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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며 보안 전문가를 꿈꾸게 됐어요”

재미와 교육 겸비한 ‘우리는 어린이 CEO’

컴퓨터 게임을 두고 엄마와 아이가 실랑이를 벌이는 광경.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흔한 일이다. 하루 한 시간만 하자고 약속을 해보지만 잠시 한눈을 팔면 아이는 또다시 컴퓨터, 스마트폰 게임 삼매경에 빠진다. 게임을 교육용으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창업과 경제활동을 이해하고 직업 체험, 기업가 정신을 기대할 수 있는 게임, ‘우리는 어린이 CEO’를 권한다.

‘우리는 어린이 CEO’ 게임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재미와 교육을 겸비한 게임이다. 책이나 수업으로 배우는 것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게임이다. 아이가 게임하는 시간을 이와 같이 활용한다면 실랑이하느라 진을 빼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어린이 CEO’는 중소기업청·창업진흥원이 교육용으로 제작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어린이의 동기 유발과 자발성을 이끌어내 창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기업가 정신을 향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경제교육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2009년 시범 게임을 시작으로 시즌 2까지 진화하면서 현실에 맞는 창업 업종을 추가하고 선택의 폭을 넓혔다.

진학 위주의 학습이 보편적인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에서 어린이에게 창업과 기업가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어떤 진로를 선택하든 회사를 설립하고 자영업을 하는 과정 모두 창업에 해당한다. 또 도전 정신을 길러주는 효과도 있으니 무의미한 게임을 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다.

해외에서는 어린이 창업과 기업가 정신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EU는 ‘2008 EU 경쟁력 제고 방안’에서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기업가 정신 교육을 의무화했다. 미국의 교육재단 코프먼재단이 2008년 디즈니와 함께 제작한 온라인 게임 ‘핫샷-비즈니스(hotshot-business)’는 인기리에 운영됐다.

창업과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육용 게임
창업과 경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교육용 게임 ‘우리는 어린이 CEO’.


자본금에 맞는 업종 선정 후 창업 시작!

‘우리는 어린이 CEO’는 크게 7개의 사업 아이템으로 구성된 타이쿤(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7개 타이쿤 게임에는 각각 다섯 가지 미션이 존재하고 미션마다 5개의 퀴즈가 등장한다. 처음 게임에 접속하면 ‘창업 캠프’에서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갖는다. 창업 관련 경제 상식을 배우고 퀴즈를 풀어서 게임머니(창업자금)를 얻은 다음 본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문제를 얼마나 잘 풀었느냐에 따라 자금 지원 액수에 차이가 나므로 성심성의껏 푸는 것이 좋다.

창업 캠프를 마치면 이제 창업을 준비한다. 현실에서도 그렇듯 당연히 업종에 따라 필요한 자금이 다르다. 앞서 마련한 자금과 관심도를 고려해 업종을 선택하면 된다. 사업 아이템은 티셔츠 전문 인터넷쇼핑몰, 배달피자 전문점,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친환경유기농업회사, 대체에너지자동차 공장, 인터넷 보안지킴이 회사, 반려동물 스마트밴드 공장 등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도 귀엽고 친숙하다. 사물인터넷 전문가 피트, 정보보안 전문가 라르, 피자 조리사 샐리, 프로젝트 매니저 황금순 등 각각의 업종을 연상할 수 있는 이미지다.

게임은 사업별로 필요한 정보와 관리 방법 등을 제시하고 퀴즈를 통해 배우도록 한다. 가령 피자 전문점을 창업하는 어린이에게 피자 배달 수요는 인구에 비례한다는 점, 젊은 사람들의 수요가 크다는 점, 유동인구가 많은 밀집지역에 개업하는 게 적절하다는 점 등을 알려준다. 동시에 이러한 지역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임대료가 높다는 점, 주문량이 늘고 영업이 잘되면 프랜차이즈를 차릴 수 있다는 점 등의 경제관념을 익히게 한다.

피자 전문점 CEO가 된 어린이는 직접 신토불이센터, 털보네 유통, 자두네 상회 등에서 가격과 품질을 따져보며 재료를 구입한다. 피자 전문점을 운영하는 가운데 제품을 만들고 자금 조달, 인력 관리, 재료 연구, 제품 홍보 등 일련의 사업 과정을 체험하면서 쉽게 먹을 수 있는 피자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직접 돈을 벌고 써보는 경험이 신기해”

장도연(12)군.
장도연(12)군.

이처럼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아이템으로 구성돼 이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장도연(12) 군은 친환경유기농업회사를 경영한다. 처음에는 ‘우리는 어린이 CEO’ 내에서 퍼즐을 맞추는 과정이 재밌어서 계속하게 됐는데 회사를 부지런히 운영하다 보니 어느새 어엿한 CEO가 됐다. 유기농업회사에 대해 모르던 점도 알게 됐다. 농작물이 생산되기까지 무수한 병충해와 자연재해에 대비해야 질 좋은 상품을 수확하고 적절한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군은 “아직 어린이라 현실에서는 돈을 못 벌고 쓰기만 했는데, 게임에서 직접 돈을 벌어보고 용도별로 써볼 수 있는 게 신기했다”며 친구들에게도 게임을 권했다.

허성진(12)군.
허성진(12)군.

평소 게임을 좋아하는 허성진(12) 군은 온라인에서 정보보안 전문가로 변신한다. 게임을 하면 바이러스 퇴치 백신을 얻을 수 있다. 허 군은 게임을 통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정보보안 전문가가 쉽지 않은 직업임을 알게 됐다. 게임에는 현실도 반영돼 있다. 해커, 바이러스, 디도스 공격으로부터 컴퓨터를 보호하기 위해 백신이 필요하고 정보를 안전하게 지키는 과정이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게 됐다. 허 군은 “그동안 장래희망을 못 정했는데 게임을 하면서 보안 전문가를 꿈꾸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우리는 어린이 CEO’는 PC(www.k-startup.go.kr/ceo/)에서 이용 가능하고, 모바일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일곱 테마 어린이 CEO 매장을 소개합니다!

배달피자 전문점 게임.
배달피자 전문점 게임.

배달피자 전문점 : 손님을 맞는 넓은 점포 공간 대신 배달에 집중하는 소규모 업종이다.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조리를 시작해 손님에게 배달하는 신속함이 중요하다. 한 번에 여러 개의 피자를 배달하거나 특화된 피자, 사이드 디시를 추가해 매출을 늘릴 수 있다.

티셔츠 전문 인터넷 쇼핑몰 : 인터넷 쇼핑몰은 고객의 주문을 상자에 담아 포장하고 택배 차에 넣는 과정이 정확하고 신속해야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티셔츠가 떨어지지 않도록 재고 파악에 신경 쓰고 트래픽과 서버 용량을 미리 늘려서 사이트가 닫히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는 고객이 요청하는 다양한 종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중규모 업종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소프트웨어의 특징이 업종에 그대로 반영된다. 효율적 인력 관리와 기술 축적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한다.

친환경유기농업회사 : 화학물 대신 환경을 살리면서 먹거리를 생산하는 유기농업회사다. 토지를 구입하고 많은 인력과 시설을 갖춰야 하므로 창업비용이 많이 든다. 병충해와 자연재해에 대비하고 질 좋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해야 한다.

대체에너지자동차 공장 게임.
대체에너지자동차 공장 게임.

대체에너지자동차 공장 : 대체에너지자동차는 공해를 줄이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움직이는 자동차다. 대체에너지자동차를 타는 사람이 많아지면 지구의 환경오염이 그만큼 줄어든다. 지구를 생각하는 자동차를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해보자!

반려동물 스마트밴드 공장 : 집에만 있는 반려동물에게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목걸이를 만들어주는 곳이다. 제작공장을 설립하고 주문서에 표시된 모듈을 조합하면 반려동물이 착용한 목걸이와 앱이 통신을 해 동물의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반려동물 스마트밴드 공장 게임.
반려동물 스마트밴드 공장 게임.

인터넷 보안지킴이 회사 : 해커, 바이러스, 디도스 공격으로부터 서버와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소중한 정보를 지키는 곳이다. 백신과 방화벽, OTP 등 다양한 보안 방법을 활용해 보안 전문가들과 함께 정보를 지켜내면 내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다.



“노는 시간에도 공부하는 효과 톡톡히”
김하운(32) 충북 백운초 교사

김하운(32) 충북 백운초 교사.

Q. 게임을 어려워하진 않나?
A. 아이들은 게임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다른 게임을 하기보다 이러한 교육용 게임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권했는데, 처음에는 어려워하더니 아이들답게 하루 이틀 만에 숙달돼서 잘하더라. 또 모르는 용어가 나오면 인터넷을 찾아가며 스스로 배워갔다.

Q. 교육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했나?
A. 게임을 하며 아이들이 일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쇼핑몰 운영은 어떻게 하는지, 바이러스는 어떻게 막는지 등을 통해 직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넓어진 것 같다. 점심시간, 쉬는 시간을 활용해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하면서 노는 시간에도 공부를 하는 효과가 있었다.

Q. 보완되길 바라는 점이 있나?
A. 게임상 업종이 다양화됐으면 좋겠다. 직업에 대한 아이들의 이해도를 높이는 게 ‘우리는 어린이 CEO’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신체를 활용하는 직업, 미래 유망 직업이 반영된다면 아이들이 미래를 꿈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위클리공감]

2017.06.16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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