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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등

[NOW] 초등생 아들 가진 부모도 '교내 성범죄' 걱정하는 사회


최근 교내 남학생을 상대로 한 여교사 성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아들을 둔 학부모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딸 가진 부모만큼이나 성범죄에서 안심할 수 없다는 것. 온라인 학부모 커뮤니티에는 ‘아들도 딸만큼 단속해야 하는 시대’, ‘해외토픽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현재 대한민국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등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30대 여교사가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에 6학년 남학생을 유혹해 교실에서 성관계를 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남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자신이 근무하는 초등학교의 남학생(초6) 제자를 불러내 교실·승용차 등에서 성관계를 가진 혐의(미성년자의제강간 등)로 경남지역 모 초등학교 교사 A(32·여)씨를 구속하고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교내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처음 만난 재학생 B(13)군에게 지난 6월부터 하트 모양 기호와 함께 "사랑한다" 등의 휴대폰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B군이 답하지 않자, A씨는 "만두를 사주겠다"며 집 밖으로 불러내 B군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인적이 드문 곳으로 데려가 신체접촉을 시도했다. 또 B군이 A씨가 교사라는 사실에 부담을 느끼자,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반나체 사진을 휴대폰으로 보내기도 했다. 결국 A씨는 지난달 방과 후 교실로 B군을 유인해 성관계를 가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B군과 9차례나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B군이 너무 잘생겨서 (성)충동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해당 초등학교는 A씨를 직위 해제했다. A씨는 자녀도 있는 유부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접한 학부모들의 반응은 뜨겁다. 현재 온라인 지역맘 커뮤니티에선 이와 관련된 게시글에 댓글 수십개가 달리는 등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제 막 성(性)에 눈을 뜨기 시작한 초등 고학년 이상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초등 5학년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해괴망측한 사건"이라며 “기혼에 자식도 있는 여자가 미치지 않고서야 초등생 제자를 꾀어내 평생 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히느냐”고 분노했다. 6학년 아들을 키우는 한 학부모도 “예전엔 젊고 열정적인 여 선생님을 선호했는데, 이 사건 이후로 생각이 싹 바뀌었다”며 “학급 담임교사도 아이와 같은 성(性)으로 배정해야 한다는 서명운동이라도 해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여교사가 담당 학급 남학생들에게 '요가학원 놀이'를 하자면서 자신의 엉덩이를 두들기게 하는 등 성추행을 한 사건도 일어났다. 8일 인천 서부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모 초등학교 교사 C(45·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5학년 담임인 C씨는 올해 6월 말부터 지난달 초까지 학생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한 학부모가 학교에 민원을 제기하자 해당 학생에게 "너는 쓰레기야" 등의 폭언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수업 중 '요가학원 놀이'를 하자며 남학생에게 자신의 엉덩이를 주먹으로 두들기라고 시켰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성희롱 피해를 본 남학생은 총 9명에 달했다. 아이들로부터 이런 사실을 들은 학부모들은 지난달 C씨를 인천 서부서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인천시교육청 서부교육지원청은 지난 7월말 C씨를 직위 해제했다.

이 같은 남학생 성범죄 사건은 비단 여교사뿐만 아니라, 남교사에 의해서도 종종 일어난다.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경기 여주의 한 고교 남교사 성추행 사건에서도 피해 학생 가운데 남학생 3명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잇따른 남학생 대상 교내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학부모 사이에서는 여자 선생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나타난다. 실제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학원·과외 등에서 ‘젊은 여강사 기피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아이의 학원 선택 시 강사의 성별이나 외모까지도 따져봐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중학생 아들을 둔 한 학부모는 “평소에도 여자 선생님보단 한창 혈기왕성한 아이를 휘어잡을 수 있는 남자 선생님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최근 서울의 한 영어 학원 여강사가 13살 제자를 유혹해 성관계를 맺는 등 입에 담기도 민망한 사건이 계속해 벌어지면서, 이 같은 마음이 더욱 확고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중학생과 초등학생인 아들 둘을 둔 학부모 김상미(가명·45)씨는 “아이들이 또래보다 외모가 성숙해 걱정이 크다”며 “학교나 학원도 마음 놓고 보내지 못하는 현실이 괴롭다”고 전했다.

한편, 성범죄 교사 2명 중 1명은 아직도 교단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교육부에 따르면 성 비위로 징계를 받은 초·중·고교 교사는 지난해에만 135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71명은 파면·해임 징계로 교단을 떠났다. 반면, 나머지 64명은 여전히 교편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적용 등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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