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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현장칼럼] 기간제교사·강사 정규직 전환 반대

박세라 전국중등예비교사들의외침 부대표

정부의 교원 수급정책 실패로 임용절벽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임용고사 준비생들은 허탈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다. 특히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이 논의되고 있다는 데 대해 임고생들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며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역차별, 교직 갈등 심화 불보듯

첫째, 불공정한 과정을 통해 선발된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역차별을 초래한다. 많은 기간제 교사 및 강사는 ‘학교 관계자 인맥’으로 선발된다. 이런 인맥이 없는 평범한 임용고시 준비생의 경우, 무려 200군데의 학교에 이력서를 제출해도 면접 볼 기회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비정규직조차 되기 힘든 이 현실에서 인맥으로 채용된 기간제 교사 및 강사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면, 이는 교사를 꿈꾸는 수많은 청년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며 ‘기회는 평등하게’라는 문재인 정부의 슬로건을 부정하는 것이다. 동시에 기약 없는 수험 기간을 지내온 5만 명의 유능한 인재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사회적 낭비를 초래할 것이다.

둘째, 학생·학부모·교사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공교육의 질을 저하시킨다. 먼저 학생 차원에서 볼 때, 학생들은 노력을 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사회를 공정한 사회라고 배운다. 그러나 교사 본인이 공정하지 못한 절차로 선발된 사람이라면 학생들에게 ‘공정’, ‘기회’, ‘노력’에 대해 가르칠 수 없다. 또한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기간제 교사나 강사가 정규직으로 대거 전환될 경우 학생들이 받는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학부모들도 자녀들이 좋은 교육을 받길 원한다. 그래서 매년 자녀들이 어떤 교사를 만날지 관심을 갖는다. 그런데 자녀의 학교 선생님이 공정한 경로로 채용되지 않고, 전환을 통해 정교사로 임명받았다고 하면 학부모들은 불안할 수 있다.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좁게는 교사와 학부모의 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미 존재하고 있던 공교육 전체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사 차원에서 볼 때, 공정한 방식으로 정교사가 된 교사의 경우 상대적 허탈감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기간제 교사 및 강사의 경우 ‘운 좋아 된 교사’라는 오명을 입은 채, 가시방석 같은 교직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선발인원 늘려 기간제 줄여나가야

불필요한 갈등과 불신만 심화시킬 수 있는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 논의는 중단해야 한다. 오히려 이 문제는 현행 교사 임용 시험의 틀 속에서 교원을 확충하는 방안으로 해결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중등학교 학급당 학생수는 OECD 평균에 한참 못미치는 32명에 달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에 맞게 조정하면서 교사 정원을 확충해야 한다. 

그리고 기간제 교사와 강사 역시 예비교사와 동일하게 임용 시험 절차를 밟도록 유도하는 것이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에 있어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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