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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학종, ‘금수저 전형’인가 ‘사다리 전형’인가

    학생부 종합전형과 관련해 ‘금수저 전형’인가 ‘사다리 전형’인가 상반된 견해가 맞서고 있다. /조선일보 DB


대입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이하 학종)의 비중이 매년 커지고 있다. 수능 100일을 남겨둔 시점에도 어김없이 학종이 여론 도마 위에 오르는 이유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따르면 2019학년도 대학 신입생 넷 중 한 명(24.4%, 8만5209명)은 학종으로 선발한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선발 비율이 높다. 서울대는 내년도 신입생의 78.5%를 수시로 뽑는데 모두 학종이다. 서울대를 포함한 서울 8개 상위권 대학의 학종 비중은 45%에 이른다. 

그러나 국민 10명 중 8명은 학종이 선발기준이 모호하고 상류계층에 유리한 전형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금수저에 유리하고, 흙수저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달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제도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남녀 1022명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학종을 ‘금수저 전형’으로 인식하는 국민이 75.1%를 차지했다.

그러나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오해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연구결과가 8일 나왔다. 경희대 입학전형연구센터는 2017학년 출신지역별 대입전형 합격자를 학종과 수능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경제적 소득이 높은 지역 학생들은 수능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고 학종은 그 반대였다. 

경희대 측은 학종이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학생에 불리하다는 주장을 뒤집는 연구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지역은 서울지역 강남 3개 구, 강북 3개 구와 경기지역 분당 안양 과천 시흥 안산 이천, 부산 해운대구, 대구 수성구와 그 외 지역이다. 분석 결과 경제적 소득이 높은 지역의 학생들은 수능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고, 경제 소득이 낮은 지역의 학생은 학종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높은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남구의 경우 수능으로 합격한 학생 비율이 93%, 학종으로 합격한 학생은 7%였다. 분당구 역시 82%가 수능, 18%가 학종으로 합격하면서 수능 합격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이어 서초구(수능 77%·학종 23%), 대구 수성구(수능 72%·학종 28%), 경기 과천(수능 68%·학종 33%), 송파구(수능 64%·학종 36%) 순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지역으로 분류되는 성북구는 85%가 학종, 15%가 수능으로 합격해 학종의 비율이 높았다. 이천도 마찬가지로 92%가 학종, 8%가 수능으로 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현 경희대 입학처장은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경제적 소득이 높은 지역 학생들은 주로 수능으로, 그 외 지역은 학종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는 오해에 대해 반박하는 연구결과는 이미 여럿 존재한다. 대교협이 전국 54개 대학의 2015~2016학년 신입생 24만2790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학종을 비롯한 학생부위주전형이 학교유형 가운데 일반고, 소득별로 저소득층, 지역별로 읍면지역 출신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즉,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 아닌 ‘사다리 전형’이라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일수록 더 많은 지원을 받는 국가장학 I 유형 학생이 학생부위주전형에 가장 많아 학생부위주전형이 최대 대입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학종을 ‘불공정한 전형’이라는 보는 시각은 팽배하다. 송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8%가 부모와 학교, 담임, 입학사정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사교육비 경감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인식한 국민은 64.7%에 이르렀다. 반대 의견은 35.3%로 절반 수준이었다.

학종 반대 이유로는 ‘부모의 배경, 출신 고등학교, 담임교사의 재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등 불공정 우려 존재’를 택한 응답자가 71.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정확한 평가기준을 알 수 없어 학생 선발이 공정하게 진행되었는지 확인 어려움’도 70.2%에 달했다. 69.7%는 ‘학생부기록이나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의 자료가 부풀려져 신뢰성이 떨어짐’을 지적했다. 김재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학종을 대입 병폐의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면서 “비교과 반영 확대 등으로 학부모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사교육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종이 일선 학교에 긍정적인 영향도 가져왔다는 의견도 있다. 조효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학교생활의 충실성이 대입에 중요한 잣대가 되면서 ‘자고 있던 아이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다”고 했고, 김성길 인천 연수여고 교사도 “과거 우수 학생을 위한 기록이었던 학생부가 이제는 모든 아이로 확대되면서 교사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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