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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등

초 4·5·6학년 때 대학 레벨이 결정된다

중학교 때 1등이 고등학교 때 90등으로 떨어진 이유

    ▲ 영암초 '아빠랑 밤샘 책놀이-1박 2일 독서캠프' [사진 출처=전남도교육청]


교실에서 벌어진 대 반전 드라마 
중학생 시절, 항상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B양은 다른 중학교 학생들과 견주어 봐도 단연 돋보이는 빼어난 인재였다. 학원들은 ‘전교 1등이 다니는 학원’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B양을 서로 모셔가려고(?) 아우성이었다. A고등학교의 입학시험에서도 160점 만점 기준 159.896점을 기록하며 전교 1등의 면모를 어김없이 과시했다.

한편,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친구 E양은 A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156.044점을 맞아 70등으로 입학했다. E양은 넉넉잖은 가정 형편 때문에 학원에 다니지 못했다. 하지만 책읽기를 무척 좋아해 도서관에 가면 늘 볼 수 있는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입학시험까지 B양은 늘 E양을 앞섰고, E양 역시 B양을 따라잡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하지만 대 반전의 드라마가 고등학교 입학 후 3월 첫 모의고사에서 펼쳐졌다. 성적표가 바뀐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B양을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던 E양이 놀랍게도 전교 1등으로 올라섰고, 잘나가던 B양은 전교 석차가 무려 90등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B양은 흐느끼고 있었다. 중학교 때와 다름없이 열심히 공부했는데, 왜 이런 성적이 나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목 놓아 울었다. 더구나 전교 1등을 차지한 아이가 평소 학원 한 번 못 다닌 E양이란 사실에 더욱 자존심이 상했다.

내 자녀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흔한’ 이야기 
B양의 3월 모의고사 성적을 보면 국영수 모두 80점대로, 어느 과목 하나 특별히 나은 것도 뒤떨어진 것도 없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E양은 국어 100점, 수학 98점, 영어 98점을 맞았다. 수학과 영어에서 각각 한 문제만을 틀린 것이다.

우리는 먼저 고등학교에 들어와 처음으로 보는 3월 모의고사가 어떤 시험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월 모의고사는 수능 대비 시험으로, 교과에 대한 이해와 사고력, 논리력, 추론 능력 등 ‘수학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결과적으로 암기 중심의 시험에 익숙해 있던 B양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전혀 다른 성향의 시험문제 앞에서 자신의 부족한 수학능력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3월 모의고사 성적에 의미를 두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3월 모의고사는 고교에 입학한 후 처음 맞는 시험이라 학원, 과외 등 외부 환경의 개입이 가장 적어, 개인이 가진 학업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E양은 2년 뒤 한국 최고의 대학으로 꼽히는 서울대에 합격했지만, B양은 평범한 인 서울 대학에 들어가게 됐다. 하지만 단언컨대 이 사례는 특정 학생들만이 겪는 특수한 케이스가 아니다. 오히려 고교에 입학한 학생들 사이에서 빈번히 볼 수 있는 흔한 케이스이다.

이 같은 케이스가 특별한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내 자녀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학부모는 내 자녀가 B양이 되도록 할 것인지, E양이 되도록 할 것인지를 분명히 선택해야 한다.

고교 전교 1등의 비법은 ‘독서’에 있다!


그렇다면 E양이 고등학교에 올라와 성적이 급상승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해답은 바로 ‘독서력’에 있다. 입학 후 바로 치르기 때문에 학생의 학업역량이 오롯이 드러나게 되는 3월 모의평가에서, E양이 독서를 통해 키운 이해력, 논리력, 사고력, 추론능력, 즉 독서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내신 따기 위주의 문제풀이 암기 중심 학교수업과 학원수강을 통해 얻은 높은 학업성적은 학생들에게 자신감과 성취감,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감정은 학업에 대한 열정을 키워줘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학업에 정진할 수 있게 하는 동력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 같은 학습의 결과로 얻은 성적이 그 학생의 학업능력이나 잠재력을 보증해 주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문제풀이 중심의 암기형 학습과 시험은 학생의 학업능력이나 잠재력을 전혀 드러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국 최고의 진학 실적을 자랑하는 일반고 가운데 하나인 천안 복자여고의 정명근 교사는 “학생들의 진학 지도를 오랫동안 해오다 보니, 초등 4,5,6학년 때 책읽기를 즐겨 한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와서 뛰어난 학업역량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한다.

중학교 때는 대다수 학부모들이 독서를 뒷전으로 한 채 내신 대비 학습만을 강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독서력이 초등학교 때만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교사는 “초등학교 때 꾸준히 해 온 독서활동이 결국 학생의 이해력, 논리력,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등을 키워주고, 이런 독서력이 시험을 통해 발현돼 고교 성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책을 열심히 읽는 것이 고등학교 때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공부법은 ‘사고하는 독서’ 
그러데 책읽기를 좋아하지만 이해력, 논리력, 사고력, 문제해결능력 등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 교사는 이런 경향을 보이고 있는 학생들의 특징을 명쾌하게 정의했다. 이런 학생들의 공통된 특징이 문학책만을 열심히 읽는다는 것이다.

정 교사는 같은 시간 독서를 하더라도 문학책을 읽는 학생과 신문, 잡지 등 논리적 사고를 요하는 글을 읽는 학생 사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특히 신문을 오랫동안 구독한 학생들이 뛰어난 독서력을 보인다고 설명한다.

그는 “신문처럼 다양한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면서 그 주제에 대해 읽는 이의 생각을 묻고 다양한 방향으로 사고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독서가 특히 효과적”이라면서 “최근 에듀진이 출간한 월간지 <톡톡>처럼 다양한 분야로 관심을 확대해주면서, 해당 주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또 자신만의 시각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독서를 해야 독서력이 키워진다”고 말했다.

독서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고등학교 시험문제를 한 번 훑어보면 그 의미를 확실히 이해할 수 있다. 성인이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고 의미를 곱씹어야 문제의 뜻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문제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꽤 있다.

이러다 보니 수학공식을 줄줄 암기하고 영어 단어의 뜻을 다 안다고 해도 우리말로 된 시험 문항의 질문 맥락을 이해하지 못해 문제를 풀지 못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 이런 학생들을 조사해 보면 어릴 때 책을 읽지 않아 독서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 교사는 중학교 때의 독서력은 ‘평가보류’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을 오해해선 곤란하다. 중학교에 입학하면 아이의 손에서 책을 빼앗고 대신 문제집을 들려주는 현실이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중학생들이 지금처럼 문제풀이 학습에만 몰두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독서력을 쌓아간다면 고등학교 때 충분히 자신이 쌓아온 독서력을 발휘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더구나 일반고 중에서 입시 실적이 좋은 학교들은 독서 동아리만 수십 개를 운영할 정도로 학생들의 독서활동에 크게 장려하고 있다. 독서력이 뛰어난 학생일수록 좋은 진학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독서는 초중고 학생 모두에게 반드시 필요한 학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다.

오늘부터라도 자녀에게 책 읽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문학과 비문학 모두를 균형 있게 읽을 수 있게 독서 지도를 해 보자.

책에 거부감이 있는 아이라면 아이의 관심사를 다룬 만화책부터 읽히는 것이 바람직한 시작이다. 이렇게 시작해서 책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주고 학부모도 함께 책을 읽는 분위기를 조성해 준다면 아이는 쉽게 분위기에 동화돼 책과 가까워질 수 있다.

특히 초등 4,5,6학년이 되면 반드시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만들어줘야 중·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초등학교 때 다진 독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하자. 아이의 미래, 학부모의 손에 달려있다.

*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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