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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1번가]개편 앞두고 학부모·수험생 “수능 절대평가 반대합니다”

“절대평가 재고해달라” 광화문1번가 육아/교육 게시판에 의견 쏟아져
교육전문가 “점수 지상주의 교육 현실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에는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반대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이 매일 올라오고 있다.
    / 해당 홈페이지 캡처


“수능 절대평가를 도입하면 변별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내신 중요도가 높아진다고 하더라고요. 학생부종합전형이 깜깜이라고 비판받는 상황인데, 당연히 내신 공정성도 우려됩니다. 차라리 정시를 강화해 다같이 수능으로 상대평가하는 게 더 공정한 것 같아요.” (‘광화문1번가’ 육아/교육 카테고리 ID-‘우리모두’)

국민인수위원회가 지난달 25일 개설한 ‘광화문1번가’ 홈페이지는 온·오프라인 기반의 정책 제안 플랫폼이다. 14일 오전 9시 기준으로 ‘광화문 1번가’에서 ‘수능’으로 검색했을 때 나오는 정책 제안 글은 370여건에 달한다. 대부분의 의견은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재고해 달라거나 반대한다는 목소리다. 지난 11일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이 같은 의견은 더 쏟아지고 있다. 

중3 학부모라고 밝힌 한 시민은 “수능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수능 부담은 감소하겠지만 3년 내내 내신 경쟁에 매달려야 해 다른 학업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입시변화에 치이며 고생하는 수험생과 학부모의 목소리를 이번에는 제대로 들어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민은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니까 당장 국어·수학 학원을 더 보내야 한다고 주변에서 이야기한다”며 “수능이 변별력을 잃어 혹시라도 대학별 고사가 부활하면 가고 싶은 대학마다 맞춤형 준비를 해야 할 텐데 그 부담이 상당할 것 같다. 면접이 강화될 수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에 따른 사교육비용이 지금보다 더 들어갈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9등급 체계의 수능 절대평가를 2021학년도부터 실시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내정자로 지목되고 나서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금 상황에서는 그가 교육현장의 이러한 목소리를 다양하게 수렴할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르면 7월 중이나 늦어도 8월까지 2021 수능 개편안을 발표하고 수능 절대평가 및 고교 성취평가제(내신 절대평가제)와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변별력 감소’ 평가 무의미…내신 부담 우려도

교육현장도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학부모와 수험생, 대학 입학처장들은 변별력이 저하된다는 이유로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반대하고 있지만, 교육전문가들은 문제풀이 공간이 돼버린 교실을 개선하기 위해 수능 절대평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5월 25일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에 소속된 77% 입학처장들은 비공개회의를 열고 설문조사를 통해 수능 절대평가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입학처장들은 ‘변별력 약화’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수능시험이 너무 어렵거나 쉬우면 평가가 무의미해진다는 지적이다. 

고교생도 같은 이유로 수능 절대평가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진학사가 4월 21일부터 5월1일까지 자사 홈페이지 회원 고1∼3학생 379명을 온라인 설문한 결과 65.2%(247명)가 수능 절대평가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반대이유는 변별력 저하 외에 ▲같은 등급의 학생 수가 많아져 혼란이 가중될까 봐 ▲변별력을 위해 또 다른 시험이 도입될까 봐 등을 들었다. 

절대평가로 인해 오히려 입시 부담이 커진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능 변별력이 떨어져 학생부 위주 전형과 대학별 면접고사 등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학생들은 수능시험이 절대평가로 바뀌면 수시모집에서 비교과(42.2%·160명)가 가장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교과성적(33%·125명), 면접(11.9%·45명), 논술(6.9%·26명) 순으로 부담을 느꼈다.

◇“다양한 교육과정, 암기 중심 수업 개선 위해 절대평가 도입해야”

반면, 교육전문가들은 ‘교육 정상화’를 위해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했다. 13일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좋은교사운동 등 4개 교육단체는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위한 공동토론회’를 열고 “현재와 같은 정답 찾기 식의 객관식 시험과 주입식 수업으로는 학생들이 깊이 있게 배우기 어렵다”며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촉구했다. 

최승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정책국장(문산고 교사)은 “수능 성적의 기본 기능은 고교생의 공통 이수 과목을 진단하고 최저학력(대학 지원 자격)을 평가하는 역할”이라며 “수능 시험을 절대평가로 한다면 학교는 수능 시험에 짓눌리지 않고 상식적인 선에서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 역시 “수능 상대평가체제의 가장 큰 문제는 정답을 더 맞히기 위해 불필요하고 질 낮은 공부에 시간과 노력을 쓰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라며 “과잉공부의 문제를 극복하고 고교 교육과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 수능 절대평가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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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교육단체들이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위한 공동토론회'를 열고 수능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손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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