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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막이 밖으로 튀어나온 공부, “배워서 남 줘야 성공한다!"

유대인의 비상한 두뇌 비밀, ‘하브루타 학습법’


    ▲ 충북글로벌리더십 국내캠프 [사진 제공=충청북도교육청]


‘공부를 한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책상 앞에 앉아 펜을 잡고 고개를 숙여 책을 바라보는 장면을 연상하게 한다. 지금의 학생들뿐만 아니다. 과거 조상들 역시도 촛불 밑에서 책과 씨름하며 적막한 밤을 보내는 것이 바로 ‘공부’였다.

우리나라는 ‘공부’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 한국인은 지능도 높고, 학생들의 학업역량도 높을 뿐만 아니라 공부하는 시간도 가장 많다는 것을 여러 연구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아주 어린 시절부터 ‘공부’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만큼 적절한 효과를 거두고 있을까?

우리는 공부를 잘하는 ‘머리 좋은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역대 노벨상 중 우리나라는 평화상이 유일무이하다. 또한 혁신적인 미래를 선도한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같은 인재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이렇듯 한국 교육은 ‘공부의 신’이 넘쳐나는 상황에서도 ‘인재 가뭄’에 시달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했다. 이는 엄마들의 교육열이 낮은 탓이 아니다. 아이들이 그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선생님의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한국의 도서관, 칸막이 속에 공부를 가두다
도서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하는 거의 모든 공부가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도서관에는 항상 칸막이가 존재한다. 설령 칸막이가 없는 책상이라면 학생들은 파일을 세워 임시 칸막이를 만들거나 책을 쌓아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고 꼭꼭 숨어 공부를 한다.

어른들은 ‘배워서 남주냐’고 하지만 이렇게 철벽방어를 하지 않으면 애써 한 공부를 남 줄 것 같은 긴장감이 도서관 곳곳에 흐른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은 마치 철옹성에 둘러싸인 요새마냥 견고하고 처절하기까지 하다.


반면 예사바 대학교의 경우, 우리나라 대학교 도서관의 풍경과 사뭇 다르다. 예사바 대학교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대인 명문대학교로,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밖에 되지 않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상한 두뇌를 가진 민족이다.


예사바 대학교 도서관에 들어서면 우리나라와 다른 도서관 분위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정숙’이라는 푯말이 도서관의 상징이 된 우리나라와 달리 예사바 대학교의 도서관은 ‘시장’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주변 학생들이 공부를 하든 말든 신경을 쓰지 않고 옆 친구와 토론 삼매경에 빠져있다. 오히려 한국 학생처럼 가만히 얼굴을 책속에 파묻고 공부하는 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한국의 대학교 도서관 같았으면 누군가 불편한 목소리로 ‘조용히 좀 해주시죠!’라고 소리쳤을 테지만 예사바 대학교에서는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함께 공부를 하고, 주제에 대해 파트너와 치열한 토론과 논쟁을 벌이며 최상의 지혜를 찾아 가는, 이것이 바로 ‘하브루타 학습법’이다.

떠드는 공부가 조용한 공부를 앞서 나간다!
하브루타 학습법의 효과는 이미 여러 차례 검증되어 왔으며 유대인의 비상한 학습능력의 원동력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용한 공부방’과 ‘말하는 공부방’으로 나눠 실험한 결과, 말하는 공부방에서 공부한 학생들이 조용한 공부방 학생들보다 2배나 높은 성적을 받은 결과를 도출한 적이 있다.

이는 심리학적으로도 당연한 결과로, 학습한 내용을 직접 말로 설명할 때는 두뇌의 ‘메타인지’ 영역이 작동한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아는 것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리키는데, 쉽게 말해 말하기 학습방법은 학생 스스로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 대해 뚜렷하게 알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알고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을 판단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파일이나 책 쌓기로 자신의 외부에 ‘요새’를 만드는 것과 달리, 이 방법은 자신의 사고체계에 허점을 파악하고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사고의 요새’를 만들 수 있다.

말하기 학습법의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미 성과를 경험해 본 학생들도 있겠지만 듣기만 하는 공부는 24시간 이후 5%정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반면, 파트너와 서로 설명을 하며 공부했을 때 기억을 하는 비율은 90%가 넘는다.

배워서 남 주는 공부가 승리한다!
이처럼 하브루타 학습법은 뇌를 격동시키는 학습방법이다.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서로의 사고를 확장시키는 과정을 통해 뇌를 능동적으로 활동하게 해준다. 어떻게 보면 법정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논쟁과도 닮아있는 하브루타 학습법은 진정한 ‘고등 사고력’을 키워내는 학습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 교육과정에서 모든 수업을 이렇게 토론식, 문답식으로 풀어가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과거부터 혼자 하는 학습법에 익숙해져왔고, 교육과정 또한 이에 맞춰 흘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힌 교육방식이 가진 한계를 실감한다면 이제는 그 벽을 허물 준비를 할 때이다.

도서관의 칸막이부터 거둬내자.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토론하고, 논쟁하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 또한 논쟁을 ‘지혜의 겨루기’로 받아들이고 감정싸움으로 이어지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제 학교는 교사보다도 학생의 목소리로 채워져야 할 때다.

말하기 학습법의 활용은 학교에서 그치지 않는다. 집에서 역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의 사고를 가로막는 말을 하지 않도록 유의하며 바쁜 시간이라도 짬을 내 아이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대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부모 역시도 아이에게 좋은 하브루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배워서 남 주기 싫었던 공부, 이제는 남에게 주는 공부를 해야 진짜 인재가 될 수 있다.

*에듀진 기사 원문: http://www.eduj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7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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