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

내년부터 1년간 자유학기? 미리 보는 자유학년제 모습은?

자유학년제 시범학교 우수 사례를 통해 살펴보는 자유학년제


자유학기 주제선택 프로그램인 '나만의 책 만들기' 활동에서

책에 들어갈 글을 쓰고 있는 영해중 학생들.영해중 제공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중학교 자유학기제 확대‧발전 계획’ 시안에 따르면 현재 한 학기에 국한돼 있는 자유학기가 내년부터 한 학년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물론 아직까지 해당 방안은 ‘시안’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 이전부터 자유학기제 확대에 대한 교육 현장의 요구가 높았고, 무엇보다 학생 중심 수업의 확대, 과정 중심 평가의 도입 등 자유학기 도입 이후 교실 풍경의 변화가 곧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도 일치하고 있어 자유학기제 확대는 무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생각은 어떨까.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자유학기제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어 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유학기제가 자유학년제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중학교에 갓 입학해 학습 습관을 잡아가야 할 시기에 한 학년 내내 시험을 보지 않는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닌 것.  


과연 자유학년제가 도입되어도 학생들의 학습 성과에는 큰 무리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이미 자유학년제를 도입해 운영해 온 시범학교들의 사례를 살펴봤다. 자유학년제가 도입된 중학교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 경기 부천중 “자유학기에서 배운 내용, 연계학기에 실천하며 더욱 성장해요

 

경기도 부천시에 위치한 부천중은 자유학기 희망학교로서 2014학년도부터 자유학기를 운영해왔다. 2014년도에는 2학년 1학기, 2015년도에는 1학년 2학기에 자유학기만 운영했지만 자유학기 직후 바로 일반학기로 복귀하는 학생들이 지필고사에 적응하기 어렵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 기회가 단절되는 등의 문제가 발견되어 2016년도부터는 운영방식을 달리했다. 즉, 1학년 2학기를 본 자유학기로 유지하되, 1학년 1학기는 학생들이 자유학기에 대한 ‘워밍업’을 할 수 있는 ‘연계 자유학기’로, 2학년 1학기는 자유학기에서 일반학기로 넘어가는 징검다리 격인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로 운영한 것.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는 교육부에서 권장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 학기에 학생들은 자유학기 활동에 해당하는 △진로탐색활동 △주제선택활동 △예술체육활동 △동아리 활동 등에 참여한다. 단, 교육부 지침에 따라 자유학기에는 해당 활동 네 가지가 도합 170차시 이상 편성되지만,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에는 네 가지 중 두 가지 활동만 도합 51차시 이상 편성된다. 1년 내내 자유학기 방식으로 운영되는 ‘자유학년제’와는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한 학기는 자유학기, 그 다음 학기는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로 일년간 운영되는 교육과정을 통해서 ‘자유학년제’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천중의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지필고사가 한 번 뿐이라는 것이다. 자유학기 중에는 지필고사를 한 번도 보지 않다가 다음 학기에 두 번이나 지필고사를 보는 것은 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 대신 부천중은 수행평가 비율을 60~80%로 크게 확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어·영어·수학 등 여러 교과목에서 각각 수행평가를 치르게 되면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되므로 여러 교과가 융합된 하나의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양한 교과의 수행평가가 가능하도록 했다. 즉 ‘부천 지역신문 만들기’ 활동에서 △부천의 역사를 조사하고(역사) △부천의 명소를 알리는 글을 영어로 작성하고(영어) △최종적으로 모든 자료들을 종합해서 정리하고 신문 내 위치를 배열하는(국어) 능력을 두루 평가한 것.  


허정숙 부천중 자유학기부장 교사는 “평가 방식의 혁신은 자연스럽게 수업의 변화를 이끈다”면서 “자유학기 수업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뿐만 아니라 이 같은 참여·활동 중심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창의력 및 융·복합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자유학기, 그리고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를 모두 경험한 학생들의 변화는 어떠할까. 부천중은 자유학기에 예술체육활동에 해당하는 ‘창작 꿈·끼 뮤지컬’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급별로 한 편의 뮤지컬을 완성시켜 공연하는 것. 이때 시나리오 작성, 무대 디자인 및 의상 디자인, 뮤지컬 안무 구성까지 모두 학생들이 직접 담당한다.

 

당시 뮤지컬 ‘총연출’을 담당했던 학생은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에 영어 연극 활동에서 강점을 드러냈다. 많은 사람들의 개인 일정을 고려하여 단체 연습 스케줄을 짜는 것은 물론, 다른 학생들에게 보다 쉽고 즐겁게 대본을 암기하는 법을 안내할 수 있었던 것. 자유학기에서 습득한 내용을 토대로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에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자유학기가 중학생들의 학습 습관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수업이 교사의 강의 중심이 아닌 학생 활동 중심으로 진행되는데다가, 지필고사 또한 없기 때문. 


이에 대해 허정숙 부천중 교사는 “단순히 교과 내용을 암기하고 지필고사를 통해 평가받는 것만이 학습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시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자유학기를 통해서 학생들이 자기주도성과 창의력 등 많은 것을 배워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경북 영해중 “연계학기 통해 수업 목표에 가까워져요” 


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영해중은 자유학기 희망학교로서 2014년부터 2017년도 현재까지 4년 간 자유학기를 운영해왔다. 영해중은 주제선택활동에 중점을 두고 2014년도에는 ‘뮤지컬 만들기’ 2015년도에는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나만의 책 만들기’ 수업은 학생들의 반응이 좋아 2016년에도 진행됐다. 국어교과에 해당하는 이 수업의 목적은 학생들의 글쓰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글쓰기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있다. 하지만 한 학기는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기에는 다소 짧은 시간. 이 수업을 기획한 이미정 영해중 교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국어와 함께하는 직업 체험’이라는 이름의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 수업을 함께 기획했다. 이는 영해중이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를 운영하고 있기에 가능했던 일. 영해중은 2016년도부터 1학년 2학기는 자유학기로, 2학년 1학기부터 3학년 2학기까지 네 학기는 모두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로 운영중이다.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에 진행된 ‘국어와 함께하는 진로 체험’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국어 관련 진로 체험을 해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글쓰기 능력을 기른다. 예를 들어 △‘광고 만들기’에서 카피라이터 직업을 △‘우리 노래 만들기’를 통해 작사가 직업을 △‘미래의 내 친구 인터뷰하기’를 해보며 방송인(인터뷰어) 직업을 △‘짧은 시 써보기’ ‘릴레이 소설 쓰기’ 활동을 통해 시인이나 소설가 직업을 체험해보는 식. 해당 과정들은 모두 ‘글쓰기’와 관련된다. 자유학기에 이어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에도 글쓰기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자유학년제의 강점도 바로 이것이다. 수업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다소 짧은 한 학기라는 시간을 일년으로 확대함으로써 수업 목표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는 것. 이미정 영해중 국어 교사는 “자유학기-일반학기 연계학기를 통해 한 학기 과정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신장이라는 목표에 보다 가까워질 수 있었다”면서 “교사가 수업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하고 이를 연계학기, 혹은 자유학년제에 실천한다면 학생들도 장기적인 훈련이 가능해 더 큰 학습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동아 김지연인턴 기자 jiyeon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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