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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수능 개편]학습량 줄인다면서 ‘공부보따리’ 펼쳐논 수능 개편안

통합사회·통합과학 포함에… 출제과목 사실상 ‘8과목’
- 전문가 “2가지 시안 모두 학습 부담 감소 효과 미미해”
- 1안 국·수 쏠림현상 VS 2안 수능·내신 “두 개 잡아야”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준다며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개편 시안이 실제 수험생의 학습량을 줄여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절대평가 범위가 확대됨과 동시에 사실상 출제과목도 늘어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2가지 시안에 따르면 2021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탐구 ▲제2외국어/한문 등 7개 영역으로 이루어진다.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을 1개 시험 과목으로 묶었지만, 내용적으로는 별개여서 시험 과목은 실질적으로 8개다. 이강현 이강학원 원장은 “문과 학생들은 기존 수능에서 피할 수 있었던 과학 분야를, 이과 학생은 사회 분야를 공부해야 한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불안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학습량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과목 절대평가 땐 “국어·수학·탐구 사교육 심화 가능성”

선택과목도 문제다. 이 원장은 “일부 과목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1안) 탐구과목은 상대평가로 남아, 국어, 수학과 변별력이 큰 영역이 된다”며 “국어·수학·탐구 세 과목에 사교육이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절대평가로 전환될 과목들도 최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곤 학습량이 줄지 않으니 사교육비 부담이 여전할 것”이라며 “오히려 수능 변별력 감소로 내신이나 비교과 등 다른 전형 요소 비중이 증가하면 전체 사교육비 부담은 커진다”고 예상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통합사회·통합과학의 경우 여러 과목이 결합한 형태인 데다 선택과목에 제2외국어/한문까지 응시한다면 공부해야 할 수능 과목이 실제로는 현행보다 늘어난다”며 “수험생 입장에서는 심리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전 과목 절대평가 땐 “내신·수능 두 마리 토끼 잡아야”

2안은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변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학생들은 다른 학생 석차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이 해당 영역의 성취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는지만 점검하면서 공부하면 된다.

반면, 수능 대비 선행 학습을 하는 중학생 숫자가 더 많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내신과 수능을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수능 학습을 고1 때 일찍 끝내놓고, 대학별 수시모집을 준비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 3년간 내신을 더 철저하게 관리해야 하는 부담도 생긴다. 임 대표는 “전 과목 절대평가 시 상위권 대학에 가려면 수능은 무조건 1등급 받고, 내신까지 신경 써야 한다”며 “고교 3년 내내 내신에서 한번 삐끗하면 패자부활이 불가능한데 학습 부담이 줄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이과 통합 ‘절반의 성공’

이외에도 문·이과 구분을 없앤다는 2015 개정교육과정의 취지는 교육부가 제시한 시안에서 완벽하게 반영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1안과 2안 모두 수학 영역에서 현행과 같은 가·나형 체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대학의 전형방식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앞으로도 이과 지망생은 주로 가형을, 문과 지망생은 나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은 모든 학생이 치르게 되지만 탐구영역 또한 일반선택과목 1과목을 택하는 체제로 현행과 비슷해 문과 학생들은 사회탐구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의대를 포함한 이공계 대학이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 선택과목을 요구하면 문·이과 체제는 사실상 유지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