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평등한 기회 공정한 경쟁’ 취업기대감 높인다”

블라인드 채용·지역인재 채용할당제 구직자 반응과 기대

올해 하반기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 이력서에 학력과 출신지, 신체조건 등을 적는 칸이 사라진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도 늘어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기관에 ‘블라인드(blind) 채용제’와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이런 파격적인 채용에 대한 구직자들의 입장은 어떨까. 공공부문 기관의 입사 지원을 앞둔 청년 구직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누구나 똑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다는 희망”
최찬얼(29)

최찬얼 씨.
최찬얼 씨.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느라 ‘스펙’ 쌓기를 조금 등한시했다. 일반 기업에 지원하면서 허술한 학점, 낮은 영어 점수, 대외활동 부재 등 객관적 지표를 마주했을 때 ‘사회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 그러다 처음으로 한 공기업의 공개채용에 지원해 서류전형에 합격한 적이 있다. 비록 최종 절차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스펙 초월 채용전형을 통해 서류전형에 합격한 기억은 험난한 취업 준비 과정을 버티는 힘이 됐다.

블라인드 채용의 확대는 공정한 채용 절차를 바라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라인드 채용은 모든 청년이 똑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것이다. 천편일률적이고 불필요한 스펙 쌓기에서 벗어나 남들이 다 갖고 있는 기준 외에 자신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부각해도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정부가 내세우는 블라인드 채용이 채용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리라고 본다.

“‘금수저’가 아니라는 자괴감 떨칠 수 있을듯”
최아영(25)

최아영 씨.
최아영 씨.

수많은 취업 준비생을 울리는 말이 있다. 바로 ‘금수저’다. 소위 ‘금수저’라 불리는, 능력이 뛰어난 부모님을 둔 친구들에게 취업 불황은 먼 나라 얘기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금수저’와 ‘흙수저’의 스펙 차이를 다룬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금수저가 취업을 위해 어학연수, 자격증 취득, 인턴 경험을 하는 동안 흙수저는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크게 공감했다.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친구들은 스펙을 제대로 쌓지 못했을 뿐이지 결코 실력이 뒤처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기업이 직원을 채용할 때 성별, 연령, 학력과 상관없이 능력을 보고 선발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이 본격적으로 도입된다고 하니 정말 기대가 크다. 수많은 취업 준비생이 학력과 지역에 구애받지 않고 오로지 실력 하나만으로 승부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채용이 공기업을 시작으로 사기업에서도 실시돼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공정한 채용시장이 되길 기대한다.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 주어져야”
윤승훈(25)

윤승훈 씨.
윤승훈 씨.

요즘 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가장 큰 화젯거리는 바로 ‘블라인드 채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블라인드 채용과 지역인재 채용할당제를 지시했다. 소위 말하는 명문대 출신이 아닌 나는 그동안 공공기관의 서류전형 문턱을 넘지 못한 경우가 꽤 많았다. 그렇다 보니 요즘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출신 학교를 적는 부분에서 머뭇거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력서를 접수하기 전부터 합격에 대한 기대가 크게 꺾여 그만큼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이런 점에서 블라인드 채용은 많은 취업 준비생에게 희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토익, 인턴 등 다양한 스펙을 쌓는 데 투자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들어가고 싶은 공공기관의 직종과 연관된 공부에만 집중하면 되기 때문이다. 채용 후에도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라인드 채용은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자신감을 더욱 북돋아줄  것이다.

“평가자 선입견 차단 공정 경쟁 기대”
김민준(25)

김민준 씨.
김민준 씨.

지금까지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늘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가지 생각이 있었다. 지원자들이 몇 날 며칠 공들여 쓴 자기소개서를 인사 담당자들이 자세히 읽을까 하는 것이다. 자기소개서에 담긴 지원자의 지원 동기나 삶보다는 스펙이나 인턴 경험을 더 높이 평가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블라인드 채용’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줄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나 스펙이나 인턴 경험이 부족한 사람도 얼마든지 자신의 잠재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력서에 출신 학교나 지역을 기재하지 않는다면 선입견을 갖게 되는 평가 요인이 많이 줄어들 것임이 분명하다. 전문성과 역량이 뛰어나지만 눈에 보이는 스펙이 부족해 서류전형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선배를 많이 보았다. 앞으로는 스펙이 부족하고 나이가 많더라도 자신감을 갖고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블라인드 채용의 바람이 공정한 채용 절차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지역인재 채용은 지역불균형 해소의 시작”
김기찬(24)

김기찬 씨.
김기찬 씨.

KBS가 2003년부터 5년 동안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한 적이 있다. 그 당시 명문대 출신이 70∼80%에서 30% 이하로 줄고 지방대 출신이 10%에서 31%로 늘어났다. 이 결과는 블라인드 채용이 충분히 공정한 채용 절차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서울시 공무원 시험의 평균 경쟁률은 86.2 대 1을 기록했다. 많은 사람이 몰려 합격하기가 그야말로 바늘구멍 뚫기다. 학력이나 학벌, 지역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열린 시험이라는 점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블라인드 채용이 실현되면 공정한 채용을 바라는 수많은 청년 구직자에게 큰 기대와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한 지역인재 채용은 지역불균형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적극 찬성한다. 아무리 좋은 교육 여건을 잘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기업의 부족과 낮은 임금수준 등의 ‘질 좋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역의 인재가 서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어렵다.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은 지방대학과 청년들에게 가뭄에 단비처럼 희소식이 될 것이다.

“지역인재를 채용해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하유진(25)

하유진 씨.
하유진 씨.

서울에 많은 회사와 인구가 몰려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서울의 발전이 가속화될수록 지역불균형이 심각해졌다. 지역의 인재가 서울로 몰려들었고, 수많은 청년이 이탈해나간 지역은 활력을 잃고 경제도 침체됐다. 새 정부가 내세운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할당제는 매우 바람직한 채용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청년 인재들이 지역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면 무분별하게 서울로 인재가 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더 많은 공공기관이 수도권에 있던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할 것이고, 또 지역의 인재들은 자기가 살던 곳에 남아 양질의 일자리를 얻는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지방대 출신이라고 해서 능력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은 선입견이다. 취업을 위해 노력하는 수많은 지방대생에게 지역인재 채용은 단비 같은 소식이다. 새 정부의 지역인재 채용 방침은 지역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대생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위클리공감]

2017.07.07 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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