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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최고의 스펙이다!

휴학을 해서라도 스펙을 만들겠다는 청년들에게

    ▲ 원광보건대학교 산학협력단 식품영양과 [사진 제공=원광보건대]


스펙, 정말 필요한 걸까?
평소 착실하고 성실한 한 청년이 대학 졸업을 몇 개월 앞두고 상담실로 찾아왔다. 사회로 나갈 생각에 설레기도 하지만, 실은 걱정이 더 많다고 했다. 남들이 소위 말하는 취업 스펙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 청년은 경영학을 전공했고, 학점은 3.5점, 토익 점수는 880점, MOS 자격증 정도가 있다고 한다. 또 대학 때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해외여행도 다녀와 보고, 여러 가지 행사 기획도 하며 경험을 많이 쌓았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소중한 경험이지만 막상 취업과는 상관없는 것 같아 1년 정도 휴학하며 스펙을 쌓아볼까 고민 중이라고 한다.

사실상 이런 청년들이 한둘이 아니다. 휴학을 해서라도 기업이 원하는 스펙 때문에 몸을 움츠린 채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며 대학에 다시 둥지를 튼다. 일부러 F학점까지 받으며 졸업을 유예하기도 한다. ‘이 정도면 되지 않나?’ 싶을 정도의 스펙을 갖춘 청년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더 많은 스펙 쌓기에 매달린다. 이미 대학을 졸업한 청춘들도 학원가를 돌며 스펙 쌓는 일에 파고든다. ‘스펙’이 대체 무엇이기에 취업준비생들은 그토록 스펙에 매달리는 걸까. 취업에서 스펙은 정말 중요하긴 한 걸까.

사실상 기업에서는 스펙 쌓기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인재보다는 일할 자세를 기본으로 갖추고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더 선호한다. 그에 걸맞은 태도와 능력, 경험 여부를 중요 평가 항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스펙을 갖춘 인재임을 확인한 이후에는 서류상 스펙을 배제한 백지 상태에서 다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스펙은 필요 없다!”라는 말은 서류 전형을 통과했을 때만 해당된다. 그런 말을 곧이곧대로, 혹은 자기 편한 식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일부 기업에서는 ‘오버 스펙’인 경우 채용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기도 한다. 말하자면 ‘적정 스펙’만 유지하라는 건데, 여기에 해당되는 기본 스펙은 기업의 전년도 채용 공고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대학생들은 4학년 2학기가 돼서야 급하게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이런 채용 공고를 뒤늦게 확인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 수원대학교 입학처 http://goo.gl/OI0ptt

또 ‘최소한의 스펙만 필요하다’는 말을 ‘스펙은 절대적이다’라는 말로 왜곡해 받아들이기도 한다. 이런 사람일수록 토익 점수를 몇 점 더 올리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결국 취업 전선에서 낭패를 겪을 수밖에 없다. 취업 시장에서의 스펙은 말 그대로 기본 사항일 뿐이다. 기업은 이런 요건을 갖춘 인재를 대상으로 또 다른 기준을 적용해 새롭게 평가한다. 그건 바로 ‘일할 자세와 역량을 갖추었는가?’라는 것이다.

일하는 데 필요한 태도와 역량을 보여라
그렇다면 당신이 실제로 일을 잘할 수 있는 태도와 역량을 갖췄다는 걸 무엇으로 입증할 수 있을까. 대학에서의 전공이나 자격증 등도 근거가 되겠지만, 지원 분야와 관련된 직접적 경험이 그보다 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된다.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미리 쌓아두는 것이 좋다.

일단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기업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요건이 무엇이고, 그곳에서 수행하려는 직무가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러면 불필요할지도 모르는 이런저런 스펙 쌓기에 불안한 마음으로 몰두하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인 채용 조건만 갖췄다면 그 다음부터는 직무에 따른 요구 조건만 채워서 효율적으로 취업을 준비해나갈 수 있다.

취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태도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는 것에서부터 다져나간다. 그 시작은 당신이 목표로 하는 기업에 들어갈 만한 자격이 되는지를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해보는 것이다. 학력, 출신 대학의 인지도, 전공, 학점, 나이, 제2외국어를 포함한 외국어 능력, 컴퓨터 활용 능력, 스피치 능력, 비즈니스 실무 역량, 각종 경험, 심지어 외모까지 인사 담당자 입장에서 총체적으로 평가해 봐야 한다. 객관적으로 평가해 봤을 때 승부를 걸어도 좋겠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터 필요한 스펙을 갖추기 위한 노력을 해도 늦지 않다.

막무가내 스펙 쌓기보다 퍼스널 브랜드 만들기에 도전하라!
원하는 분야에 채용될 최소한의 조건을 갖췄다면 그때부터는 채용의 당락 여부를 결정하는 면접에 신경을 쓴다. 면접에서는 현재 당신이 가진 모든 지식과 경험과 역량을 하나의 초점에 맞춰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하나의 초점’이란 목표로 삼은 직장 또는 직업에서 당신이 다른 경쟁자들보다 우수한 인재라는 걸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당신의 강점이라 할 수도 있고, 핵심 능력이라 할 수도 있고, 퍼스널 브랜드라고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자신을 브랜드화해 취업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동차와 관련된 꿈을 꾸준히 키워온 청년이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열여덟 살에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곧장 운전학원 강사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웬만한 자동차 수리까지 다 할 수 있게 되자, 자동차 관련 학과에 진학해 여러 연구와 프로젝트까지 수행했다. 그런 과정을 일관되게 거치면서 그는 한마디로 ‘자동차 박사’가 됐다. 자동차에 관한 기본 지식과 부수적 지식은 물론 국내외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까지 높아진 상태였다. 이런 인재를 놓칠 기업은 없을 거다. 외국계 기업에 빼앗길까 봐 우려가 될 정도다.

이런 그가 실제로 어떤 회사에서 면접시험을 봤다. 그는 면접장에서 이미 자신의 합격을 예감했다고 한다. 면접관들이 다른 지원자들에게는 모두 스펙과 관련된 질문만 늘어놓다가 자신에게는 직무 관련 이야기만 묻더라는 거다. 처음에는 화려한 스펙을 가진 경쟁자들에게 잠시 기가 죽었던 그도 그때부터는 그들이 오히려 기가 꺾인 것처럼 보이더란다. 그리고 예상대로 그 청년은 그 회사에 입사했다.

그러니 일정 자격 요건이 넘었는데도 스펙만 쌓으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기본 스펙 외에 아무리 더 많은 스펙을 쌓아봐야 100점 만점 기준으로 1~2점 더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고작 1~2점 더 받으려고 의미도 없는 스펙 쌓기에 시간과 노력을 계속 들일 것인가? 여러분은 그 정도로 어리석지 않을 거라 믿는다. 그럴 시간에 목표 분야와 관련된 경험과 역량을 더 쌓으면서 당신이 유능한 인재라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길 바란다. 분명 몇십 점 이상의 점수를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스펙을 쌓겠다며 졸업이나 취업을 무작정 미루는 청춘들이여! 겁내지 말고 일단 학교 밖으로 나와서 온몸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라. 그리고 실전에서 살아 있는 경험을 하길 바란다.

*출처-도서 <따뜻한 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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