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文 정부 “체육특기생은 공부 못한다” 편견 깰까 ‘기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체육특기자 제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이 학생 운동선수의 학습 환경을 보장하고, 경기 기록과 학사관리를 통해 특기자 자격을 검증해야 한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체육계 전문가들이 모여 국회서 ‘체육특기자 선발 및 학사관리 개선방안’ 심포지엄을 연 것이 한 사례다. 앞서 지난달 9일 교육부도 끊이질 않는 체육특기자전형 입시비리를 근절하고 ‘공부하는 체육특기자’를 육성하기 위해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체육특기자가 초 ·중 ·고교부터 대학까지 운동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고려대와 연세대 또한 현재 중3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학년도 입시부터 체육특기자전형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도입하기로 했다. 내신성적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서 ‘상위 70%’에 들지 못하면 두 대학에 합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정유라씨와 장시호씨의 대입·학사 비리로 촉발한 체육특기자 제도 개선 논의가 ‘운동과 학업 모두 잘하는 대학선수 양성’ 쪽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심포지엄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체육특기자와 관련한 제도 개선은 그동안 논의만 계속해왔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행력까지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정한 스포츠 생태계 조성’과 ‘체육단체 자율성 보장’을 체육 관련 공약으로 내걸었다. 체육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을 줄이고 스스로 공정한 생태계를 유지 및 관리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강병구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장은 “학생선수들이 국가대표로 성장할 확률은 약 4%, 프로선수가 될 확률은 12%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경쟁에서 뒤처지거나 뜻을 이루지 못한 선수들을 포용할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재현 한국체육대학교 기획처장 역시 “체육특기자 제도를 통해 우수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땄지만 성과를 낸 대표 선수들이 은퇴 이후 무직 상태이거나 생계 문제로 고심하는 등 부작용이 뚜렷하다”며 “선수 중심에서 생각하고,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밝혔다.

‘공부하는 선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규제와 감시에만 집중한 제도 개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준호 전 프로농구 삼성 감독은 “학생선수를 지도하는 방식은 여전히 과거에 얽매여 있다”며 “대분의 선수들은 이른 새벽부터 하루 서너차례 강한 훈련을 하기 때문에 지친 상태로 정상적인 수업 참여가 불가능하다. 운동량을 조절하는 등 선수들의 몸 상태를 감안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무엇보다 입시비리를 막으려면 공정하게 학생선수를 선발하고, 지도자의 처우를 안정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박재현 기획처장은 심포지엄서 은퇴선수의 43%가 무직 상태, 국가대표 출신 선수의 40%가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통계자료를 소개하며 “동일계열 진학이 학생의 진로를 제한해 은퇴 이후 생활의 어려움을 가져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2의 정유라’를 막기 위해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는 대학생 스포츠 선수들에게 ‘C 제로 룰’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학생 선수의 직전 2학기 평균 학점이 C에 미달하면 국내 대학리그 경기 출전을 금지하겠다는 얘기다. 이는 최근 국내 학원 스포츠를 둘러싼 주요 화두인 ‘공부하는 선수’를 장려하는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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