교과서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개발 기간이 부족해 자칫 ‘졸속집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검정교과서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제반사항을 점검하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종임 조선에듀 기자

2017.05.12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