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부/기관

“국가교육회의, 전문 조직 되려면 정치적 중립성 지켜야”

‘국가교육회의 구성과 교육부 개편의 방향’ 교육정책토론회 열려


“정당 대표, 시민단체 대표…이 모든 단체 대표를 구성원에서 배제해야 합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지 않으면 결국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교육 개혁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최근 올해 출범 예정된 국가교육회의를 이룰 구성원 자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교육회의 구성에 관한 토론에서도 이 주제가 핵심 논제로 올랐다. 토론회는 정부 교육 개혁 방향을 논하는 ‘국가교육회의 구성과 교육부 개편의 방향’을 주제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국회교육희망포럼(대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사회적교육위원회(상임대표 심성보)가 주최한 행사다. 발표자로는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 이상철 부산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 임재홍 방송통신대 교수, 안승문 미래교육포럼 공동대표, 최은희 교육부 정책기획관 직무대리 등 교육계 전문가가 다수 나섰다. 현재 교육부의 유·초·중등 교육 권한 이양 등 주요 현안이 산적한 만큼 토론회장에 교육 관계자·학부모 등 참석자 100여명이 들어차 빈자리 하나 없었다.

주요 논제는 새로운 교육 조직인 국가교육회의의 구성과 운영, 교육부 개편 방안이었다. 대통령 직속 자문 기구인 국가교육회의는 25~30명으로 구성해 올해 안에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구체적 조직 관련 방안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토론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최창의 사회적교육위원회 공동연구위원장(행복한 미래교육포럼 대표) 사회로 교육계 전문가들이 발표하고 자유 토론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박남기 광주교육대학교 교수는 “국가교육회의가 정치 조직이 될지 전문 조직이 될지는 누구를 위원으로 구성할 것이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국가교육회의가 ‘정쟁의 장’이 되지 않으려면, 구성원(위원)을 각 집단 대표가 아니라 집단이 추천하는 중립적 교육 전문가로 해야 한다”고 했다. 대표성보다는 전문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은 국가교육회의 구성원을 정할 때 정치적 중립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육감은 “국가교육회의 구성원은 헌법 제31조 제4항이 규정한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교육전문가 및 교육 단체 구성원으로만 구성해야 한다”며 “국가교육위원회를 정치적으로 독립함으로써 정권이 바뀌더라도 정책 일관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법조인과 정치인은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직무 본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제해야 할 정치인에는 정당원과 과거 정치인이었던 이들까지 포함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교육 행정 체제 개편도 논의됐다. 이상철 부산교육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수평적 교육 행정체제를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 교육 행정 체제는 ‘교육부-시‧도교육청-교육지원청-학교’로 이어지는 수직적 구조로 운영돼 학교 현장의 자율성이 침해됐다”며 “이 같은 구조를 전면 개편해 유‧초‧중등 단계의 교육 자치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이 대안으로 제시한 구조는 국가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교육위원회를 설립하고, 교육부는 집행기구 기능을 가지도록 하며, 유·초·중등교육 사무는 시ㆍ도교육청(교육감 협의회) 이관하는 형태다. 현재 교육부 직무를 국가교육위원회·시‧도교육청 등이 나눠 갖도록 하는 것이다.

교육부 공무원 임용에 관한 지적도 나왔다. 안승문 미래교육포럼 공동대표는 “교육부 공무원 가운데 초·중등 교육을 직접 경험한 교사 출신(전문직) 공무원이 적다는 점은 큰 문제”라고 했다. 안 대표는 “지난 10년간 교육부 정책 가운데 교육적 관점에서 볼 때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정책이 적지 않았던 것도 바로 교육부의 주요 직위에 고시 출신 일반직 공무원들이 포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직 공무원이 지배하는 교육부의 인사 시스템의 문제점은, 심하게 말하면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행정실장이 학교장과 교사에게 교육법을 지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따라서 “학교에서 교사로 일한 적 있는 교육자로, 수준 높은 정책 마인드가 있는 사람을 발굴해 임용해야 한다. 장학사나 연구사 경력보다도 탁월한 현장 경험을 중시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교육자로서 경험과 지혜를 쌓지 않고도 행정을 담당하도록 하는 통로였던 교육 행정고시는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