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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비판 교육단체 이사가 대치동 학원ㆍ영재학교 보내…학부모 분통

               사교육에 비판적 시각을 가진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한 간부가 서울 대치동의 유명 학원에
                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 조선일보 DB


사교육비 문제에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정책 주장을 내놓는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의 간부가 자녀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고액학원에 보내고 영재학교에 입학시켰다는 사실에 학부모들의 분통을 사고 있다. 소아 청소년 정신과 의사로 다양한 활동을 해온 A씨는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의 사교육 시스템에 대해 비판 입장을 밝혀 왔기에 이를 지켜본 엄마들의 배신감은 상당한 상황이다. 논란에 휩싸인 A씨는 현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이사직을 자진사퇴한 상태다. 

발단은 31일 인터넷 커뮤니티에 A씨가 사교육을 통해 자녀를 영재학교로 보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부터다. 작성자는 “사교육걱정 A 이사의 자녀가 영재고 입시를 위해 지방(과천)에서 대치동 모 수학학원의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 및 영재고 대비반 사교육을 받았다. 사교육 반대, 특목고 폐지를 주장하는 단체의 이사직 유지는 부적절한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교육걱정은 확인요청과 우려의 이메일을 보낸 한 학부모에게 하루 만에 답장을 보냈다. 당사자가 공유를 허락해 답장 내용을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말한 바로는 사교육걱정은 “우리 단체 A 이사가 자녀를 영재학교에 보냈고 이를 위해 강남에서 사교육을 했으니 이는 부적절한 일이란 비판이 떠돌고 있다. 단체의 입장을 문의하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자기 자식을 특권학교에 보내면서 특권학교를 폐지하라 말하는 것이 모순처럼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못된 제도를 비판하고 이를 바꾸는 것과 제도 속에서 사는 시민들을 정죄하는 것은 분리해야 할 일이다. 제도의 그늘 속에 살아가는 사람까지 비판한다면 자유로울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A 이사의 자녀교육은 개인의 사생활 영역이다. 회원들에게 이들 학교에 자녀를 절대 보내지 말란 기준을 제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본 학부모들의 분노는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해명의 내용이 그간 단체의 행보 및 주장들과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진정성 논란으로까지 번져 언론에 알려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당사자인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가 다닌 학원의 원비가 비싼 것은 분명하다. 특강까지 다 들으면 그럴 수도 있다. 다만 저희 아이는 평균 잡아 월 80만원이 안 되는 금액이 들었다”고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그가 밝힌 내용을 요약하면, A씨의 자녀는 중학교에 가면서 집 근처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수학에 관심이 생겨 영재학교에 가고 싶어했다. 중학교 2학년에 경험 삼아 시험을 봤는데 2차 시험에 합격, 이후 3차 캠프에서 떨어졌다. 불합격 이후 이듬해에는 꼭 가고 싶다며 대치동 학원에 다니고 싶어했다. 2학년 여름부터 3학년 5월까지 학원에 다녔다. 지난해엔 일주일에 세 번, 올해는 다섯번을 다녔다. 

그는 이어 논란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교육걱정 이사가 아니라면 이런 일은 기삿거리도 되지 않을 텐데 참 답답하다. 아마 대표 두 분께서 회원에 대한 답신 메일을 보냈는가 본데 저는 회원의 메일을 본 적이 없다. 이사직은 제가 이름이 알려졌기에 회원 모집 등에 도움이 된다. 생각에 여러 번 부탁하셔서 맡게 됐다. 저는 그 외 단체도 역할을 한 적이 없고 공적 의뢰도 거절해왔다.”고 밝혔다. “많은 분이 화가 나는 이유는 사교육을 해야만 하는 현실에 대한 분노라 생각한다.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아이에게 더 나은 걸 줄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은 이미 (많은 사람이) 갖고 있다. 그 불안이 실체라고 느끼게 돼 분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저를 대상으로 하지만 저에 대한 화가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교육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더 열심히 기여하는 것일 뿐”이라고 전했다. 

이런 그의 해명에도 비판적인 시각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가 문재인 정권 국민인수위 소통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자신의 의견을 스스럼없이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가 밝힌 월 80만원의 학원비가 대다수 학부모에게는 상당한 고액일 뿐더러 그의 자녀가 다녔다고 추정되는 대치동 모 학원 영재학교 대비반의 경우 보습학원 수준이 아니라 입시 맞춤형으로 운영돼 대치동 학원가에서 유명한 곳이기 때문이다. 

학부모 회원 수가 많은 커뮤니티에는 “한 달에 80만원이 아무렇지 않은가”, “말과 행동이 다른 전형적인 두 얼굴이다. 변명이 말이 되나”, “많은 부모의 멘토로 활동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실망스럽다”, “자식 앞에서는 그도 어쩔 수 없나 보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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