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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기관

체감 난도 높았던 6월 모평… 주목할 킬러 문항과 향후 학습 방향은?


지난 1일 치러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 주관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6월 모평)는 수험생에게 많은 고민을 안겼다. 시험 직후 주요 입시업체들이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쉽다’는 평가를 연이어 내놓았지만, 이와 달리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당초 국어영역 1등급 컷을 96점으로 예측했던 한 입시기관은 가채점 결과를 본 뒤 이를 80점대로 수정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컷(원점수 92점)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입시기관들은 6월 모평 이튿날인 2일 오전, 국어 88~90점, 수학 가형 87~88점, 수학 나형 88~92점 등으로 1등급 컷을 낮춰 발표하기도 했다.

◇신유형 문제 없었음에도 체감 난도 높아… 학습 수준 높여야

6월 모평 난도를 두고 수험생과 학부모, 교육관계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입시기관들이 ‘속보 경쟁’을 하느라 잘못된 분석을 내놓았다는 비난도 크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문제를 다시 분석해 봐도)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입시전문가 A씨는 “입시업체 예측이 이렇게까지 틀린 적이 없었기에 이 문제를 놓고 다른 입시업체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 나눴다. 문제 난도는 작년 수능과 비슷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영어 절대평가와 수시(특히 학생부종합전형) 확대 등으로 학생들이 수능 공부를 소홀히 하면서 학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최상위권 재수생이 모이는 강남의 한 재수학원에서는 한 영역 시험이 끝날 때마다 고사장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문제 수준을 묻고, 난도 분석을 해요. 이번 모평에서도 수강생들이 ‘평이하다’거나 ‘작년 수능과 비슷하다’고 대답했다고 해요. 올해 고 3들이 예년보다 학습량이 적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다른 입시전문가 B씨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영역별로 킬러(고난도) 문항이 2~3개 있는 것은 어느 해나 마찬가지”라며 “올해는 (학생들이 매년 고전하는) 신유형 문제가 없었음에도 체감 난도가 높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 수험생들은 ‘수능이 쉽게 나올 것’이란 전제 아래 쉽게 공부하고 있어요. EBS ‘수능 완성’이나 ‘수능 특강’ 수준으로만 공부하죠. 만약 6월 모평 난도가 수능까지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공부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하지만 6월 모평 성적이 낮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6월 모평은 말 그대로 ‘모의고사’일뿐 실제 수능이 아니다. 평가원은 6월 모평 성적을 토대로 수능 난이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모평과 실제 수능 난도는 다를 수도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6월 모평은 수험생이 아닌 평가원을 위한 시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그해 수험생의 학력 수준을 가늠해 수능 출제 난도를 결정하기 위한 시험”이라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모의고사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현재 위치와 취약점을 파악하는 시험”이라며 “6월 모평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앞으로의 학업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영역별 킬러 문항

① 국어 영역: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운 수준이었다. 국어 영역에서는 11~14번(문법), 23번(독서), 31~33번(독서)가 오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명인재 비상교육 국어과 수석연구원은 “4~7번에 출제된 화법과 작문의 복합 지문은 기존 수능이나 모의평가에 출제되지 않았던 유형이나, 세부 문항 자체는 기존 화법과 작문 문항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푸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고 난도 문제로는 문법 14번과 통화정책을 다룬 비문학 지문의 23번을 지목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박광일 대성마이맥 국어 강사는 ‘6월 모평 킬러 문항’ 분석 강의에서 “문학, 화법과 작문, 문법, 독서 순으로 난도가 높았다”며 “특히 문법과 독서가 등급을 가르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② 수학 영역: 전체적으로 작년 수능의 출제 경향을 따른 것으로 보이며, 난도는 가·나형 모두 작년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려운 수준으로 출제됐다.

<수학 가형>은 미적분Ⅱ,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에서 각각 15문항, 8문항, 7문항이 출제됐다. 확률과 통계, 기하와 벡터의 경우 출제 범위가 전 범위가 아니어서 문항 수가 다소 적었다. 킬러 문제로 꼽히는 20번, 21번, 28번, 30번이 모두 미적분 문제여서, 미적분에 취약한 수험생은 6월 모평이 어려웠을 것이다. 확률과 통계에서 출제된 문제 가운데는 킬러 문항이 없었으나, 27번과 15번의 경우 다소 헷갈렸을 가능성이 있는 문제다. 기하와 벡터에서는 29번이 킬러 문항이지만, 이번 모평에서는 킬러 문항 중 비교적 쉬운 편에 속했다.

배정민 대성마이맥 수학 강사는 ‘6월 모평 킬러 문항’ 분석 강의에서 “작년까지는 27문제가 쉽고 킬러 3문제가 어렵게 출제됐으나, 올해 6월 모평에서는 27문제 중 2문제가 까다롭게 출제되고, 킬러 3문제의 난도가 낮아졌다. 그래서 최상위권 학생들은 오히려 작년보다 쉽다고 느꼈을 가능성이 있지만, 전반적인 난도는 작년 수능보다 높고 등급 컷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용호진 비상교육 수학과 수석연구원 역시 “중반부 문항 가운데도 풀이 시간을 요하는 문제들이 있어 중위권 학생들은 시간 안배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체감 난도가 더 높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학 나형>은 수학 Ⅱ,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에서 각각 14문항, 10문항, 6문항이 출제됐다. 킬러 문제로는 20번(미적분), 21번(함수), 29번(수열), 30번(미적분)의 4문제가 꼽힌다. 수학 Ⅱ에서 2문제, 미적분Ⅰ에서 2문제가 출제됐다. 확률과 통계에서는 19번과 28번이 4점짜리로 출제됐지만, 난도가 그리 높지 않았다. 전준홍 대성마이맥 수학 강사는 ‘6월 모평 킬러 문항’ 분석 강의에서 “킬러 문항인 21번과 30번을 제외한 나머지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 훈련을 해라”며 “과거 수능이나 평가원·교육청 모의고사 등 기출문제를 다시 풀면서 문제 속성이나 풀이 방법을 익혀라”고 조언했다. “21번이나 30번 고난도 문제도 이미 어떤 내용이 나올지 알아요. ‘격자점 찾기’ ‘3·4차 그래프 해석’ 등이죠. 따라서 최근 나온 다항함수, 유리함수 등에 관련된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서 풀어보고, 유사 형태의 고난도 문제를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③영어 영역: 작년 수능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그러나 ‘절대평가’ 도입 발표 후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한 수험생이 많아 체감 난도는 높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명학 대성마이맥 영어 강사는 ‘6월 모평 킬러 문항’ 분석 강의에서 “‘절대평가’를 ‘쉽다’는 말로 오해해선 안 된다”며 “상대평가이던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조언했다.

최고 난도 문제로는 역시 빈칸 추론(34번·33번·31번)이 꼽혔다. 이명학 강사는 “주제·제목·요지 파악 문제와 달리, 빈칸완성이나 빈칸추론은 객관식임에도 주관식과 같은 느낌을 받기에 체감 난도가 높다”며 “글을 읽으면서 능동적으로 주제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어진 문장 넣기(38번·39번)’나 ‘글의 순서 배열(37번)’ 등도 고난도 문항으로 꼽혔다.

하지웅 대성마이맥 영어 강사는 ‘6월 모평 킬러 문항’ 분석 강의에서 “(절대평가 도입 후) 만년 80점대 학생이나 70점대 이하 학생도 1등급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해석력 향상에 집중하면 된다. 특히 만년 80점대 학생은 긴 문장 중심으로 해석하는 연습을 하고, 70점대 이하 학생은 어휘력을 키우고 기본적인 해석력을 키운 뒤 어렵거나 긴 문장을 해석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해석력만 잘 갖춘다면) 고난도 킬러 문항 3개(빈칸추론 2개, 문장 넣기 1개)를 틀려도, 91점을 받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소영 비상교육 영어과 수석연구원도 “EBS 교재를 활용해 어휘력을 향상하고 문장 구조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워 독해력을 높여라”고 조언했다.

◇국·수·탐 비중 높아져… 2학기에도 ‘수능’에 무게중심

입시 전문가들은 앞으로 수능 학습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최근 대입에서 수시모집 선발 비중이 늘면서 1학기 기말고사 이후로 공부에 손 놓는 학생이 많다. 특히 수시 지원이 어려운 내신 4등급 이하 학생들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상위권 학생들이 대부분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능 준비를 잘한 학생들은 정시모집에서 뜻밖에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올해는 국어·수학·탐구 영역 비중이 높아지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인해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어·수학·탐구에서 특정 과목을 포기할 경우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국·수·탐 비중 높아지는 만큼 (같은 등급이라도 상위권에 들도록) 백분위 점수를 1점이라도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6월 모평에는 (수능 출제 범위 중) 아직 반영되지 않은 범위도 있으므로, 남은 기간 이런 범위를 어떻게 정복하느냐에 따라 백분위 점수가 달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지금까지 자신의 학습량과 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9월 모평과 수능이 6월 모평 수준으로 출제될 경우, 체감 난도는 여전히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중·상위권 학생의 경우엔 (수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9월까지 EBS 연계 교재 등으로 기본기를 다지고, 그 이후에 고난도 문제 중심으로 학습 수준을 높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6월 모평은 실제 수능이 아니라 ‘모의고사’인 만큼 등급이나 성적보다 문제를 복기(復棋)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영역별로 틀린 문제나 운 좋게 맞힌 문제 등은 반드시 다시 점검해야 해요. ‘이 문제는 왜 틀렸지?’ ‘어느 단원에서 출제된 문제이지?’ 등에 초점을 두고 공부하면서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이만기 소장 역시 EBS 연계 교재 학습을 더 철저히 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흔히 ‘변별력 있는 문제는 EBS 연계 교재 공부로는 풀 수 없다’고들 하지만, 연계 교재로 기본기를 잘 다지면 변별력 있는 문제도 풀 수 있다”며 “기본 학습을 탄탄히 한 후 EBS 연계 교재 변형 문제 등으로 문제 풀이 능력을 키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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