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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

성적에 집착하는 부모, 비범한 아이 평범하게 만든다!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가능성과 잠재력!

    ▲ 충남 인문학 생각나눔 한마당 행사 [사진 제공=충남교육청]


평범한 일반고에 다니는 2학년 지윤이는 책읽기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언제 어느 때나 지윤이의 손에는 책이 들려있다. 그런 지윤이가 못마땅한 엄마는 책 보지 말고 공부를 하라며 자꾸 혼을 낸다. 하지만 책을 너무 사랑하는 지윤이는 어느새 엄마 몰래 또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한다.

지윤이에게는 엄마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중학교 때부터 블로그를 만들어 가명으로 소설을 쓰고 있던 것이다. 블로그에는 하루에 많게는 200명 이상이 지윤이의 글을 읽으러 들어왔다. 하지만 이것 역시 공부하라는 엄마의 잔소리에 접어둘 수밖에 없었다. 

지윤이가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지윤이의 학교에 옆 학교에 다니는 중학생이 찾아왔다. 지윤이가 블로그에 올리던 소설의 광팬이었던 학생은 지윤이에게 "요즘 왜 소설을 안 쓰냐"며 "소설 연재를 쉬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나중에 이 사실이 지윤이 엄마에게 알려졌고, 지윤이는 더 이상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 못하게 됐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지윤이. 글 쓰는 일에 충분한 재능도 갖고 있지만, 엄마의 반대로 인해 요즘 지윤이는 국영수 과외를 받으며 성적 올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책 읽고 싶은 자녀 VS 공부 안 해 불만인 엄마

현재 지윤이의 모의고사 성적은 국어 2등급, 영어 2등급, 수학 4~5등급 정도다. 사회도 국어 성적이 좋아서 그런지 잘 나온다. 학교 내신은 국어, 영어가 각각 1등급에, 수학은 4등급 정도이다. 지윤이는 한 달에 200만 원이나 하는 국영수 과외를 받고 있는데, 엄마는 지윤이가 공부해야 할 시간을 책 읽는 데다 낭비하고 있다며 불만이 대단하다. 

“지윤이는 경희대 언론정보학과에 가고 싶어 하는데요. 특히 50~60점 나오는 수학 성적이 너무도 마음에 걸려요. 이 성적이면 경희대는 고사하고 인서울도 어려울 것 같아요.”

지윤이와 지윤 어머니의 상담을 맡은 컨설턴트는 이 같은 지윤 어머니의 말에 고개를 거세게 저으며, 당장 국어와 영어 과외를 그만 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님이 크게 잘못 생각하고 계세요. 지윤이는 정시가 아니라 수시로 대학을 가야 하는 학생입니다. 교과 성적만 보면 인서울이 어려워 보여도,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다면 인서울 10위권 이내 대학도 충분히 갈 수 있는 잠재력과 학업능력, 그리고 인성을 갖춘 아이입니다"라고 큰 소리로 호통을 쳤다. 


놀라 어리둥절해 있는 지윤 어머니에게 컨설턴트는 차근차근 설명을 시작했다. 지윤이는 본인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아이이고, 그런 환경에서 학교생활기록부를 관리하면 지금 성적보다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는 학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엄마의 교육 방식이 얼마나 잘못돼 왔는지, 그리고 지윤이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방법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었다. 

“지윤이의 공부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지윤이에게 맡기고, 블로그도 하고 싶어 하는 만큼 하게 해 주세요. 현재 국어 점수가 80점 후반이니, 원래 하던 독서를 꾸준히 하게 하는 것이 문제집 몇 권 푸는 것보다 훨씬 좋은 국어 학습법입니다. 다만 문학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비문학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좋겠죠."

"미드 보는 것을 좋아하니 영어는 계속 미드를 보며 듣기와 말하기 위주로 학습하며 내신 관리를 하도록 하고, 거기에 원서 읽기 하나만 추가하면 됩니다. 가장 걱정하고 있는 수학은, 공부를 하기는 하되 수학 공부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해주세요. 수학 성적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 인강으로 보충하면 됩니다.”


성적에 집착하는 부모, 비범한 아이를 평범하게 만든다

지윤이 어머니처럼 ‘수능을 잘 봐야 좋은 대학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에게 학종은 조금 낯설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하지만 가능성과 잠재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목표 대학 혹은 그 이상의 대학도 노려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전형이 학종이란 사실을 기억하라. 이 말은 곧 수능 성적이나 학교 내신이 좋은 학생들만큼, 자신의 특성과 소질을 개발한 학생들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사실 지윤이는 학종형 인재 가운데서도 첫손에 꼽힐 만큼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학생이다. 자기주도학습능력이 뛰어나고 글쓰기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고 인성도 뛰어나, 세계적인 작가나 기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이 그렇듯, 지윤이 엄마도 자녀의 학습량과 성적에만 집착해 아이의 흥미와 재는을 계발시켜주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가 아이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해 끄집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인서울도 어렵다"고 생각하면서 성적 올리기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그러나 부족한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학원을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며 오로지 학습에만 집중하도록 강제하다 보면 아이의 뛰어난 자질은 말라버리게 된다. 부모의 욕심이 자녀의 개성과 잠재력을 없애고 자아의 혼란만 야기하다가 결국 ‘무색(無色)’의 아이를 만들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아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세계 최고 피겨스케이터 김연아 선수에게 펜과 연필을 쥐어주고 "넌 스케이트 말고 공부도 세계 일등이어야 돼!"라고 했다면, 지금의 김연아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이때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부모는 자녀에게 꼭 공부만 잘 해야지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좋은 대학에 가야만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그러면서도 자녀 개개인의 특질을 잘 살려줘야 한다.


학부모가 학종을 알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대가 변했다는 점을 학부모들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은 이제 예전처럼 공부만 잘 하는 학생을 선발하려 하지 않는다. 내신이나 수능 성적이 조금 낮더라도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 학생을 뽑으려 한다. 이를 위해 학생부종합전형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가 가진 능력을 키워주고, 원하는 진로에 맞는 대학을 알아보는 것뿐 아니라, 대학의 여러 가지 전형 특히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을 '깜깜이 전형'이다 '상류층을 위한 전형'이다 해서 폄훼하는 이들이 애써 외면하는 사실이 있다. 학종으로 인해 일반고, 지방고, 저소득 계층 학생의 상위권 대학 진학률이 훨씬 높아졌다는 것, 그리고 기계적으로 문제 풀이만 강요하던 학교 수업 시간에 미래와 진로, 희망을 얘기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대입전형은 없다. 학종도 예외는 아니어서, 세부적으로는 개선해야 할 많은 사항이 있다. 하지만 학종이 다양한 분야에서 잠재력과 소질을 발현하는 학생들의 능력을 알아보고 그들을 선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존재 의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최근 들어 학종이 교과성적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면서 사실상 제2의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080



                        ▲ <2018 수시 백전불태> https://goo.gl/7JtUv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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