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1수업 2교사법’ 현장 반발 "정규교사 확보에 주력해야"

박경미 의원 대표 발의
반대글 1000여건 쇄도
보조교사 자질 부족 등 비판

문재인 대통령의 ‘1수업 2교사제’ 공약 추진을 위해 발의된 기초학력보장법을 놓고 반발이 거세다. 현장 교원들은 보조교사 투입 방안이 실효성은 없고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학력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교과목 수업에 사범대 예비교사 등 보조교사를 추가 배치하는 내용의 기초학력보장법을 지난달 19일 대표발의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당시 1수업 2교사제 공약을 발표하며 법 제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약속한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홈페이지에는 입법예고 기간(5~24일) 동안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이 1000여 건이나 올라왔을 정도다.   


우선 사범대에 재학 중인 예비교사를 활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초등 2학년 전 학급에 학습도우미를 운영하고 있는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방과후가 아니라 학기 수업 중에 보조교사가 지원돼야 하기 때문에 학교가 요구하는 시간에 강의가 없는 예비교사를 일일이 매칭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보조교사에 참여한 것을 수업시간으로 인정하는 등의 제반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밝혔다. 


세종 등 여타 시도교육청도 이같은 이유로 강사를 뽑아 보조교사로 투입하는데 이 경우 전문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학습부진 협력강사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A중 B교사는 "강사 자질이 부족해 개별 학생 지원이 적절하게 안되고 코티칭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올해는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교원자격증도 없고 학원 경력만 짧게 있었는데 수업 중에 적절하게 개별지도를 하지 못하고 교실 한쪽에 서있기 일쑤였다"며 "단순히 두 명이 수업을 하면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교육과정과 교수법에 대한 이해나 경력이 없는 사람을 충분한 사전 교육 없이 투입해 교실 수업에 방해만 됐다"고 덧붙였다.


올해 처음 협력강사 사업에 참여한 서울C중 D교사는 "아무리 보조교사라도 수업진행 방법에 대해 서로 호흡이 맞아야 하는데 두 달 동안 논의는 해봤지만 여전히 한계가 있다"며 "학습 부진학생을 돕는 것도 정규 교사만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수당이 적다보니 전문성 있는 강사 채용도 어렵다. B교사는 "한 시간에 1만7000원이고 일주일에 14시간 정도 나와야 하는데 전문성 있는 사람이 오겠느냐?"고 되물었다.


D교사도 "처음에는 중등 정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자격 조건으로 모집했다가 나중에는 우대 조건으로 변경하고 기한까지 연장해 겨우 강사를 구했다"고 토로했다. 


비정규직만 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 E초 F교사는 "이미 학교에는 기초학력 부진 학생에 대해 과목별로 전문 교사가 학급 지원을 하고 있다"며 "학교에 비정규직을 더 늘리기보다는 정규 교원을 늘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기에도 청년층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학습보조 인턴교사 등을 대거 채용했다가 해고시켜 갈등을 빚었던 선례가 있다.


보건교사를 학습지원자로 포함시킨 조항도 비난을 사고 있다. 비교과교사의 전문성과 업무 부담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서울 G초 H보건교사는 "보건교육과 학생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에게 기초학력 지원을 하라는 것은 부적절하고 전문성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기 I초 J보건교사는 "학생들의 일상생활 건강관리부터 비만, 흡연예방 사업, 환경위생 업무, 최근에는 미세먼지 업무까지 이미 과중한 업무를 하고 있는 보건교사에게 학습지원 업무까지 부과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같은 현장 의견에 대해 박경미 의원실 관계자는 "시범사업 기간에는 예비교사 등을 중심으로 하겠지만 정착이 되면 미발령 교사 등 정규 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습부진이 정서적인 측면이 있어 보건교사를 포함시킨 것"이라며 "업무를 떠안기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차원으로 문구를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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